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한 안보상황' 한목소리...인수위 "대북 강경 아냐"
감사위원 인사 문제도 진정국면 갈 듯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이의 갈등 상황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따른 안보위기 앞에서 진정 국면을 보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ICBM발사 및 핵실험 유예(모라토리움)를 스스로 파기하며 국제사회와 한반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함에 따라 양측 모두 한목소리를 내며 강경 대응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북한의 ICBM 도발 상황에 엄중한 내용의 메시지를 나란히 내며 대북 공동전선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다"며 강력 규탄한다고 밝힌데 이어 이날 제7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내놓은 메시지에서는 "한반도 안보상황이 매우 엄중해지고 있다"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전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북 ICBM 관련 상황과 대응계획을 윤 당선인에게 브리핑하고 긴밀히 소통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윤 당선인도 "어제 북한이 올해 들어 12번째 도발을 해왔다"며 "북한에 엄중하게 경고한다.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경한 첫 대북 메시지를 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도 북한 ICBM발사 문제를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알려져 한반도 안보현안에 남다른 지도자 면모를 부각시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날 양측의 '안보 행보'를 볼 때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측간 첨예한 갈등상황을 봉합하는 데 있어 '북한 모라토리움 파기' 국면이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을 직접 찾아 군 관계자들과 이동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
문 대통령은 전날 참모회의에서 현 위기상황을 당선인에게도 명확히 보고하고 소통하라고 했다. 당선인측도 이날 "안보에는 원보이스"라며 " 군 최고 통수권자(문 대통령)의 지휘가 명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반 보 뒤에 서 있는 것이 관례이자 저희의 도리"라며 정세관리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인수위가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강경정책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밝힌 것도 안보 문제에서 현 정부와 이견이 크지 않음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감사원 감사위원 인사권 행사 문제로 표면화된 양측 갈등은 이날 감사원의 입장발표로 수면 아래로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이 감사위원 임명 과정에 필요한 감사원장의 제청권과 관련, 이날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현시점처럼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된 논란이나 의심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의견을 냈다. 즉 현 정부와 새 정부가 협의되는 경우에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과거 전례에 비추어 적절하다는 것이어서 현재와 같은 양측 대립 구도 속에서는 추천된 감사위원을 제청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2022.03.25 photo@newspim.com |
현 정부들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김오수 전 검찰총장(당시 전 법무부 차관)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하라는 요청을 받았음에도 제청을 거부했고, 김 총장이 끝내 감사위원에 임명되지 못한 사례가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다시 한번 무리수를 둘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신구권력간 불협화음의 원천이었던 임기말 인사권 행사 문제가 어느 정도 봉합된다면 북한 모라토리움 파기상황을 계기로 양측이 공동보조를 취하며 꼬여있는 정권이양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북한은 다음달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대내외 선전전 차원에서 도발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대통령과 당선인의 안보 현안 공동대응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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