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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태윤 경제혁신TF 팀장 "화평법·화관법이 반도체산업 발목"

기사입력 : 2022년10월11일 06:00

최종수정 : 2022년10월11일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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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료제는 동서고금 막론하고 가장 강력해"
"한국 정부 관료제가 강력하다는 근거가 규제"
"순대도 안전인증제 대상…선진국에선 꿈도 못꿔"
"대형마트 규제완화, 의미 있지만 너무 작은 이슈"
"월급 받는 공무원들이 대통령 핑계로 책임 회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한국은 정부 눈치 보느라고 소신있게 투자하고,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꿈꾸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모두 정부 스타일의 좀비로 만들어가고 있다."

'규제개혁의 대가'로 불리는 김태윤 한양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7일 한양대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 규제 환경의 현실을 한 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즉 정부 규제 수준이 너무 높다 보니 기업들의 투자와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불합리한 기업규제를 털어내야 한국의 미래도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김 교수는 지난 8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경제 규제혁신 TF'의 공동팀장으로 임명됐다. 앞으로 추 부총리와 손발을 맞춰 TF를 이끌게 된다. 그는 "규제개혁 과제 완수를 위해서는 정부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충고도 건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윤 교수] 2022.10.07 jsh@newspim.com

김 교수가 추구하는 규제개혁의 전제조건은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생활 밀접형 규제혁신이다. 그는 "규제개혁은 국민 전체의 삶과 관련된 이야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 교수는 취임사에서도 '국민 공감대를 위한 규제개혁'을 여러 번 언급했다. 그는 "혁신대상 규제들의 개선 과정과 절차 및 일정들을 체계적이고 책임성 있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규제혁신행정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규제혁신 효과가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체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생각하는 정부 규제의 문제점과 향후 바람직한 개선방향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태윤 교수와의 일문일답. 

-규제개혁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중요한 경제정책이다. 규제개혁 필요성은

▲'규제는 보이지 않는 침묵의 암살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예를 들면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등지고 정면을 바라보면 오피스텔 건물들의 높이가 같다. 그리고 직사각형으로 가득 채워서 굉장히 못생겼다. 의사당 경관 보호 규제 때문에 그렇다. 근데 그 빌딩가를 지나서 여의도 공원을 지나가면 증권가가 나오는데 상당히 아름답고 우아한 마구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아주 심플하게 높이 규제로만 말씀드리면, 오피스텔 건물들이 10층이고 증권가 건물들이 20층까지 지을 수 있다고 하면 눈에 안 보이는 10층이 '규제의 비용'인거다. 미국 백악관에서는 규제 비용을 측정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미 의회에 매년 규제 비용 리포트를 제출하는데, 대략 예산의 절반 정도다. 한국의 경우 미국보다 규제가 세니까 한 해 예산 약 600조원의 절반 이상인 300조원은 규제 비용이라고 이야기한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윤 교수] 2022.10.07 jsh@newspim.com

-정부가 추구해야 할 규제개혁의 핵심은

▲교과서적 또는 전통적인 규제는 정부가 민간을 제약하거나 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반대로 규제 개혁은 정부가 거기서 스텝 물러나 민간의 영역을 넓히고, 새로 창출된 민간의 영역에서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극대화해 보자는 게 전통적인 규제개혁의 테마다. 공공이 하던 것을 민간에게 넘기는 민영화와 뜻은 비슷하다. 한국 내에서 본격적인 규제개혁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행정규제 기본법이 1997년 통과되고부터다. IMF 외환위기가 터지고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국에서도 규제개혁 바람이 불었다. 한국은 현대화 과정에서 선진국의 규제개혁을 5~10년 동안 배우면서 한국만의 룰을 만들었다. 그래서 한국만의 규제 특수성이 있다. 따라서 규제개혁도 선진국과 좀 다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훨씬 더 심각하고 훨씬 더 구조적이다. 그래서 어렵다.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규제 수준은

▲훨씬 강하다. 정부의 파워와 역량, 공무원이 지금 민간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공식, 비공식적으로 많이 느끼고 있을거다. 하지만 선진국은 그 수준은 아니다. 한국의 관료제가 제 생각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강력하다. 그 툴이, 규제가 재정보다 강하다. 금융위나 금감원과 호흡이 다른 금융업이나 금융 서비스는 상상조차 못 한다. 의약품, 식품도 마찬가지다.

