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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 "MZ세대의 놀이터가 될 박물관"

기사입력 : 2022년11월21일 17:02

최종수정 : 2022년11월22일 08:20

열린 박물관…MZ세대들의 놀이터로 부상
올해 12월부터 장애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 운영
오는 23일 고려 청자실 개편…"한류의 원천은 전통"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박물관은 만남의 장소 입니다. 친구, 가족과 박물관 야외 공원에서 쉬며 놀며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 옛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통로입니다."

역사 책 속 우리 문화재와 유물을 실물로 볼 수 있는 박물관은 학창시절 많이 찾은 체험학습장 중 하나다. 실제 박물관에 가보면 소풍과 견학을 온 학생과 유치원생들로 붐빈다. 반면, 성인이 되어서는 박물관을 즐겨 찾지 않게 된다. 2030세대, 특히 MZ세대에게 박물관은 소위 말하는 '핫 플레이스'는 아니다. 간혹 특별전이라도 열리면 주목도가 높아지지만, 그마저도 지속적이진 않다는게 국립중앙박물관계자의 전언이다.

올해 8월 관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열린 박물관'을 지향한다고 밝힌 윤성용(56)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국경, 나이, 세대,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 계층 구분 없이 누구나 찾고 싶은 박물관의 모습을 추진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윤 관장은 최근 뉴스핌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MZ세대들이 박물관을 많이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와 함께 이들이 박물관을 찾지 않는 이유를 들여다보고 박물관에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16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1.16 hwang@newspim.com

"2030세대가 박물관에 오지 않는 이유는 사실 우리 역사 교육과도 관련돼 있죠. 박물관을 학교 국사 수업의 연장선상으로 왔더니 '만지지 마라' '뛰지 마라' '관람하고 몇 시까지 모여라' 등 하지 마라는게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박물관은 '노는곳'이아니라 할 수 없는게 많은 공간으로 인식되죠. 안그래도 국사 공부는 외울 것도 많고 숙제도 많아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요.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야외 정원도 멋지고 놀 곳도 쉴 곳도 많습니다. 편하게 오셔서 노세요. 쉬다가 지루할 때쯤 전시장으로 한번 가보세요. 1500년 전, 1000년 전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윤 관장은 "어떤 사람은 '낡고 필요 없는 것은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라고 했다. 그렇지 않다. 박물관은 만남이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현대에선 친구를 만나고, 박물관에선 몇 천년 전, 오래는 몇 만년 전의 사람과 만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미래를 선도할 젊은 세대들이 박물관을 찾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자료는 모두 사람이 남긴 겁니다. 그래서 전시를 보면 당시 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것을 만들었을지 생각해 보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그러니 박물관은 옛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상상을 펼칠 수 있는 매개체가 되는 곳이죠. 과거를 만나고 미래를 준비하는 곳으로 봐주면 더욱 좋겠습니다. 공부하지 않고 놀 수 있는 공간이면 더 좋겠죠?(하하)"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16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1.16 hwang@newspim.com

윤 관장은 올해 MZ세대 관람객 유치를 위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9월과 10월 박물관은 청년층과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대박쌈박! 국중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김홍도의 풍속화 '단원풍속도첩'의 인물들이 실제 살아나와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대화하는 관객 반응형 연극 '살아-잇다'가 박물관 내 경천사지 십층석탑이 있는 '역사의 길'에서 펼쳐져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또, 박물관 나들길 열린마당에서는 한국 전통 귀신과 함께하는 할로윈 파티 'K귀신잔치'가 열렸다. 박물관에 DJ부스가 마련되는 등 젊은층의 취향을 겨냥한 프로그램으로 꽉 채우며 박물관은 흥이 넘쳤다. 이날 윤 관장은 행사 이후 발생한 이태원참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아울러 그는 이와 같은 프로그램의 시도를 통해 "MZ세대가 박물관에 원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이와 같은 프로그램의 운영할 예정이며 젊은 세대가 찾고 싶은 명소로 박물관이 꼽힐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1999년 제가 학예연구사였던 시절, 박물관에서 영화를 상영한다는데 그때는 이해를 못 했어요. 박물관은 고고하고 절개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만 했고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몰랐던 거죠. 요즘에는 박물관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공연도 하고 요가 프로그램에 가야금 연주, 패션쇼도 진행하죠. 지난해에는 우리 박물관이 세계 최초로 메타버스를 열었습니다. 다양한 국적과 세대의 사람들이 가상세계에서 박물관을 찾았지요. 이렇게 관람객이 원하는 분야가 바뀌고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어요. 특히 올해 진행한 MZ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은 관람객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MZ세대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됐고요. 박물관을 낯설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아와서 마음껏 이용하고 갔으면 좋겠어요. 저희 박물관은 관람객의 원하는 것에 반발짝 앞서 나가보겠습니다."

