호수나 강에서 수영 등으로 감염…사람간 전파는 불가능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이른바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감염 사례 자체가 드물지만 감염 후 증상 진행이 빠르고 치명적인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병원성이 매우 높은 원충이다.
26일 질병관리청은 해외 체류 후 귀국한 뒤 뇌수막염 증상이 나타나 응급 이송된 환자의 검체에 대해 원인병원체 확인 검사를 한 결과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질병예방센터(CDC)가 제작한 파울러자유아메바 생활사 [자료=질병관리청] 2022.12.26 kh99@newspim.com |
질병청에 따르면 이 환자는 태국에 4개월간 체류한 50대 남성으로 지난 10일 귀국 당일부터 증상이 시작돼 다음 날인 11일 응급실로 이송됐고, 10일 후인 지난 21일 숨졌다.
질병청은 아메바성 뇌염 원인병원체 3종류의 원충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를 검출했으며 이를 분석한 결과 기존에 해외에서 보고된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분석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 서열과 99.6%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감염 시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충으로 전 세계 호수, 강, 온천 등 민물과 토양에서 발견된다. 1937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세계 최초 사례로 확인된 뒤 2018년까지 381건이 보고됐다.
이 아메바는 주로 호수나 강에서 수영·레저를 할 때 코를 통해 들어와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한다. 또 코 세척기를 통해 오염된 물을 사용할 경우 감염될 수도 있다. 다만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한 것으로 질병청은 보고 있다.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이다. 초기에는 두통, 정신혼미, 후각·상기도 증상을 보이다 점차 심한 두통, 발열, 구토·경부경직에 이르고 사망으로 이어진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파울러자유아메바의 감염예방을 위해 파울러자유아메바 발생이 보고된 지역을 여행할 때 수영·레저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야한다"고 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