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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주 신임 乙지킴이' 박주민 "새로운 을 찾아 조명할 것"

기사입력 : 2022년12월06일 06:30

최종수정 : 2022년12월06일 16:36

새 을지로위원장 당선…"정책 능동적으로 발굴할 것"
화물연대 파업에는 "정부여당, 생각 달라도 대화해야"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3년 남양유업 사태를 계기로 당내에 우리 사회 불공정을 상시적으로 다룰 기구를 만들었다. '乙(을)' 지키는 민생실천위원회, 바로 을지로위원회다. 벌써 출범 10년째를 맞는 을지로위원회는 최근 새로운 위원장과 함께 또 다른 목표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뉴스핌은 지난 2일 신임 을지로위원장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을지로위원회의 새로운 목표와 활동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2.12.02 pangbin@newspim.com

◆ "소상공인 넘어 새로운 乙 찾는 것이 목표"

박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민주당 전국위원장선거에서 을지로위원장으로 당선됐다. 단독 입후보해 경선이 아닌 찬반 투표를 거쳤다.

"변호사 시절부터 힘든 분들이 찾아와달라고 하는 곳을 찾아가면서 일을 해왔어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위원회가 을지로위원회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고요. 마침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해보겠느냐고 제안이 와서 너무나 기쁘게 받아들였죠."

새로운 을지로위원장이 되고 그의 목표는 확고하다. 바로 새로운 '을'을 찾는 것.

박 위원장은 "사회에 드러났지만, 을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를 조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서 충분한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는 소상공인들, 개미투자자, 온라인 플랫폼 종사자 등을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다수의 소액 피해자들을 무시해왔어요. 왜냐면 집단소송제 같은 게 없으니까요. 최근에 개미투자자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기업들이 물적분할 등 주주보다는 주로 회사의 오너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충성하면서 기업 경영이 왜곡되는 경우들도 많았죠. 또 최근에는 아파트 분양을 받고도 하자보수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바뀐 사회 상황에 따라서 을로 불릴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이런 분들을 챙기는 게 민생 정당으로서의 역할인데, 을지로위원회가 그런 역할을 좀 했으면 해요."

여기에 전임 위원장들이 해준 조언도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현장에서 민원을 청취하고 문제를 해결했는데, 능동적으로 정책을 발굴하는 기능을 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민원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키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들이 있는 것인데, 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이나 입법을 하라고 주문을 많이 하셨다"며 "노란봉투법이나 대기업-중소기업간 문제 등에 힘을 실어서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을지로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당시 당정청 기구로 기능했다. 그래서 '여당일 때 뭐했느냐'고 비판하는 시각도 많다. 또 야당으로서 얼마나 실효성 있는 활동을 이어갈지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변명을 하자면, 코로나19 대응이라는 새로운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것도 있다"며 "저희가 충분히 아주 잘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희가 여당이면 좀 더 원활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야당임에도 입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들이 굉장히 많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예를 들어서 온라인 플랫폼 관련 된 이슈도 입법이 되면 어느 정도 해결 될 수 있고, 집단소송제도, 동학개미를 위한 상법 개정 역시 입법으로 할 수 있다"며 "민주당이 비록 야당이지만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어서 향후 2년 동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2.12.02 pangbin@newspim.com

◆ 안전운임제 실효성 없다? "짜맞추기…생각 달라도 대화 해야"

최근 국회를 넘어 우리 사회를 둘러싼 가장 큰 화두는 화물연대 총파업이다. 벌써 13일째를 맞는 파업은 정부와 화물노조 모두 강대강 대치로 나서면서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위원장은 "조금 거칠게 표현해서 윤석열 정부는 시장에서의 승자를 중심으로 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노동자에 대해 적대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이 두 가지가 결합되면 굉장히 무섭다"고 평했다.

이어 "민주당이나 정의당과는 좀 다른 정책관을 가지고 있어서 대화가 잘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정부여당은 국정을 책임지는 주체이기 때문에 본인들의 철학이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책임진다는 자세로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일부 수용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안전운임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파업을 먼저 중단하고 용산 집무실 이전 예산을 복원하라는 두 가지 조건을 내거는데, 대화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들을 걸어놓고 대화를 하자고 하니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도 '계속 그러면 안전운임제 폐지하고 유가보조금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속되게 말해서 죽으라는 얘기나 다름 없다"며 "무릎을 꿇든지 죽든지 하라는 얘기인데, 이건 전혀 대화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국토교통부가 기자간담회에서 안전운임제의 실효성을 문제삼은 것과 관련해서도 "자신들의 주장에 유리한 특정 부분만 떼어서 근거로 삼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예를 들어 산업통상자원부가 했던 연구조사에서는 안전운임제가 도입돼도 기업의 물류비는 감소했다고 응답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고, 운전자는 안전운임제로 장시간 운전하던 게 줄었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연구 수치도 있다"며 "화물노동자들이 귀족노조라는 이미지 때문에 많은 수익을 얻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한국교통연구원 등 자료를 보면 고임금을 받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만 보더라도 초기 브리핑 자료에서 '이기적인 불법행위'라고 규정을 해버렸는데, 대화를 하지도 않고 이미 불법으로 규정을 한 것"이라며 "정부가 발표하는 모든 자료도 사실 거기에 맞춰진 것만 발표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박 위원장은 "현재 윤석열 정부 하의 검찰이 겨누고 있는 것은 이 대표 개인이 아니라 상대편 정치 세력인 민주당이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전 정권과 관련해서도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지 않느냐"며 "수사를 보고 당의 대응 방안을 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민주당 내 집단 반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최근 기사에 인용되는 의원들의 말은 새로울 게 없다.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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