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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조금에 휘청이는 전기차, 자체 경쟁력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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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낮춰 보조금 지원 받아도 옵션 추가로 가격 상승
보조금 이후 고려해 상품 경쟁력 더욱 높여야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전기차 보조금으로 완성차업계가 시끄럽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를 통과시키면서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만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아이오닉5와 EV6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연착륙하는 듯 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은 비상이 걸렸고 결국 한미 정부 간 전기차 보조금 실무 협의체도 가동됐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내 신차 출시 행사에서도 매번 언론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보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가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으로 곧장 연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초에 출시된 아우디코리아의 첫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Q4 이트론(e-tron)은 정부 인증 기준(저온에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미달)에서 탈락돼 전기차 보조금을 한 푼도 지급받지 못하게 됐다.

정승원 산업부 기자

반면 얼마 뒤에 출시된 폭스바겐코리아의 ID.4는 보조금을 지원 받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ID.4는 Q4 이트론과 마찬가지로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MEB를 적용했지만 환경부 기준을 통과하면서 100%에 가까운 보조금을 지급받는다. 출시 가격 5490만원에 정부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4000만원 중후반대에 차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폭스바겐그룹 내 같은 플랫폼의 전기차인데 두 차의 가격은 보조금 때문에 사실상 1000만원 정도다. 그야말로 보조금이 전기차의 경쟁력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무방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를 출시하는 완성차업체들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가능한 보조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출시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은 이러한 전략으로 같은 모델이라고 해도 보조금을 100% 지원받을 수 있는 트림을 출시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각종 옵션을 더 하거나 연식 변경을 할 경우에는 결국 가격이 올라간다는 문제가 있다.

나머지 하나는 아예 보조금 100% 지원을 포기하고 고객이 선호하는 옵션들을 적용한 단일트림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한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보조금을 100% 지원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고객 선호 사양 옵션이 기본으로 적용돼 있다"며 "보조금 100%를 지원받는 차들도 옵션으로 이것저것 추가하다 보면 가격이 오른다"고 말했다. 보조금을 지원받는 전기차 가격이 일종의 눈속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기차 보급과 탄소중립 실행을 위해 시작한 보조금 정책이지만 실제로는 소비자가 고가의 전기차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 정도만을 수행하고 있는 듯 하다. 업체들도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발맞춰 옵션을 빼면서 가격을 맞추려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10만대를 넘어섰다. 이제 도로에서도 전기차가 제법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보조금 없는 전기차는 생각할 수 없다. 보조금을 지원받지 않는다면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보조금이라는 파이를 줄이고 있다. 실제로 작년보다 올해 보조금 기준이 강화됐으며 내년에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전기차 구입에서 보조금이라는 메리트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조금을 받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언제까지 쓸 수는 없다. 그보다 자체적인 경쟁력을 높이며 보조금 없는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맞다. 보조금 없이는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는 전기차가 아닌 뛰어난 상품성과 성능으로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들을 더 많이 보고 싶다.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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