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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누나' 中 방영, 한한령 해제 조짐? "예단 어렵지만 교류 확대 기대"

기사입력 : 2022년03월07일 17:16

최종수정 : 2022년03월07일 17:16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국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중국 당국의 심의를 통과해 현지에서 방영이 시작됐다. 지난 2016년부터 지속된 한한령이 해제되고 양국의 문화콘텐츠 교류가 늘어날지 주목되는 가운데, 업계에선 조심스럽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올 초 '오! 문희' 6년 만 개봉·'밥누나' 아이치이 방영, '한한령 해제' 청신호?

중국의 3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중 하나인 아이치이는 지난 3일 오후 8시부터 손예진, 정해인 주연의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방영을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올해 1월 중국의 방송 규제기구인 광전총국에 심의를 신청해 1개월 여 만에 통과됐다.

배우 정해인(왼쪽)과 손예진이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JTBC 새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윤청 기자 deepblue@

앞서 중국은 2016년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합의한 이후 보복의 일환으로 한한령(한류 금지령) 조치를 시행해왔다. 이후 처음으로 한국 드라마 방영 심의를 통과시키면서 최근 다시 얼어붙었던 한중 문화교류가 물꼬를 틀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특히 앞서 지난 1월 이영애 주연의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뒤늦게 심의를 통과해 중국에서 방영되고, 지난해 12월 나문희 주연의 영화 '오! 문희'가 6년 만에 중국에서 개봉하며 한한령 완화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여기에 최근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도 중국에 방영권 라이선스를 판매하며 중국 내 OTT는 영화관, 방송사에서 한국 콘텐츠를 다시 접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공식적으로 "한한령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중국 내에서 불법으로 유통되는 한국 콘텐츠에 대해서도 해법이 나오길 고대하는 국내 창작진의 입장도 분명하다. 

[사진=바이두(百度)]

◆ 업계는 아직 '살얼음판'…'한중 수교 30주년·문화교류의 해' 기대감 여전 

다만 K팝 업계, 제작 주체 등 업계의 다수는 중국의 '애매모호'한 입장과 완급조절을 하는 듯한 태도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고수하고 있다. 한한령 완화 제스처는 지난 6년간 간헐적으로 꾸준히 있어왔지만 당국의 제재가 다시 조여든 일이 반복됐기 때문. 실제로 중국 정부가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한 '한한령'은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국내 콘텐츠와 엔터 종사자들의 발목을 잡아왔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아이치이 방송 심의가 통과된 이후에도 콘텐츠 업계, 드라마 관계자들은 지나치게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 더 잘 풀리기를 바란다는 말조차도 조심스럽다"면서 한한령 언급 자체를 부담스러워했다.

이같은 상황의 배경엔 중국 현지에서 제재와 완화를 반복해온 과거의 경험이 있다. 앞서 2020년 NCT의 중국인 멤버들이 한국에서 활동을 재개하고 빅뱅 지드래곤이 현지 광고 모델로 발탁되며 훈풍이 불어오는듯 했지만, 1년 후인 지난해 9월 중국은 다시 문화계 전반에 제재를 가하며 K팝 아티스트들의 앨범판매와 팬덤 활동 등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심의 통과도 전격적인 해제 조치라기보다 일시적인 것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읽힌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중국 신화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문체부]

실체 없는 '한한령'이 지속되는 동안 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문화 교류 확대'를 꾸준히 요구하며 중국의 문을 두드려왔다. 특히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과 문화교류의 해를 맞은데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까지 겹치면서 한한령 해제 노력이 결실을 볼까 문화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 편파판정과 한복 논란이 터져나오면서 국내에서는 반중정서가 오히려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다수의 흥행 드라마들을 제작한 제작사 관계자는 "한한령이 풀리면 국내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저희로선 판로가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올림픽 때 여러 논란 이후 중국과 관련한 언급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아 적극적으로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럼에도 6년째 얼어붙었던 업계는 물론이고 문체부를 비롯한 업계 당국에서는 한중 콘텐츠 교류의 확대 신호에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문체부 한류지원협력과 신용식 과장은 "'오! 문희' 개봉과 '사임당, 빛의 일기' 방영과 더불어 일련의 움직임이 있었고 올해 동계 올림픽, 한중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여러 상황들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는 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여러 변수가 있다보니 확정적으로 얘기 드리기는 어렵지만 외교부와 우리 부처가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예단하기는 어려운 부분은 있다. 중국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상대이자 시장이다. 콘텐츠진흥원도 기업과 중국 쪽을 늘 염두에 두고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외교적으로도 양국간 우호적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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