-한국 규제 수준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예를 들자면

▲의약품의 경우 한국은 신약을 만들지 못하는 나라인데,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KFDA)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만큼의 강력한 규제를 하고 있다. 몇십 년간 효과가 인증된 복제 의약품을 만드는 회사입장에서는 속 터지는 일이다. 식품 같은 경우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이라는 게 있는데, 순대도 HACCP 대상이다. 겉보기에 굉장히 화려하고 선진적인 제도들이 실제로 한국의 경우에는 선진국에서 꿈도 꾸지 않는 수준으로 내려가 있다. 한국 정부의 관료제가 강력하다는 근거 중의 하나가 규제다. 

-정부의 규제로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 아닌가

▲맞다. 실제로 정부가 규제라는 룰을 잘 지켜주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국민들의 고통이 심해지는 거다. 예를 들면 A 업체가 모든 법에 맞춰 집을 짓는다고 할 때, 민원인이 불평을 토로하고 민원을 제기하면 구청에서는 아무 근거 없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다. 직권남용이다. 그리고는 민원인과 잘 협의하라고 한다. 잘 해결되는 공사를 재개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공사 중지 명령이라는 게 법에도 없는 규제다. 그래서 정부 눈치 보느라고 소신 있게 투자하고, 자유로운 기업활동,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통한 도약 등을 꿈꾸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정부에서 제공한 지원 신청서를 메꾸는 데 급급하고, 모두 정부 스타일 좀비를 만들어가는거다. 

-정부 규제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보나 

▲사회가 주목할 만한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정부는 한 번도 예외 없이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강화하는 쪽으로 국민들께 보여준다. 이를 반대하는 입장은 없다. 이건 우연치고 희한한 거 이닌가. 다시 말하면 사건, 사고가 터지면 정부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겠다고 어림도 없는 책임을 짊어진다. 규제를 만들고 좋게 이야기하면 자기들의 관할을 넓히는 거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밥그릇을 만드는 거다. 

-'규제심판제' 1호인 '대형마트 규제완화'가 이해당사자들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의무휴업 강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제 입장에서 대형마트 규제완화가 의미 있는 규제 완화이긴 하지만, 대·중·소로 치면 소자다. 중요한 사안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수차례 규제개혁을 이야기했을 정도로 국정 아젠다라면 대형마트 규제완화는 너무 작은 이슈다. 더군다나 작은 이슈일수록 이해관계자들이 아주 강고하다. 소수지만 그들의 정치적 영향을 볼 때는 굉장히 큰 거다. 차라리 큰 아젠다가 만들어지고 대상이 나와야하는데 책임져야 할 누군가가 게을러서 안 만들고 있는거다. 제가 볼 때는 월급 받는 공무원들이 안 하면서 대통령 핑계를 대고 있는거다. 그것 자체가 제가 볼 때 책임회피다. 

-정부 규제가 산업에 반영된 대표적 예를 들자면

▲모빌리티 산업을 예로 들어보면, 우리가 우버를 가로막고 나름대로 해본다고 했는데, 현재 카카오 택시가 독점하게 됐다. 이런 참담한 실패가 어디 있나. 그래서 지금 심야 시간에 택시가 없다. 우리 경제 사회의 현재 활동 역량이면 심야시간에 택시가 안잡힌다고 하면 잠깐 소문만 나도 예를 들면 100가지 서비스가 나온다. 지금 그 시간에 택시들이 다 아파트에서 자고 있는데 이게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거다. 근데 지금 모빌리티 규제는 아무 서비스도 나올 수가 없다.

-정부 규제가 모빌리티 산업 확대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인지

▲그렇다. 다시 말해 '우리가 우버를 막아서 얼마나 좋은 결과를 냈느냐' 이 질문을 해보면 결국 우버를 막은 규제 비용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택시기사들이 자신들을 보호하려고 우버를 막았는데 지금은 상당수가 배달로 옮겨갔다. 즉 택시 자체는 그만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거다. 택시가 배달하는 것도 가능한 이야기라고 본다. 시작은 꽃 배달 등 얌전한걸로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규제개혁이 당장 시급한 산업군을 들자면

▲개인정보호 규제와 관련한 산업의 규제 개혁이 당장 시급하다. 요즘에 개인정보를 다루는 업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굉장히 커질 시장이다. 개인정보보와 관련해서 무시무시하게 많은 산업이 잠재적으로 가능한데, 우리가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예를 들어 회를 떠야 되는데 도끼를 쓰고 있다. 단순 과격한 규제보다는 훨씬 더 섬세하고 시장의 기능으로 개인정보보호가 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또 반도체도 굉장히 중요하다. 반도체가 보면 화학산업인데 화평법·화관법, 그리고 온갖 프로세스 규제가 굉장히 많다. 첨단 반도체 공정 기계를 국내 들여왔는데 안전한지를 확인하라는 규제 때문에 뚜껑도 열어봐야 하고, 서류를 내야 하는 구체적인 절차들도 있다. 지금 반도체 분야가 시급한데 이런 것들은 패스트트랙으로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을거다.  

