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50억 퇴직금' 혐의 부인…내달 정식 첫 재판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처럼 허위 공문서 의심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에 편의를 제공하고 아들 퇴직금 명목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이 법정에 나와 "검찰이 범죄사실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3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과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측으로부터 아들이 거액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이 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2022.02.04 hwang@newspim.com |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구속 상태인 곽 전 의원은 지난 기일과 마찬가지로 직접 법정에 나왔다. 그는 발언 기회를 얻어 구속영장 청구 당시 적시된 혐의와 공소장에 기재된 혐의가 다르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곽 전 의원은 "1차 구속영장을 보면 검찰은 김만배가 2015년 3월 민정수석비서관이던 저에게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잔류하도록 부탁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청탁하면서 대장동 개발 이익금 분배를 제안했다고 기재했다"며 "증거기록을 살펴보면 1차 구속영장 청구 당시 하나은행 관계자 누구도 피고인이 개입했다는 진술을 한 적이 없는데 구속되자 이 부분도 (공소장에서)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서 이규원 검사가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과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면담보고서를 허위로 만든 것처럼 허위 공문서가 의심된다"고 했다.
또 "2차 구속영장에는 김만배를 만나 대장동 수익이 발생 중이니 역할을 인정해 돈을 달라고 한 부분 역시 삭제했는데 이는 법원도 속이고 피고인도 속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 전 의원은 "관계자 진술이 오염되고 (검찰은) 추측만으로 영장 범죄사실을 조작했다"며 "증거재판주의 원칙이 훼손된만큼 피고인으로서도 충분히 원활하게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날 곽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교부한 혐의로 기소된 남 변호사 측은 "금원 제공은 했지만 정치자금이 아닌 변호사 비용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천대유 자금으로 곽 전 의원 측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김씨 측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대가성이 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절차를 종결하고 내달 13일 첫 공판기일을 열기로 했다.
앞서 곽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3월 경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후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공제 후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2016년 3~4월 경 제20대 총선 당선 직후 남 변호사로부터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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