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방역 예산 새로 만들고 33% 증액 편성
선진적 방역체계 도입 시사...교류 늘릴 듯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6차 회의를 개최하고 한해 예산을 심의·의결한 가운데 코로나19 방역 예산을 지난해보다 33.3% 늘려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대적인 국경봉쇄 조치를 취해오던 북한이 최근 중국과의 교역을 재개하며 방역에 더 많은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 단계적으로 물자 교류를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6차회의가 2월 6일부터 7일까지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다고 보도했다. [사진 = 노동신문] 2022.02.08 oneway@newspim.com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6차 회의가 2월6일부터 7일까지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회의에서는 내각의 지난해 사업정형과 올해 과업을 승인하고 국가예산 결산 및 올해 예산 채택 등이 이뤄졌다.
신문은 "올해 국가예산은 사회주의농촌건설과 인민경제 중요부문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비상방역사업과 국가방위력을 더욱 강화하고 과학, 교육, 보건 등 문화분야를 혁신할수 있도록 예산수입과 지출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올해 지출을 전년 대비 1.1% 늘렸으며 경제 분야 예산을 2% 증액했다. 과학기술 부문에 대한 투자는 전년과 거의 비슷한 비율로 유지됐다. 대체적으로 소폭 변화를 준 모습이다.
다만 북한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지출 항목을 새로 만들고 지난해 비상방역 자금보다 33.3% 증액해 편성했다. "방역을 선진적이며 인민적인 방역체계로 이행하는 사업을 적극 내밀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코로나19 관련 예산을 별도 편성하고 예산까지 대폭 늘리며 방역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지난해까지 취했던 국경봉쇄 정책에서 벗어나고 있는 북한이 교류를 재개하되 방역 기조는 느슨하게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 방역 요원들이 평양버스공장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 =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2020.12.15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작년까지의 셀프 봉쇄 정책에서 벗어나 올해 북중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하고 단계적으로 인적 교류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말하는 '선진적이며 인민적인 방역체계'는 중국식 방역체계를 의미한다"며 "향후 북한이 민생 회복을 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확진자 발생 시 중국식 해당 지역봉쇄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2년 넘게 취한 국경봉쇄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선진 방역체계에 대한 언급을 했고 이미 기존의 봉쇄적인 방역에서 벗어나 국경을 일부 개방하는 방향으로 가는 분위기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경 개방을 위해서는 국경에 검역소를 추가 설치하거나 방역 용품을 추가 배치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하고 결국 최종적으로 백신과 치료제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북한이 이전과 같이 물리적인 통제 방식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취하는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통제는 완화하더라도 방역 효과는 전과 다름이 없이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비대면으로 만난 자리에서 "비상 방역 사업은 북한이 공개한 수치 중 가장 증가율이 높다"면서 "비상 방역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고 비상방역 방식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예산상의 수요를 충당하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구체적으로 교역 재개 등 다른 분야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관련 부분에 주목해서 더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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