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시민의식, 쓰레기 없어
광화문 식당, 시민들로 인산인해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많은 수의 시민이 모였음에도 비교적 광장이 깨끗했다. 비치된 쓰레기봉지에 각자 쓰레기를 버리기 가고, 시민의식이 정말 높아졌다."
6일 오전 6시께 광화문 거리응원 뒷정리를 하던 종로구 소속 환경미화원 박모(50대)씨가 말했다. 브라질전 영하의 추위를 상쇄할 정도의 6시간 동안 뜨거운 응원만큼이나 시민들이 머문 자리 또한 아름다웠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거리 응원을 마친 뒤 자리를 정리하고 있다. 2022.12.06 mironj19@newspim.com |
이날 오전 4시 시작된 우리나라 대 브라질 16강전 결과는 1:4 압도적인 패배였다. 4분의 추가시간이 지나고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광장에 운집했던 붉은 물결은 동서남북으로 질서정연하게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안전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각 출입구마다 비치된 쓰레기봉지에 쓰레기를 집어넣으며 퇴장했다.
이번 근무가 처음이라는 안전요원 김모(20대)씨는 "오늘 경기 내내 특별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시민들이 통제에 잘 따라줘서 일이 수월했다"고 답했다. 시민이 떠나 텅 빈 광장은 곧장 각종 안전 시설물을 철거하는 인부들로 채워졌다.
광화문 인근 지하철과 버스정류장은 금세 귀가를 서두르는 붉은 옷을 입은 시민들로 가득찼다. 또한 해장국, 분식집, 우동 가게 등 따끈한 국물을 제공하는 인근 식당도 언 몸을 녹이려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민들은 식당에 삼삼오오 모여 16강 탈락의 아쉬움을 달랬다.
광화문 인근 한 우동 가게는 개점 시간이 오전 10시임에도 불구하고 밀려드는 손님 탓에 오전 6시부터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 우동 국물로 언 몸을 녹이면서도 시민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 "다음 월드컵이 기대된다" 월드컵 이야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곳에서 만난 윤예주(19)씨는 이번 거리응원이 처음이다. 그는 "수능 끝나고 자유를 즐기러 응원 나왔는데 져서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각박한 줄만 알았던 사회에서 처음으로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입시에 스포츠 관련 학과를 지원했다는 송경은(19)씨는 "마지막에 눈까지 와서 엄청 추워 고생했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스포츠의 힘과 매력을 알게된 것 같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Mrnobo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