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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빈센트 발이 발견한 '그림자의 미학'... 'The Art of Shadow'전

기사입력 : 2022년11월18일 13:07

최종수정 : 2022년11월18일 13:07

2023년 04월 23일까지 송파 KT타워 3층 'MUSEUM209'
그림자로 예기치못한 새 생명 얻는 사물의 발견에 주목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벨기에의 영화감독 빈센트 발(Vincent Bal, 1971~)은 그림자의 가치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발견한다. 그는 유리컵이든 병따개이든 주변에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조명을 비추어 그림자를 만들고, 그 이미지에 약간의 펜 작업을 추가한 다음, 사진으로 찍어 재기발랄한 제목을 단다. 평범했던 사물은 예기치 못한 모습으로 바뀌어 새 생명을 얻는다.

빈센트 발은 2015년에 처음으로 찻잔에서 코끼리의 그림자를 우연히 찾아낸 후, 이후 7년간 그는 그림자의 재발견을 위해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어디에서 무엇을 보든 틈만 나면 빛을 쪼였다. 그림자를 제공할 만한 잡다한 물건들을 사들이다 보니, 집 안이 만물상이 되기도 했다. 투명한 물결처럼 미묘한 뉘앙스를 내는 그림자 효과를 내려 다양한 색상과 모양의 유리컵을 수집했는데 어느덧 주변 공간이 발 디딜 틈이 없어지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Escape from Alcaglass [사진=디커뮤니케이션] 2022.11.18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Glass of seawater [사진=디커뮤니케이션] 2022.11.18 digibobos@newspim.com

89만 명이 넘는 팔로워가 사랑하는 쉐도우 아티스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영화감독 빈센트 발의 국내 첫 전시가 오는 11월 11일부터 2023년 04월 23일까지 송파 KT타워(서측, 소피텔 앰배서더 건물) 3층에 위치한 열린 문화공간 'MUSEUM209' 에서 진행된다.

빈센트 발은 사물에 빛을 비춰 만들어진 그림자에 일러스트를 삽입해 독특하고 창의적인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로, 유리잔, 포크, 과일 등 평범한 사물의 그림자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찾아 유머러스하고 동시대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는 그의 작품을 'Shadowology(그림자학)'이라고 칭하며, 자신의 작품을 '창작'이 아닌 '발견'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자칫 가벼운 행운처럼 여겨질 수 있는 '발견'이라는 단어의 이면에는 작가의 몰입과 고민이 숨어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Steamer Dreamer [사진=디커뮤니케이션] 2022.11.18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Love on shadow beach [사진=디커뮤니케이션] 2022.11.18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Sandblasted Glass [사진=디커뮤니케이션] 2022.11.18 digibobos@newspim.com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이주은 교수는 "20세기 초 다다이즘이나 초현실주의 작가들은 새로운 이미지를 얻기 위한 시도로 발견된 사물(found object)의 기법을 활용했는데, 빈센트 발의 경우 발견된 이미지(found image)의 기법을 활용하는 작가"라고 평한다.

일상의 사물이 평소와는 다른 맥락에서 예기치 못한 이미지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실험을 요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영감'이라는 단어보다 '연구'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같은 맥락에서 작가가 만들어 낸  'Shadowology' 라는 제목은 그의 작품과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볼 수 있다.

피에르 컬리포드의 '스머프'나 에르제의 '땡땡'과 같은 세계적인 만화 캐릭터의 고향 벨기에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만화가를 꿈꿔왔고, 영화 제작자가 된 뒤에도 시나리오나 콘티 작업에 드로잉을 많이 사용했다.

2016년 햇빛에 비친 찻잔의 그림자에서 코끼리를 발견했을 때도 그는 여느 때처럼 책상에 앉아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그림자에 약간의 드로잉을 추가해 재미 삼아 SNS에 게재한 것이 그림자학자(Shadowologest)로서 그의 새로운 커리어의 시작이었다.

아기자기하고 만화적인 감성을 띈 그의 작품은 "쉐도우올로지" 라는 이름이 풍기는 무게감과 어울리지 않는 듯하기도 하다. 게다가 시시한 말장난 같은 제목들은 자칫 가벼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언어유희는 마르셀 뒤샹과 같은 작가들이 즐겨 사용해 오던 방식이기도 하다. 물론 빈센트 발은 그들과 달리 냉소적이라고 하기보다, 일상에 재미를 더하는 보다 따뜻한 방식을 취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2022.11.18 digibobos@newspim.com

그는 "숟가락의 그림자가 여자로 바뀌는 등 평소 아는 물건에서 전혀 다른 이미지의 또 다른 아는 존재로 바뀌는 과정이 좋은 것 같다. 알고보니 이런 면도 있었네라고 생각하는 과정이 재미 있다"고 말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영화감독 빈센트 발 [사진=디커뮤니케이션] 2022.11.18 digibobos@newspim.com

또 "그림자에 상상력을 더하면 재미난 무언가가 된다. 재미 없는 사물도 보는 시각에 따라 재미 있게 바뀔 수 있다. 처음에는 백지 상태에서 출발한다.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해야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다. 조명을 돌려보면서 그림자를 보다보면 여러 가지가 보인다"고 자신의 작업 과정을 설명한다.

이에 관련해 이주은 교수는 "빈센트 발은 일상적 장면에서 다른 차원의 형상을 알아볼 수 있는 초현실적인 비전과 명확한 정체성을 갖지 못한 이미지에 적절한 제목으로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는 두 가지 능력을 가진 작가"라고 말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The vases of the moon [사진=디커뮤니케이션] 2022.11.18 digibobos@newspim.com

감자 깎는 칼에서 그랜드 피아노를, 유리잔에서 바다를 발견하는 그가 가진 이 역설적인 직업명 '쉐도우올로지스트'는 오히려 사물의 그림자 속에서 그가 발견한 새로운 세상과 묘하게 닮아있다.

빈센트 발이 발견한 새로운 세상을 담은 전시 '빈센트 발 : The Art of Shadow'는 오는 11월 11일 부터 2023년 4월 23일까지 잠실 MUSEUM209 에서 진행된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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