-신산업 규제혁신 방안의 구체적인 사례를 설명해 달라

▲이를테면 전문가들이 생명 바이오 분야가 굉장히 가능성 높은 분야라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SaMD(소프트웨어 의료기기)'라고 '의료기기로서의 소프트웨어'를 말하는데, 소프트웨어가 의료기기로서 의미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이걸 그냥 의약품처럼 처리하면 시작도 못한다는 거다. 일반 의약품에 비해서 위험이 크지 않고 하다면 이 부분을 고려해 조금 다른 스타일로 규제해줘야 하는데 정부는 아주 강고하다. 또 임상으로 들어가면 인간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것은 실험을 여러 번 깊이 있게 해야 하지만, 그 정도의 심각성이 아닌 것들도 많다. 우리가 경쟁력 있는 건 그런 분야라고 본다. 그런데 이것도 똑같이 규제하니까 제대로 된 단계로 진행하기 어렵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신산업 규제개혁 과제에서 대안이 있다면

▲미국 FDA의 경우 사전 인증(Free Certification)이라고 해서 기업체와 FDA가 협약을 맺고 어지간히 낮은 의료 상품의 경우에는 일단 시판하게 해준다. 그리고 같이 모니터링한다. 그 대상 업체가 되기는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삼성, 애플 등 누가 봐도 신뢰가 되는 업체가 다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위험이 낮은 SaMD의 경우에는 우선 시판하게 하고 그러면서 같이 임상을 진행하는거죠. 큰 문제가 없다고 해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개발을 허용하기 시작한 지가 몇 년 됐다. 그래서 거기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상품들이 나온다. FDA 관련해서는 국제적인 모범 사례인데 한국은 아직도 도입을 안 하고 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윤 교수] 2022.10.07 jsh@newspim.com

-일각에서는 EU의 규제를 한국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의약품 규제와 관련해서 자꾸 유럽연합(EU) 이야기를 하는데 EU가 개인정보호나 생명바이로 분야에서 강고한 규제를 갖고 있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도전을 막기 위한 것이지 진짜 규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툭 하면 이를 흉내 내 EU도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있는데 대표적인 게 화평법(화학물질등록평가법),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이다. 이 규제들 때문에 기업들은 죽는다. 더군다나 EU를 흉내내면서 EU보다 규제를 훨씬 더 강화시켰다. 왜 우리가 우리의 손발을 묶느냐 이거다. 우리가 석유화학의 세계적 기업들을 갖고 있고 수출도 늘리고, 기술 혁신도 해야 하는데 우리 발목을 우리가 잡아서 빠뜨리고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혁신의 목적이 경제적 효과 또는 민간 확산인지

▲두 가지 측면이 다 있을거다. 저 역시 평생 규제 개혁에 대한 연구 활동을 했는데 기업만 좋자고 하는건 아니다. 규제 대상이 당연히 기업이고 기업이 많은 고통을 받고는 있지만 사실은 그냥 민간이다. 민간 대 정부 구도인거다. 규제혁신은 민중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사실은 청와대나 규제개혁 당국이 국민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걸 잘 찾아서 혁신적으로 풀어내줘야 '국민들이 규제개혁 해볼만하다, 규제개혁으로 삼성이 이득을 보지만 나도 이득을 얻는다'고 느낄 수 있다. 

-규제혁신이 현재 불안한 경제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제가 규제개혁과 관련해 가장 일관되게 거는 기대는 국민의 창의와 자율성이다. 지금 경제 위기가 주로 공급 측면에서 벌어진거 아니겠나. 특히 공급 사이드에 좀 더 초점을 맞추면 결국 국민의 창의와 자율성이 창궐하면 비용이 떨어지고 신상품과 신서비스가 나타나게 된다. 공급 사이드에서는 규제 개혁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어느 규모냐 얼마나 규제개혁을 하느냐에 달려 있긴 하지만, 비용을 떨어뜨릴 수 있고 새로운 서비스 수요를 창출하면 지금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경제 규제혁신 TF 공동팀장) 약력

