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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베이징 봉쇄 아파트, 성난 주민 시위에 출입문 삐~꺽

기사입력 : 2022년11월26일 13:05

최종수정 : 2022년11월26일 20:54

아침 기상 위챗방 보니 아파트 단지 봉쇄
주민들 공민권 자유 박탈 분노의 함성
주민들 상부 문건 제시 요구 거센 항의
집단 시위 움직임 일자 출입문 열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11월 26일~28일까지 단지를 봉쇄합니다. 3일간 핵산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오면 봉쇄를 해제합니다'. 

11월 26일 기상해서 습관처럼 위챗을 열어보니 주민위원회(社區, 사구) 명의로 아파트를 봉쇄한다는 공지문이 올라와 있다. 

주말인 26일 코로나 통제로 텅빈 베이징시내 취재 계획을 세워놓았는데 돌연 아파트 밖을 나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깨어나 보니 집이 봉쇄됐다고? 낭패였다. 심사가 몹시 편치 않았다.  

단지내 다른 주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주민들은 위챗방에서 '주민위원회가 뭔데 주민의 공민권을 함부로 제한하느냐'며 성토대회를 벌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단지 봉쇄가 분명한 위법이라며 헌법에 보장된 자유를 들먹였다. 

중국 주민위원회는 공식 행정 단위가 아니다. 구와 우리의 동사무소에 해당하는 가도(街道)까지가 공식 행정기관이고  그곳에서 근무하는 인원까지가 공무원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11.26 chk@newspim.com

주민위원회는 마을(동네) 관리를 위한 자치기구로 위원회 주임 등 책임자들도 주민 선거에 의해 뽑힌다. 다만 주민위원회 직원들의 급여는 가도(동사무소)가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주말인 11월 26일 아침 9시가 넘은 시각, 섭씨 3도에 약하지만 다소 바람이 있다보니 제법 쌀쌀하게 느껴졌다.    

아침식사를 대충 마친뒤 단지 봉쇄 상황을 취재하려고 단지 출입문으로 나가봤다. 많은 주민들이 몰려 웅성거리고 있었다. 한 남성은 주민 출입을 제한하는 법적 근거를 대라며 출입문 관리 보안에게 붉은 도장이 찍힌 행정기관의 문건 제시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단지 폐쇄의 부당성을 한목소리로 성토하며 단지 출입문을 파손할 것처럼 밀어붙였다. 출입문 보안들은 처음에는 완강히 맞서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한뒤 주민들의 주장과 요구가 그르지 않다고 판단했는지 일부 주민들이 단지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문을 열어줬다. 마치 뭔가가 폭발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절묘한 타이밍에 살짝 김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11.26 chk@newspim.com

"방역 정책이 기층단위로 내려오면서 보신주의 때문에 이중삼중의 통제를 덧씌운다. 피해를 보는건 멀쩡한 주민들이다. 시도 때도 없이 이렇게 주거 단지를 폐쇄하는 것은 공민권을 해치는 위법행위다. 중화인민공화국 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한 중년 여성은 도대체 사람들을 굶겨죽일 작정이냐며 이렇게 분통을 터뜨렸다. 기자는 이 여성과 주변 사람들의 표정속에서 정부가 참으로 한심하고 미련한 짖을 하고 있다는 원망을 읽을 수 있었다.     

곁에 있던 또다른 주민은 오늘(11월 26일) 외출을 위해 어제 한시간 넘게 줄을 서서 핵산 검사를 받았는데 새벽에 아파트 단지를 폐쇄한다는 공지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시각에도 단지 주민 위챗방에는 "지금 정문(북문) 에서 주민 권리 주장을 위한 교섭활동(일종의 시위 )이 펼쳐지고 있으니 모두 나가서 성원합시다" 라며 단체 행동 참가를 호소하는 공지문이 올라왔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11.26 chk@newspim.com

아파트 단지 폐쇄로 피해를 보는건 비단 주민들뿐만이 아니다. 중국 사회의 기층 서민 계층에 속하는 택배기사들도 당국이 전가의 보도 처럼 휘두르는 봉쇄 때문에 생존권을 심하게 위협 받고 있다. 

아침에 이 아파트 단지로 식사 배달을 온 어러머와 메이퇀 양대 O2O 업체 택배 기사들도 갑작스런 단지 봉쇄 조치에 따라 단지내 진입을 못한 채 밖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택배기사들은 임시로 설치된 거치대 선반위에 자신이 배달해온 물건을 올려놨는데 제대로 고객에게 전달될지 걱정이 큰 것 같았다.  

현재 택배기사들도 적지않은 수가 봉쇄 격리 정책때문에 돈벌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단지 밖에서 만난 메이퇀 택배기사는 동료 둘중 하나는 시설 격리나 자가관찰, 주거 봉쇄로 일을 못해 수입이 절벽 상태에 처했다며 요즘 삶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계속되는 확산세로 중국에서는 전날인 25일 하루에도 신증 코로나19 감염자가 3만 4909명으로 불어났다.  같은날 베이징 신증 감염자도 2595명으로 연일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방침이 바뀌지 않는한 주민 격리와 아파트 및 사무실 봉쇄에 따른 주민들의 고통과 불만이 계속 증폭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11.26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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