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서울고용청 앞서 결의대회
"하루 7명, 매년 2400명 죽는 현실 달라지지 않아"
산재피해 유가족들도 참석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8일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서울고용노동처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전면 적용 등을 요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을 비롯해 산재피해자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적용 및 무력화 시도 즉각 중단 ▲작업중지권 보장 ▲노동자 참여 보장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결의문에서 "중대재해가 기업의 조직적 범행이라는 것을 사회적으로 확인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하루에 7명씩, 매년 2400명의 노동자가 죽는 현실을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산재사망 처벌에서 대표이사를 지키기 위해 대형 로펌에 수억을 쏟아부으며 중대재해처벌의 개악과 무력화에만 골몰하고, 감독과 처벌강화도 지지부진한 고용노동부는 위험의 외주화 금지, 작업중지권 실질보장 등 중대재해 근본대책 수립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중대재해 현장에서 노동자 과실을 운운하던 운석열 당선자는 재벌 대기업 사외이사로 넘쳐나는 장관 후보자를 줄줄이 지명하고, 인수위는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를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법의 개악과 무력화를 추진한다면 강력한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민주노총 조합원 및 산재피해 유가족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04.28 mironj19@newspim.com |
더 나아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건설협회 등 사업주 단체와 인수위는 법의 개악과 무력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중대재해 근본대책을 마련하라"며 "'산재 사망 1위 국가'라는 참혹한 현실을 끝장내기 위해 온전한 작업중지권 보장과 노동자 참여를 요구하며 더욱더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산재피해자 유가족들은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 비정규직 노동자인 고 이동우씨의 아내 권금희씨는 "서울에 분향소를 차린 지 26일이 다 되어가지만 원청에서는 아직까지 진정한 사과가 없다"며 "제 남편처럼 일하다가 죽는 일이 없도록 중대재해처벌법이 꼭 적용돼 원청 대표 처벌과 진정한 사과를 원한다"고 말했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1월부터 시행됐는데 여전히 죽음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그 어떤 정권이 들어와도 우리 편에 서서 죽음을 막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모든 노동자가 산업재해를 입지 않도록 우리가 쟁취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있는 현실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다"며 "다시는 우리 유가족들과 같이 파괴적인 슬픔을 맞이하지 않도록 온 힘을 당해 중대재해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산재사망 노동자들의 영정과 함께 현대건설 본사와 (주)삼표를 경유해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까지 행진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노동계가 뽑은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고, (주)삼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첫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산재피해 유가족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2.04.28 mironj19@newspim.com |
참가자들은 인수위 앞에서 약식 집회를 열고 중대재해 근본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같은 시간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도 민주노총 금속노조 주관으로 결의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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