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교사에 업무 부담과 책임 지우는 꼴"
전교조 "아동 행복 고려하지 않은 비교육적 정책"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교육부가 추진한 '만 5세 초등 입학' 학제개편안이 사실상 철회 수순을 밟는 가운데 '초등 전일제 학교'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학교에 돌봄교실이 확충되지 않았으며 교사의 업무 부담은 늘 것이라는 주장이다.
11일 한국교원총연합회(교총)은 논평을 내고 "학교와 교사에게 여전히 돌봄과 방과후학교 업무를 짐 지우는 방식의 초등 전일제학교 운영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전국 모든 학교에서 정상 등교가 이뤄진 2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장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가림막이 제거된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듣고 있다. 2022.05.02 photo@newspim.com |
앞서 지난 9일 교육부는 국회 교육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방과후·돌봄 서비스 강화 방안으로 오는 2025년까지 '초등 전일제학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맞벌이 학부모 등의 수요를 반영해 초등돌봄교실을 올해는 오후 7시까지 운영하고 내년에는 오후 8시까지 연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교원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교총 측은 "교육청이나 별도 공공기관을 전담기관으로 두더라도 학교와 교사는 운영 주체이기 때문에 책임과 민원에 시달릴 수밖에 없어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돌봄전담사와 업무, 책임 면에서 갈등이 있는데 교사 행정업무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로 행정인력을 배치한다면 또 다른 공무직과의 갈등만 커질 것"이라며 "학교는 공간만 지원하고 초등 전일제학교가 아닌 방과후센터로 지정해 지자체가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초등 전일제학교 도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측은 성명서를 통해 "초등 전일제학교 추진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며 "학생들은 이미 과도한 학업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초등 전일제는 아동의 행복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교육적 아동학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돌봄 교실 시설 확보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교육을 위해 설계된 초등학교 시설은 학생의 돌봄과 쉼을 보장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실제 초등 돌봄교실은 학생들이 수업을 마친 뒤 그 교실을 다시 돌봄교실로 활용하는 '겸용 교실'의 비율이 높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육부는 돌봄교실 확충을 위한 재정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돌봄 수요가 높은 지역은 과밀학급, 거대학교인 경우가 많다"며 "이들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축이나 증축 등이 아니라면 특별실을 돌봄교실로 변경하거나 돌봄 겸용교실을 늘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정규 교육과정을 침해하고 방과후 활동 및 돌봄도 제대로 운영할 수 없어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측도 성명서를 통해 "초등 전일제학교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과 다르지 않은, 아동 몰이해에서 온 오판"이라며 "정책의 중심에 아동을 고려하는지 의문이다. 아동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무책임한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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