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상위 10종목 중 4종목이 인버스 ETF
코인베이스 20% 하락에도 저가매수 '줍줍'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서학개미들이 지난주 미국 증시 하락에 과감한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나스닥100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등의 하락을 3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을 다수 순매수했다. 테슬라와 애플은 순매수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가운데, 가상자산 관련 종목들이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사진=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24~30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들은 해당 종목을 7908만5782달러(한화 약 1025억6635만원) 순매수했는데, 이는 2위인 '디렉시온 데일리 SP 바이오테크 베어 3X SHS ETF(LABD)'의 순매수 규모(791만2284달러)의 10배에 육박한다. SQQQ는 나스닥100의 하락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약세 흐름을 보였고, 나스닥100은 1.6% 하락했다.
2위인 LABD의 순매수 규모를 원화로 환산하면 102억6144만원이다. LABD는 S&P500에 포함된 미국 바이오업체 78곳을 토대로 만든 'S&P 바이오테크 셀렉트 인더스트리'의 일간 하락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순매수 3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가 (SOXS)'가 차지했다. 순매수 규모는 711만9734달러(92억3216만원)다. SOXS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주 뉴욕증시 하락 영향을 받아 1.78% 하락했다.
순매수 4위는 분기배당 ETF로 알려진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가 차지했다. 매수 금액은 691만1098달러(한화 89억6162만원)다. 이는 변동성이 높은 조정장에서 유효한 배당투자 전략을 접목한 상품으로, 배당을 10년 이상 실시해온 기업을 편입해 배당수익은 물론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까지 노리는 상품이다.
5위는 미국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차지했다. 매수 금액은 626만8123달러(한화 약 81억2787만원)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한 주간 20% 넘게 하락했다. 이는 세계적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코인베이스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목표주가를 기존 70달러에서 45달러로 35% 낮춘 탓이다. 윌리엄 낸스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가상자산 거래 감소 속에 코인베스가 자금 소진을 막기 위해 비용을 크게 줄일 필요가 있다"며 "주주가치 희석과 직원 보수의 대폭 삭감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학개미들은 코인베이스의 주가 급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본 것으로 파악된다.
이 외에도 순매수 6~10위에 ▲뱅크오브몬트리올 마이크로섹터스 US 빅오일 인덱스 3X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NRGU) ▲프로셰어즈 울트라 VIX 숏 텀 퓨처스 ETF(VIXY) ▲뱅크오브몬트리올 마이크로섹터스 FANG 인덱스 3X 인버스 레버리지 ETN ▲옥시덴탈 페트리움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이름을 올렸다.
NRGU는 국내에서 '너구리'로 불리는 상품으로, 정유 관련주를 3배로 추종하는 ETN이다. VIXY는 S&P500의 공포지수(VIX) 단기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옥시덴탈 페트리움은 미국의 석유 및 가스, 화학 기업으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통 큰 베팅'으로 화제가 된 기업이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가상자산 시장의 '대형고래'로 불리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