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준 매출 5588억원, 영업이익 150억원 달성
올해 35편 콘텐츠 제작…2024년까지 2조 매출 목표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JTBC스튜디오가 'SLL(Studio LuluLala)'로 사명을 바꾸고 전세계 콘텐츠 시장을 아우르는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SLL 미디어데이 행사 '렛츠 룰루랄라(Let's LuluLala)'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정경문 SLL대표, 박준서 SLL제작1본부장, 최재혁 SLL전략실장,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이재규 필름몬스터 감독, 최재원 앤솔로지스튜디오 대표가 참석했다.
◆ SLL, 해외로 도약…"World's Leading Creative Studio가 목표"
이날 정경문 대표는 "JTBC스튜디오는 저희에겐 고마운 사명이지만, 저희는 JTBC 채널에만 방송되는 작품을 제작하는것뿐 아니라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을 아우르고 글로벌 탑 티어 제작사로 탈바꿈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SLL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정경문 SLL 대표,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이재규 필름몬스터 감독, 최재원 앤솔로지스튜디오 대표, 박준서 SLL 제작1본부장, 최재혁 SLL전략실장 [사진=SLL] 2022.04.19 alice09@newspim.com |
SLL은 지난달 31일 JTBC스튜디오에서 사명을 변경했으며 현재 15개 제작 레이블인 BA엔터테인먼트, wiip, 드라마하우스, 베티앤크리에이터스, 스튜디오버드, 스튜디오슬램, 스튜디오피닉스, 앤솔로지스튜디오, 앤피오엔터테인먼트, 콘텐츠지움, 클라이맥스스튜디오, 퍼펙트스톰필름, 프로덕션 에이치, 필름몬스터, 하우픽쳐스를 보유하고 있다.
또 200여 명에 달하는 크리에이터와 함께 드라마, 영화, 예능 등 300여 개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오고 있으며, 넷플릭스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작품을 제작하며 글로벌 스튜디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에 정 대표는 "'오징어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모두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열광시킨 드라마이다. 이 가운데 두 작품인 '지옥'과 '지금 우리 학교는'이 SLL이 제작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가 보유한 레이블 제작사 모두 다양한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이들에게 SLL은 크리에이티브 영역을 교류하며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LL은 드라마와 OTT, 영화뿐 아니라 예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정경문 대표는 "SLL은 작년기준 매출 5588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고 연간 제작 편수 및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비약적인 성과를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정경문 SLL 대표(왼쪽)과 이재규 필름몬스터 감독 [사진=SLL] 2022.04.19 alice09@newspim.com |
이어 "하지만 국내에 그치지 않고 세계 수준의 창작 집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고 한다"며 "저희의 목표는 월드스 리딩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World's Leading Creative Studio)가 저희 목표"라고 밝혔다.
SLL은 이를 위해 미국 제작사 윕(wiip)을 인수으며, 올해 일본, 동남아, 미국 시장 겨냥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정경문 대표는 "1차 타겟 지역은 일본과 동남아이다. 일본 현지 제작사 설립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일본은 K콘텐츠를 사랑하는 매력적인 곳"이라며 "일본 법인 설립을 눈 앞에 두고 있으며 제작사 설립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2022 주요 라인업…드라마·영화부터 OTT까지
SLL은 올해 총 35개 타이틀의 콘텐츠를 제작해 세계에 내놓을 예정이고, 2024년까지 3조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해외 매출 비중을 키워나가 2023년에는 2조 이상의 매출 규모를 확보하는 것이 SLL의 또 다른 목표이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스튜디오로 성장한 만큼, SLL은 헐리우드 베테랑이 모인 제작사 wiip과 새로운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고 양사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를 기반으로 글로벌 리메이크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올해 주요 라인업으로는 드라마(JTBC·OTT 포함) '인사이더', '클리닝업', '모범형사 시즌2', '재벌집 막내아들', '디엠파이어 : 법의 제국', 사랑의 이해',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모범가족', '수리남', '괴이', '장미맨션', '카지노', '미라클', '피타는 연애',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영화 '소울메이트', '범죄도시2', '압구정 리포트', '대외비', '거미집', '정이' 등이 있다.
