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 "국산쌀 대체 검토"
햇반컵반 일부 제품 '수입쌀 교체' 1년 만
오뚜기 등 업체도 "국산쌀 비중 늘리겠다" 약속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국산 쌀 가격이 폭락하고 있음에도 즉석밥 일부 제품을 국산에서 수입쌀로 바꿔 논란에 오른 CJ제일제당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문제가 된 제품군의 원재료를 국산쌀로 교체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당 제품에 수입쌀 사용을 결정한지 약 1년 만이다. 오뚜기, 농심미분, 오리온농협 등 식품사들도 국산쌀 사용 비중을 늘리겠다고 했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 출석한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은 "일부 컵반 제품에 사용했던 수입산 쌀을 국산쌀로 대체해나가도록 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부터 '햇반컵반 빅(BIG)' 제품의 원재료를 국산 쌀에서 미국산 쌀로 교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이 햇반 컵반에 사용한 미국산 칼로스 쌀 사용량은 지난해 97톤, 올해 469톤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4 photo@newspim.com |
일각에서는 국내산 쌀값이 폭락했음에도 즉석밥 1위 업체가 수입산 쌀 사용을 늘리고 가격도 인상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CJ제일제당 '햇반'의 국내 즉석밥 점유율은 66%, 오뚜기의 '오뚜기밥'은 30% 수준이다.
국내산 쌀 가격은 최근 들어 하락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산지 쌀값은 지난 15일 기준 20㎏당 4만725원으로 1년 전보다 24.9% 떨어졌다. 197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식습관 변화로 쌀 소비가 줄어든 반면 지난해 풍년으로 쌀 공급이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오뚜기 등 업체들은 지난해 2월 즉석밥 가격을 인상했으며 올해 3월 이후에도 7~8%가량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제품의 맛과 식감 개선을 위해 일부 카테고리를 미국산 중립종 쌀로 변경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은 "국산쌀과 수입쌀의 품질 차이에 따라 일부 컵반 제품에 특수하게 수입쌀을 사용한 것"이라며 "R&D(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서 국산쌀로 대체해나갈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4 photo@newspim.com |
또한 즉석밥의 해외 수출 등으로 사실상 매년 국산쌀 사용량이 늘고 있으며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고도 피력했다. 임 부사장은 "지난해 기준 (즉석밥 제품을 통해) 국산쌀 6만톤을 사용했고 수입쌀 사용량은 2000톤 수준이며 국산쌀을 사용한 햇반을 전 세계 38개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쌀값이 하락했지만 용기 등 포장재, 물류비, 인건비가 너무나 폭등했기 때문에 즉석밥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장에 참석한 오뚜기, 농심미분, 오리온농협 등 식품사 수장들도 국산쌀 사용 비중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황성만 오뚜기 대표는 "오뚜기는 국내 유통하는 즉석밥과 컵반에 국산쌀을 사용하고 있으며 원가절감을 위해 나머지 외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1.2%에 수입쌀을 사용하고 있다"며 "향후 거래처와 협의해 국산쌀로 돌리는 방안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민규 오리온농협 대표는 "오리온농협은 국산쌀만 사용하고 있고 수입산 쌀 쓸 계획이 없다"고 했다.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는 "당사는 수입쌀 의존도가 높은데 원료 쌀 공급회사이기 때문에 식품회사에서 요구하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산쌀 전환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촌치킨, BHC, 제너시스BBQ 등 치킨프랜차이즈업체 대표들은 앞서 농해수위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올랐지만 최종 검토 끝에 철회됐다. 관련 자료를 적극 협조하고 소명한 영향인 것으로 알려진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