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사고 이전 112신고 녹취록 공개
현장출동 4건·전화상담 6건·불명확 1건
경찰청장 "신고가 접수됐으나 대응 미흡"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좁은 골목인데, 클럽에 줄서있는 인파와 이태원역에서 올라오는 사람들과 골목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엉켜서 잘못하다 압사 당할 것 같아요. 지금 너무 소름끼쳐요. 지금 아무도 통제 안 해요. 진입로에서 통제 좀 해주셔야 될 거 같은데." (10월 29일 오후 6시34분 112 신고 녹취록 일부)
"여기 사람들이 인원이 너무 많아서 정체가 되서 사람들 밀치고 난리가 나서 막 넘어지고 난리가 났고 다치고 하고 있거든요. 단속 좀 어떻게 해주셔야 될 거 같아요." (10월 29일 저녁 8시9분 112 신고 녹취록 일부)
'이태원 압사 사고' 전에 총 11건의 112신고 접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건 4건에 그쳤다.
경찰청이 지난달 29일 22시15분경 발생한 이태원 사고 이전의 112신고 접수 녹취록을 1일 공개했다. 신고자 대부분은 '사람이 너무 많다', '압사 당할 것 같다', '통제 해 달라' 등의 긴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신고 내용이 다수였다.
당일 오후 6시34분경부터 사건이 발생한 이태원 해밀턴 호텔 옆 골목에 대한 신고 접수가 들어왔다. 이후 오후 10시 넘어서까지 신고 전화가 이어졌다.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112 신고는 총 11건이다. 이 중 경찰이 현장 출동한 것이 4건, 전화상담 안내가 6건, 1건은 불명확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실제로 어떻게 현장 조치가 이뤄졌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놓은 조화가 가득 차 있다. 2022.11.01 kilroy023@newspim.com |
112신고 후 처리 과정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112 신고 시 시도경찰청 상황실이 접수해 위치를 확인한 후 가장 가까운 관할경찰서로 신고가 하달돼 해당 경찰서 112상황실이 접수한다"며 "이후 지역경찰과 형사 등 출동요소 지령은 경찰서 상황실에서 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출동 지령을 받은 인력은 출동 후 그 내용을 기입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도경찰청에 접수된 신고 건이 경찰청에 보고됐느냐는 질문에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경찰의 사전준비·현장대응 등 조치 적정성 전반을 점검하던 중 사고 당일 오후 6시34분경부터 현장의 위험성 및 급박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11건 접수됐으나 대응이 미흡했던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당일 오후 6시께부터 이태원 일대 핼러윈 축제와 관련한 112 신고를 받았지만 '일반적인 불편 신고'로 판단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사고 당일 오후 10시 이후에는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100여 건의 신고가 경찰에 들어갔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