이재규 감독은 "한국인들은 뜨거움이 있다. 그래서 감정 증폭이 큰 이야기를 좋아하다보니 강렬한 장르를 선호하는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양질의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학습에 능한것도 특징인데 교육, 문화적으로도 선진 사례로 금방 습득해 나의 것으로 만들기도 한다. 또 웹툰이나 웹소설 시장이 정말 도전적이고 신선하고 재미있는데 이것도 하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창작 집단이나 수용자 모두 이야기를 소화하고 만들어내는 수준이 높아서 그에 상응하는 좋은 콘텐츠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재혁 SLL전략실장(왼쪽)과 박준서 SLL 제작1본부장 [사진=SLL] 2022.04.19 alice09@newspim.com |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이 바로 영화산업이다. SLL에서는 영화 제작에도 힘쓰고 있는 만큼, 이제 거리두기 해제를 통해 영화산업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최재원 대표는 "지난 2년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업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한국영화가 발전을 많이 했지만 15년의 성장을 2년만에 까먹었다"라며 "그간 OTT 콘텐츠 소비가 빠르게 자리잡았지만 극장에서 느꼈던 감동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OTT가 극장에 완벽한 대체제가 아닌 보완제라 생각한다.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영화산업의 창작이 기반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일상을 이제 회복하는 것처럼 영화산업도 빠르게 회복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명을 변경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린 만큼, 박준서 제작본부장은 "기존 JTBC 채널을 중심으로 했던 드라마의 경우 현재 주어진 환경에 발전시키고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OTT 시장에서 각광을 받을 콘텐츠는 상당부분 거품이 껴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K-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서 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SLL이 JTBC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드라마 작품들은 모두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높은 성적을 기록했던 '부부의 세계', '이태원 클라쓰' 모두 2년 전 작품이다. 작년과 올해엔 저조한 성적을 거둔 작품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 대표는 "그럼에도 제작사들이 하고 싶어하는 작품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재원 앤솔로지스튜디오 대표(오른쪽),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사진=SLL] 2022.04.19 alice09@newspim.com |
그는 "성적은 정말 뼈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렇게 줄기차게 망가지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줄기차게 투자·확대하는 회사는 또 없다. 그러다보면 어떤 작품은 시청률 측면에서는 망작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OTT에서는 성적이 좋다. 거꾸로 시청률은 좋지만 OTT에서 실적이 안 좋은 경우도 있다. 급격하게 환경이 변하는 만큼 어떤 기준점에 맞춰야 할지 고민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하지만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미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 15개 레이블로 차별점을 두다…"NFT·메타버스 사업도 준비"
SLL은 작년 한 해 동안 총 26개 작품을 제작했다. 최근 원천 IP의 드라마, 영화, 예능 등 장르 확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IP 기획·개발, 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에 최재혁 전략실장은 "드라마 제작이 가장 많은 물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영화산업이 회복될 경우 영화에서 두드러지는 성장을 내보일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스튜디오 슬램도 OTT 오리지널 예능을 배출할 예정이다. 확보된 IP를 가지고 메타버스, NFT까지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메타버스 안에 우리만의 랜드를 만들고 NFT를 통해 세계관을 펼쳐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드라마, 영화, 예능을 제작할 수 있는 제작사가 무려 15개나 있다. 그들을 모두 포괄하는 SLL은 '마더 컴퍼니' 역할을 수행한다.
최 전략실장은 "SLL은 저희 레이블들의 집합체이다. 하나의 획일적인 정책이나 방향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레이블이 갖고 있는 조직체가 제작을 할 수 있게 저희가 마더 컴퍼니 역할을 하게 된다. 각 레이블 색깔이 다른만큼 SLL이 나오는 콘텐츠가 다채로운 만큼 저희는 큰 울타리로 법무, 세일즈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진=SLL] 2022.04.19 alice09@newspim.com |
이미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호흡을 맞춘 필름몬스터의 이재규 감독은 SLL과 협업에 큰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SLL은 창작자에게 자율성을 주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게 해준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토대를 준다. SLL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 필름몬스터가 필요한 조직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연결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요건들이다. 실행하고 만드는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는 조직이라 그 안에서 좋은 작품,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15개의 레이블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외 법인 설립을 발표한 만큼 추후 더 많은 레이블을 인수할 수도 있다. 이와관련해 최 전략실장은 "국내도 그렇고 해외도 기준을 가지고 검토를 하지 않는다. 방향을 가지고 인수와 검토를 한다. 레이블 인수를 했을 때 각 레이블마다 가지고 있던 비전이 있었다. 그 비전이 저희의 비전과 일치한다고 하면 저희 생태계 안에서 같이 할 수 있는 구조를 제안드리고 있다. 저희와 같은 방향이라고 했을 땐 함께 하는 구조를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준서 제작본부장은 "과거 비지니스 모델에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스튜디오 비지니스로 바꿨다는 것 자체가 큰 방향성의 전환이다. 기존의 플랫폼 비지니스를 했던 드라마 라인업은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준비하고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해 SLL이라는 브랜드의 콘텐츠를 믿고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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