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제안에 일주일 안에 직접 댓글 달아
권 부회장, "임직원이 가장 중요한 고객"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부회장님에 MBTI(성격유형 검사)는 무엇인가요?"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 2위를 차지한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의 최고경영자(CEO)인 권영수 부회장과 임직원 사이의 온라인 소통 창구인 '엔톡(EnTalk·이하 엔톡)'에 올라온 내용이다.
권 부회장이 '소통'에 방점을 둔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LG엔솔의 국내 임직원 중 80%가 MZ세대(1980~2000년생)인 만큼 이들과 소통을 통해 조직 문화와 복리 후생 등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권영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국내외 2만 4000명의 직원이 CEO와 직접 얘기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인 '엔톡'을 운영한다. 전세계 직원이 엔톡의 이용자인 만큼 한국어 뿐 아니라 중국어, 영어, 폴란드어 등 다양한 언어로 운용한다.
'엔톡'은 권 부회장이 LG엔솔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개설됐다. 권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취임 후 MZ세대 직원들로 이뤄진 '주니어보드' 직원들과의 면담에서 CEO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달라는 건의를 받으면서 엔톡이 탄생했다.
임직원들은 엔톡에서 CEO에게 궁금한 점을 묻거나 건의 사항 등 의견을 직접 올릴 수 있다. 엔톡에서 이름이나 직책, 부서명 등을 비공개로 글을 쓰면 CEO의 답변이 게시글에 달린다. 현재까지 직원들이 올린 글은 650여 개다.
LG엔솔 관계자는 "일종의 사내망 내 채널로 게시글 중 권 부회장이 바로 답할 수 있는 사안은 일주일안에 답이 달린다"며 "제도 개선이나 추가 검토가 필요한 경우 유관 부서 논의를 거쳐 1개월안에 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톡이 개설된 후 직원들의 건의 사항이 하나둘 실현됐다. 특히 복지 부문이 확대됐다. 육아 휴직은 1년에서 2년으로 늘었고, 입양 가정에게도 육아 휴일을 주는 육아 휴직을 확대했다.
이 외에도 ▲난임 휴직 도입 ▲ 사내 어린이집 확대 ▲사내공모 시스템 제도 개선하는 등 다양한 안건이 사내 제도로 안착했다.
임금 인상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이에 LG엔솔은 2년 연속 평균 10%를 인상했고, 유능한 인재에 대해선 '과감한' 보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권 부회장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바로 임직원"이라며 "출근하고 싶은 회사,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되도록 더욱 힘써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