-1961년 4월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학사('85)
-하버드대학교 케네디공공정책대학원 정책학 박사('93)
-하버드대학교 케네디공공정책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97)
-한국행정연구원 규제개혁연구센타 소장('98. 5~01'. 2)
-한국행정연구원 공공안전관리연구센타 소장(20' 6~01. 2)
-국회 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06. 7~'08. 8)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간사위원('09. 6~'11. 1)
-(사)한국규제학회 회장('10. 4~'12. 4)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간사위원('14. 7~'16. 7)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연구소 소장('17. 7~'19. 7)
-제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기획위원('21. 7~)
-국가R&D 중장기투자전략수립 총괄위원회 총괄위원('21. 9~)
-한양대학교 정책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01.03~)
-한양대학교 대학원 과학기술정책학과 책임교수('12.03~)
-(사) 한국생활안전연합 공동대표('04.05~ )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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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만 남기고... 노만석 '떳떳하게' 퇴임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영은 기자 = 노만석(54·사법연수원 29기)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로 논란이 확산되자 14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퇴임사에서도 논란의 핵심인 항소 포기 과정에서의 '윗선 압력' 의혹에 대한 진실은 끝내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전날 노 대행이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 기사에서는 항소 포기 결정에 구조적 압력이 있었음을 시사해 퇴임 이후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항소 포기' 정쟁 한가운데 세워놓고...'외압 의혹'엔 입 닫은 퇴임사 이날 오전 10시 30분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노만석 직무대행의 퇴임식이 진행됐고, 약 30분 후인 오전 11시경 퇴임사가 공개됐다. 특히 관심을 모은 대목은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과정에서 법무부 외압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노 직무대행이 퇴임사를 통해 해당 의혹의 진실을 밝힐지 여부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논란 끝에 사표를 낸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비공개 퇴임식을 마치고 차량을 타고 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5.11.14 yooksa@newspim.com 하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은 퇴임사에 없었다. 항소 포기와 관련해 퇴임사에서 언급된 부분은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하여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검찰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저 스스로 물러나는 만큼, 일각에서 제기되는 검사들에 대한 징계 등 논의는 부디 멈추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항소 포기 과정과 관련된 내용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퇴임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당시 상황과 자신의 입장이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인터뷰에서 노 대행은 "정권하고 검찰이 방향이 같았으면 무난했을 텐데 솔직히 지금은 (정권과 검찰이) 완전히 역방향"이라며 "검찰청을 폐지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결이 다른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법무부가 항소 포기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든 것은 나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노 대행은 "윗선의 생각이 내 생각과 다를 경우 선택지는 끝까지 맞서 싸우든가 받아들이든가 딱 두 가지"라며 "(윗선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건 내 생각이고 내 결정이 됐기 때문에 이제 와서 외압을 받았다는 건 우스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윗선에서 항소 포기를 요구했고 자신은 항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생각이 달랐지만, 끝까지 맞서 싸울 수 없었다는 점을 내비친 대목이다. 노 대행은 또 자신의 결정은 조직을 위한 일로 떳떳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사표를 쓴 날 아침 출근길에 왜 지하가 아니라 기자들이 모인 출입문으로 걸어 들어갔는지 아느냐"고 반문하며 "조직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고, 그래서 떳떳했기 때문에 정문으로 출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퇴임식에서도 노 대행은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정문으로 들어가고 퇴청했다. ◆ 與 이참에 '검찰파면법' 강행... "내부 우려를 항명으로 보는 것 안타까워"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금주•백승아•김현정 원내대변인(오른쪽부터)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검찰청법•검사징계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2025.11.14 pangbin@newspim.com 노만석 대행은 스스로 '대장동 항소 포기'에 책임을 진다며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이미 항소 포기 외압 논란이 정쟁으로 번진 만큼 검찰 조직은 외풍에 더욱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검찰총장을 포함한 검사를 탄핵 절차 없이 일반 공무원처럼 파면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검사 파면법')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들을 '정치검사'로 규정하며 '검사 힘 빼기'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일 노만석 대행이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팀의 항소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항소 불허 지휘를 한 이후, 전국 검사장 18명은 노 대행에게 항소 포기 경위를 설명하라고 요구했고, 참모진인 대검 부장(검사장)들까지 노 대행을 찾아가 사임을 요구한 바 있다. 