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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은행연 회장 "빅테크와 경쟁 위해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 시급"

기사입력 : 2022년01월26일 16:10

최종수정 : 2022년01월26일 16:10

김광수 회장 신년 기자간담회 개최
은행, 비금융 데이터 확보 불리해
점포폐쇄 억제보다 공동점포 확대해야
대환대출 플랫폼 재추진 어려워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와 경쟁하기 위해선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하는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26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빅테크와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가장 먼저 개선돼야할 문제에 대해 "데이터 경쟁력 강화를 어렵게 만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금융데이터 뿐만 아니라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해서 경쟁해야 하는데, 현재 은행권은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빅테크는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이나 인터넷은행법을 통해서 금융에 이미 진출할 수 있지만, 은행의 비금융 진출은 여전히 극히 제한돼 있다"며 "따라서 빅테크는 금융‧비금융 데이터 확보가 쉬운 상황이지만, 은행은 비금융 데이터 확보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도입된 마이데이터 제도도 은행에 불리하고 의미있는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의 비금융 진출이나 마이데이터 제도 등을 개선해야만 앞으로 공정한 경쟁기반 하에서 은행권도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겸영업무와 관련해서 은행연은 신탁·일임 등과 같이 각종 자산관리업무에 대한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가상자산업도 겸영업무에 추가하는 등 은행의 '종합자산관리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금융당국에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

김 회장은 "현재 은행의 부수업무는 여수신 등 고유업무와 연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연관성 판단기준을 보다 좀 완화해서 플랫폼 사업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또 은행의 핀테크나 생활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비금융회사에 대한 15% 출자제한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연 내에 인터넷은행 관련 조직 구성이나 이사회 구성원 변화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인터넷은행의 경우에도 특수성을 고려해서 이미 최근에 신설한 디지털금융 담당 조직을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사회 구성원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저희 연합회 정관을 개정해야 하는 사항이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은행의 연합회 이사회 참여와 관련한 사항은 인터넷은행은 물론이고 다른 사원은행 뿐만 아니라 주무관청 등과 함께 검토 중이다"고 답했다.

은행연합회는 26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행연합회)

김 회장은 지난해 초 현재 금융지주에 인터넷은행 설립 건에 대해 금융당국에 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기존 은행에 인터넷은행이 허용돼야 한다는 것은 고객 편의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일종의 스몰라이선스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은행이 타겟 고객층에게 에자일하게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 전략상 별도의 조직을 설립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자 하는 취지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최근 은행 점포 폐쇄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은행연은 자체적으로 TF를 꾸려서 방안을 마련 중이다. 김 회장은 "과도하게 인위적으로 점포 폐쇄를 억제하기보다는 어떠한 분들이 창구를 주로 어떻게 이용하시는지를 잘 파악한 후에 이에 맞는 전략으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고객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간 공동점포, 우체국 창구 제휴 방법을 확대하는 방안 등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드러냈다. 그는 "대환대출 사업의 재추진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며 "앞으로 가계부채 증가상황 등에 따라 방법과 시기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다만 개인적으로는 현재로서 대환대출 플랫폼이 원활하게 구축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다"며 "대환대출 플랫폼을 이용하게 되면 금리산정의 기초정보가 제한되거나 부정확할 수 있어 금리산출의 정확도가 떨어져 플랫폼 이용의 실효성이 그렇게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판매채널이 특정 플랫폼으로 독과점화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금융회사의 플랫폼 종속과 이에 따른 소비자편익이 감소하고 다른 한편으로 시스템리스크도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차기 정부에는 '금융산업 육성 공약'을 주문했다. 그는 "금융의 생활서비스 진출이나 각종 데이터 활용을 제약하는 규제에 대한 개선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며 "새 정부가 은행업계에도 관심을 기울여 다양한 규제완화나 지원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넷플릭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또 가장 트렌디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러 제도상 은행권의 데이터 경쟁력 강화를 제약하는 규제가 많은데, 임기 중에 이를 최대한 개선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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