◆ 오는 23일 청자실 개편, 내년 장애인 관람객 위한 교육·전시 강조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16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1.16 hwang@newspim.com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관광 명소로 통하고 있다. 윤 관장에 외국인 관광객이 박물관에 와서 꼭 봐야하는 유물과 장소는 어디냐고 물으니 청자실을 추천했다. 윤 관장은 "꼭 보고 갔으면 하고 만든게 '사유의 방'인데, 성공적인 것 같고 앞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사유의 방'에 버금가는 청자실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윤 관장은 이어 "우리 박물관 유물 중 뛰어난 것이 도자다. 특히 청자의 빛깔은 매우 우수하다"고 첨언했다.

"동아시아 국가에 청자가 다 있지만, 한국의 고려청자는 빛깔이 아주 훌륭합니다. '비색청자'로 불렸고 고유명사처럼 인식됐습니다. 당나라, 송나라인들도 '고려비색은 뛰어나다'고 인정한 역사가 있습니다. 그런 비색청자만 모아 따로 방을 만들어 오는 23일부터 상설전에서 공개합니다. 우리 박물관 유물 중 뛰어난 것 중 하나가 바로 도자기인데요. 어느 박물관보다도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앞서 간담회에서 '사유의 방에 버금가는 청자방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아마 될 것 같습니다(웃음). 사유의 방을 보고 청자를 꼭 보고 갔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이라고 하면 '케이팝', 그리고 '고도성장을 이룬 나라'로 떠올리는데, 케이팝과 한류의 원천은 전통에 있습니다. 한국 전통의 깊이를 외국인들이 꼭 느끼고 가길 바랍니다."

윤 관장은 박물관이 상대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시설에 부족함이 많다며 올해 말부터는 장애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탄탄하게 준비해 그동안 불편함 때문에 박물관을 찾지 못한 많은 관람객들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선 오는 12월에는 장애인을 위한 특히 내년에는 흩어진 장애인을 위한 사업을 한 곳에 모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오는 12월에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특화된 교육 공간을 열 예정입니다. 교실에는 장애 유형을 고려한 시설이 마련돼 있고, 장애인을 위한 특화된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입니다. 우리의 역사, 박물관 유물과 관련한 강좌는 물론이고요. 시각장애인들의 경우에는 직접 촉감으로 우리 문화재를 알아갈 수 있도록 촉각전시품 등을 통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예요."

◆ "박물관 직원 모두가 전문가…함께 박물관 이끌어갈 것"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16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1.16 hwang@newspim.com

윤성용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에 앞서 청주박물관장(2012년 2월~2016년 8월)과 국립민속박물관장(2018년 7월~2020년 12월31일)을 거쳐 2021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의 학예연구실장을 지냈다. 그리고 8월 국내 13개 지역 소속 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총괄하는 관장 자리에 앉았다.

1997년 국립중앙박물관 대구박물관 소속 학예연구사로 박물관 업무를 처음 시작해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추진기획단 학예연구관(2004년 4월~2005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과(2006년 1월~2006년12월) ▲국립대구박물관 학예연구실장(2007년 1월~2008년 06월)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연구기획부(2008년 7월~2010년 12월)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팀 팀장(2011년 1월~2012년 2월)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기획부 부장(2016년 8월~2018년 7월)을 거친 그는 과장, 실장이 되어서는 박물관의 전반적인 사정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지만 학예연구사 시절엔 주어진 업무를 해내느라 바빴다고 했다. 관장이 된 지금 그는 '박물관의 전체'를 보고, 직원들을 믿고 관람객을 위한 박물관 운영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16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1.16 hwang@newspim.com

윤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였을 때는 제게 주어진 일만 단편적으로 봤을뿐 전체를 보기 쉽지 않았다"며 "박물관에는 다양한 연구직과 기술직, 행정직이 있고 이들과 함께 해야만 박물관을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가 박물관 관장으로 임명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250여 명의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직원들의 이름과 얼굴을 외우는 일이었다. 그리고 13개 소속 지역박물관에 인사를 다니며 '같이' 믿고 나아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사실 기관장으로서 책임감이라고 하면 걱정뿐입니다. 청주박물관 관장 시절 박물관 아래에 아파트 관사가 있었는데 밖에서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박물관에 일이 났나 싶어 밤에 잠을 설치는 날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큰 조직을 이끌어야 하기에 항상 조마조마하고 걱정도 크지요. '오늘도 무사하게 지나가면 좋겠다'는 마음뿐입니다. 저는 우리 박물관과 소속박물관을 믿습니다. 기관장의 의지와 관심사에 따라 중요한 것을 결정하지 말고 우리 박물관 구성원의 공통된 의견을 모아 단기 목표를 설정하고 앞에서 끄는게 아니라 뒤에서 밀고 나가야 합니다. 각자가 전문가이기 때문에 함께 힘을 합하면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으로 잘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내년에도 우리 박물관은 관람객의 관심사를 더욱 고민하고 해결해 더 나은 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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