노 대행은 이에 대해 퇴임사에서 "검찰 구성원들이 검찰의 기능과 정치적 중립성 등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를 내부적으로 전한 것임에도, 이를 항명이나 집단행동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조희영 전주지검 인권보호관이 글을 올려 "검사의 징계를 일반 공무원보다 엄격하게 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라고 배웠고 그렇게 알고 있다"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을 '정치 검사들의 항명'이라고 규정하고, '검사들의 반발을 가용한 법적·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해 저지·분쇄하겠다'며 발의한 법안이 '검사 파면법'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유사 입법으로 검사 파면을 강화해도 실질적으로 검찰 업무의 성격상 파면 요건에 해당할 만한 사례가 많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조직 독립성과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이번 법안은 당장의 정치적 시그널이나 검찰 견제 성격이 강하고, 실무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검찰의 반발을 무조건 정치적 행동으로 몰아가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했다.  abc123@newspim.com 2025-11-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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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왕수복, 광대 조건 다 갖춘 인물"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신개념 국악 방송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의 2-1편이 19일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스팟(K·SPOT)'을 통해 공개됐다. 앞서 제1화에서는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준비됐다. 제1화 '광복'에서는 제1편 '작금'을 시작으로 2편 '김구, 판소리 배우다', 3편 '이승만과 아리랑', 4편 '광복군'이 공개됐다. 제2화는 '기생'을 주제로 다루며, 이날 2-1편에서는 '왕수복, 기생이 되다'를 주제로 한 내용이 공개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 제2-1편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변상문. 2025.11.13 alice09@newspim.com 왕수복은 1917년 평양에서 태어나 2003년 사망했으며, 조선 민요를 세계에 알렸던 기생이기도 하다.왕수복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성격은 쾌활하고 명랑했다고 한다. 당시 잡지 '삼천리'에서는 '왕수복의 목소리가 청아했다', '우리 민족의 한의 정서를 잘 표현했다'고 평했다. 평안남도 강동군 입성면 남경리에서 태어난 왕수복은 , 화전을 일구는 농사꾼의 4남매 중 셋째다. 아버지가 이름을 '성실'로 지었으나 할머니가 '수복'으로 바꾸었고, 훗날 불같은 사랑을 나눈 소설가 이효석은 왕수복을 '실'로 불렀다. 변사로 나선 변상문 이사장은 왕수복에 대해 "그 당시 언론에서 표현하기를 '목소리가 청아했다', '조선민족의 전통적인 정서인 한을 아주 잘 표현했다'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7살 어린 나이에 부잣집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주는 일을 했다. 그때 풍금 소리를 듣고 마음 속에 내재된 소리를 하게 되고, 이를 듣게 된 선생님의 추천으로 명륜 여자 공립 보통학교에 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 제2-1편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변상문. 2025.11.13 alice09@newspim.com 변 이사장은 "가난해서 3년 다니다 학교를 그만두게 되고, 이후 어머니한테 기생을 권유받고, 기생 권번에 입학하게 됐다. 그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소리'였다. 가곡, 민요, 시조, 판소리 등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최한이 소리꾼은 "정가(가곡·시조), 민요, 판소리 등이 전통음악의 3대장이다. 저는 국악 중·고등학교를 통해 정가를 배웠는데, 변사님은 알고 계시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변 이사장은 "시조는 가난한 사람들이 장구 장단에 맞춰서 부르는 것이고, 삼현육각 제대로 깔고 부르면 가곡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최 소리꾼은 "'가난'이라고 말하신 것은 개그인 걸 알고 있다. 삼현육각 편성 유무에 따라 정가가 나뉘기도 한다"라며 "시조는 한시와 고시를 가지고 운율을 붙여서 부르는 노래로, 사랑방 음악이라고도 불린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 제2-1편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변상문. 2025.11.13 alice09@newspim.com 이어 "맑은 소리는 경기 민요, 한의 정서는 판소리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진도 아리랑' 한 구절을 가창했다. 그러자 변 이사장은 "우리 음악은 애이불비(슬프지만 겉으로는 슬픔을 나타내지 않다는 뜻)하고 낙이불류(즐거워도 지나치게 들뜨지 않다라는 뜻)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절제의 미악이 바로 우리의 소리"라고 정의했다. 또한 변 이사장은 "왕수복은 이렇게 노래뿐만 아니라 춤, 거문고, 가야금, 해금 등 악기도 배웠다"고 말했다. 이에 최한이 소리꾼은 즉석에서 가야금 연주를 선보였다. 이후 최한이는 광대(조선 말 소리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말)에 얽힌 판소리를 가창하며 "광대에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첫 번째는 인물치레, 두 번째 말 잘하는 사설치레, 그리고 다음이 득음이고 춤"이라며 "왕수복은 이를 다 갖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alice09@newspim.com 2025-11-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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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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