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일 잘할 사람은 이재명…검사보다 낫다"
이양수 "文 정부, 민생에 신경 안써…분노 높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오는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34일 앞둔 상황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가 지나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양강 구도가 견고해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서로 설 민심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2021.12.02 photo@newspim.com |
우상호 민주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 유권자들이 관망세에서 결집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정권교체도 좋지만, 그래도 일 잘할 사람은 이재명 후보 아니냐. 코로나 위기 극복도 검사 생활만 한 사람보다 행정경험 있는 이가 잘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가 우세했다고 정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설 민심 영향 때문에 설 연휴 직전부터 이 후보의 지지율이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고 판세를 분석했다"며 "설 이후 여론조사를 취합해야 하지만 저희 판단으로는 반등세가 계속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검사 출신인 윤석열 후보 보다 성남시장부터 경기지사까지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이 후보에게 지지율이 결집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번 설 연휴 기간 동안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주장에 "아전인수(我田引水·자기 논에만 물을 끌어넣는다는 뜻)"라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이번 설 명절 때 단연 민심은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가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명절 이후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김혜경씨(이재명 후보 배우자)의 황제 의전 갑질 등이 국민들을 섭섭하게 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부동산과 일자리 등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에 몰두하며 민생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에 대한 분노가 높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전날 중앙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려놓고, 무리한 공시가격 인상으로 세금 부담이 너무 커졌다"며 "국민들은 세금 때문에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양질의 일자리는 줄었고, 세금을 퍼부은 가짜 일자리로 눈가림하는 실정으로 인해 청년들과 저소득층의 희망은 없어졌다"며 "설 연휴까지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현 정권과 이재명 후보의 안이한 대응으로 안보 불안감 역시 증폭했다. 국민들은 오는 3월 9일 대선에서 무너진 나라를 바로잡고 정상적인 국가로 만들 절호의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설 연휴 일반 시민들의 민심은 정권연장과 정권교체 여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서울 중랑구에서 사는 70대 남성 김씨는 "김대중, 노무현을 지지해 왔던 사람이지만 더는 민주당에 기대하지 않는다"며 "우리 세대는 말 바꾸고 가족에 쌍욕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 정권교체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20대 여성 하씨는 "원래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이번에는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자리를 포함해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타격이 크다. 전셋집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반면 서울에 사는 20대 남성 김씨는 "윤석열 후보는 검찰 출신으로 대통령감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며 "이재명 후보의 탈모 공약 등이 시선을 끌었다. 실행 여부를 떠나 민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전남에 거주하는 80대 여성은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연장이 돼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정책에 관해 국민의힘이 막아서지 않았나. 이재명 후보가 이어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간 첫 4자 TV토론이 설 연휴 직후인 3일 열릴 예정이다.
설 연휴 직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대선 후보들의 토론인 만큼 결과에 따라 민심이 나뉠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철수·심상정 후보가 양비론을 펼치겠지만, 그래도 1등 후보인 윤석열 후보에게 공세가 몰릴 것"이라며 "공세가 몰리더라도 방어를 잘 한다면 오히려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