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오징어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을 같은 시기에 찍었는데, 저한테는 한 작품처럼 느껴져요. 너무나도 소중하죠."
2009년 CF 모델로 데뷔한 배우 이유미가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대중에게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그리고 올해 학생들의 좀비물을 그린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으로 12년 만에 2연타 흥행에 성공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이유미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2022.02.15 alice09@newspim.com |
"너무 행복해요. 정말 운이 좋았다고 느껴요. 작년 '오징어 게임' 이후 계속 이런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기니까 너무 기분 좋고 날아갈 것만 같아요. 하하. 아직까지 인기 실감은 나지 않아요. 실감은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이 모든 것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적응 중인 건지 혼돈이 오더라고요. 안정이 되면 어느 부분이 실감나는지 말할 수 있는 때가 오겠죠?"
이유미는 '오징어 게임'에서 참가자 240번인 지영 역으로 출연했다. 극중 지영은 구슬치기 장면에서 새벽(정호연)을 위해 목숨을 포기하며 눈물샘을 자극했지만, '지우학'에서 맡은 나연은 정반대의 인물이다.
"'오징어 게임'과 '지우학'의 캐릭터는 완전 상반돼 있었어요. 지영이는 무언가 덜어낸다면, 나연은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끌어 모아야 하는 인물이었거든요. 상반된 캐릭터에서 자연스럽게 매력을 느꼈어요.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역할이라 연기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죠."
이유미가 맡은 이나연은 부유한 집안에 사는 금수저 학생이다. 그러다보니 안하무인으로 자란 인물이기도 하다. 임대 아파트를 사는 친구를 대놓고 '기생수(기초 생활 수급자)'라고 부르는, 인간의 이기적인 면모를 모두 뭉쳐놓은 캐릭터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이유미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2022.02.15 alice09@newspim.com |
"드라마 제작 전에 원작 웹툰을 본 적이 있어요. 캐릭터를 구축해 나갈 때 웹툰 초반에 보이는 나연의 그림체가 날카로워서 그런 앙칼진 이미지를 참고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시나리오도, 정서적으로도 변한 부분이 있어서 대본에 많이 집중을 했어요."
'지우학'에서는 많은 빌런이 나온다. 윤귀남(유인수)에 이은 빌런이 바로 이유미이다. 작품에는 이유미로 인한 일명 '고구마 전개'가 많이 나온다. 신뢰를 얻기 위해 친구의 희생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나연이가 하는 행동은 쉽게 이해받을 수 없잖아요. 그랬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했어요.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됐고,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요. 나연이가 어릴 때부터 어떻게 자랐는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어떤 환경에서 자랐기에 경수를 그런 시선으로 바라본 건지 싶었고요. 단순히 나쁜 사람, 좋은 사람으로 나누는 것을 떠나서 나연이가 어떤 인물이고, 본인에게 그런 행동이 왜 타당성이 있었는지 생각하고 고민하며 연기했어요."
이기적인 마음은 사랑과 관심을 요하는 나연의 몸부림이기도 했다. 하지만 겉으로 비춰진 행동으로 인해 영화 '부산행' 김의성을 능가하는 빌런이라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너무 감사해요. 하하. 이왕 빌런을 할 거면 최강 빌런이 좋잖아요(웃음). 이왕 욕먹을 거면 많이 먹는 게 낫고요. 어중간한 것보다 확실한 게 좋다고 생각해요. 경수한테 '기생수'라고 말하는 장면이 생각이 나는데, 무슨 뜻인지 알고 나서 너무 충격을 받았거든요. 이 말을 제 입으로 내뱉어야 하는 거잖아요. 놀라긴 했지만 경수와 같이 합을 맞추면서 하나의 장면으로 완성시킬 수 있었어요. 나중에 그 장면을 찍을 때 친구들이 '어후, 얄미워'라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얄미워할 수 있게 연기했죠. 하하."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이유미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2022.02.15 alice09@newspim.com |
이유미는 2009년 광고 CF 모델로 데뷔해 아역배우로 연예계 활동을 이어갔다. 이후 '박화영', '보이스2', '땐뽀걸즈', '의사요한' 등 숱한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지만 '이유미'라는 이름을 11년차인 '오징어 게임'을 통해 알렸다.
"조급함은 항상 있었어요. 그래도 그 조급함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저한텐 좋은 원동력이에요. 힘들기도 했지만, 나름 싫지 않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하하. '오징어 게임'과 '지우학'을 통해 조금 더 성장한 것 같아요. 연기적인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고요. 두 작품을 같은 시기에 촬영을 했는데 이동하면서 덜어내고, 담으려고 하는 훈련을 반복했거든요. 힘들지만 너무 재미있었어요. 큰 배움을 남겨준 시간이었죠."
지난해와 올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2연타 흥행에 성공한 이유미는 tvN '멘탈코치 제갈길'로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이번 작품에서 이유미는 왕년의 세계 쇼트트랙 메달리스트 역으로 한번 더 연기 변신을 준비 중이다.
"올해 계획은 지금 찍고 있는 '멘탈코치 제갈길'을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맡은 캐릭터가 슬럼프에 빠진 쇼트트랙 선수인데, 멘탈 코치를 만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가 될 것 가아요. 작품을 통해 제가 맡은 좋은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리고 싶고요. 제 캐릭터를 통해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사랑받고 싶어요. 그럼 전 또 연기적으로 성장할 것 같아요(웃음)."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