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ICT

속보

더보기

[기고]카카오와 네이버, 혁신인가 약탈인가

기사입력 : 2022년01월21일 15:12

최종수정 : 2022년01월21일 17:14

[이근면 성균관대학교 특임교수] 대표 혁신기업이라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카카오그룹의 시총이 한달 새 27조 증발했다. 지난 해부터 시끄러웠던 규제 이슈와 경영진 리스크, 최근 벌어진 '스톡옵션 먹튀'논란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이면에는 '문어발식 확장'경영이 한계에 봉착해 성장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한국 재벌들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을 두고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카카오, 네이버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사업확장이 문어발 수준을 넘어 지네발에 이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의 국내외 계열사는 158개에 달한다. 이 158개 계열사 중에선 게임, 모빌리티, 보험, 엔터테인먼트 사업처럼 잘 알려진 분야도 있지만 이것까지 카카오가 하고 있었나 싶은 회사도 많다. 네이버도 카카오만큼 계열사가 많지는 않지만 새로운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점에선 궤를 같이 한다. 그런데 그 사업의 방향과 방법이 묘하다. 플랫폼이란 기반 위에 무차별적으로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니 말이다. 지탄을 받는 일부 사업에 대해선 사업 중지를 발표했다. 그럼 되는 것인가? 이제는 국가적 관점에서 바람직한 발전방향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의 주가하락을 보아도 혁신과 창의의 상징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던 국내 1,2위 빅테크 기업들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급격히 식어감을 느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준비를 명목으로 기존 대기업은 상상도 못할 특혜를 받으면서도 무분별한 골목상권 침투로 서민경제를 교란하는 모습에 문제의식을 느낀 국민들이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정치권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카카오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도 제동을 걸고 있던 터였다. 그런 탓일까? 새해 들어 네이버, 카카오의 시총이 14조 가량 증발했다.

이근면 교수.

네이버, 카카오의 무차별적 사업확장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누리는 확고부동한 점유율과 이를 바탕으로 획득한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발판으로 기존 산업에 손쉽게 진입하지만 생산방식의 혁신, 부가가치의 질적 향상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잘 연결해주는 것도 물론 의미 있고 필요한 혁신이지만 단순히 거래 중개 방식을 효율화 하는 수준에 머문 채 소비자와 생산자 양측으로부터 수수료만 높게 받으려 한다면 그 혁신은 무엇을 위한 것도 아닌 사이비 혁신에 그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국가적 SUM을 얼마나 늘리는 결과를 가지고 왔는가?

이는 기존 산업 종사자의 기득권(?)(과연 이조차 기득권인가?)을 무너뜨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반사적 이익 향유자 외에는 사회와 국가의 부담으로 남게 되는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택시, 대리기사, 미용실 부동산 중개 등 전형적인 서민경제 생태계에 자산규모 수십조짜리 대기업이 뛰어들어 시장을 평정한 후 폭리 수준의 비용을 받겠다고 하는 순간 거래방식의 혁신은 기존 산업을 붕괴하는 착취의 고도화, 수탈의 고착화로 변모하게 된다.

기존 재벌들이 이러한 형태로 사업확장을 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삼성이 꽃배달을 하고 현대가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LG가 대리운전을 한다면 과연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까? 삼성, 현대 LG가 돈이 없고 기술이 없어서 이런 분야에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 자동차, 가전 등 국가 경제의 줄기를 이루는 산업분야 경쟁력을 더 튼튼히 하고 우주산업, 바이오산업 등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승객이 택시를 더 잘 잡을 수 있게 중개 방식을 효율화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그것만으로 손님에게 호출료를 대폭 올리고 기사에게 프로그램 이용료를 몇 배 비싸게 받으려 든다면 이는 과도한 폭리이자 수탈이다. 적절한 수준의 비용 인상과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전기차 산업, 드론 산업에 진출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데 썼다면 카카오, 네이버를 향한 시선이 이처럼 차갑진 않았을 것이다.

골목상권의 생존권 박탈 VS 엘론머스크나 제프베조스 같은 이들이 갖는 몽상적이며  세계적, 인류적, 세기적이며 미래의 이야기를 하는 꿈에는 미치지 못하는가? 우리들의 미래와 우주로 가는 꿈 같은 스토리는 세계의 기부자의 몫인가? 기업가의 몫인가? 무엇이 의미가 있겠는가? 국내 두더지인가, 창공의 매인가? 경쟁자는 세계와 인류의 미래 아닌가?

정부와 정치권이 규제의 칼을 빼 들었다. 이참에 카카오, 네이버의 사업확장이 가진 명과 암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이들이 자신의 실력과 덩치에 알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한다. 빅테크 기업들이 진출하는 모든 사업이 곧 서민의 생존권 위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은 부당한 기득권일 수 있다. 기득권을 혁파하는 혁신은 장려해야 하나 생존권을 위협하는 혁신의 탈을 쓴 수탈은 곤란하다.

대리운전, 택시 등 생존권의 문제가 대두되는 분야에서 카카오의 행보에 제동을 건다고 그것이 곧 반혁신으로 매도되어선 안 된다. 독점과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소작농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지키고 사회정의에 부합하기 때문이지 돈 있고 힘 있는 기업이나 개인의 팔을 비틀기 위함은 아니다. 소비자가 편리해지면 그만이지 대리기사, 택시기사, 가게 사장님들의 사정까지 봐줘야 하냐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럼 내가족과 우리 이웃의 생존권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박수칠 일인가? 방관할 일인가? 그러나 지금까지 네이버, 카카오는 독점적 지위를 확고히 한 뒤엔 편리함의 대가로 지나친 비용을 청구해 결국 한 산업생태계를 독식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소비자조차 기만하는 상술은 아닌지 우려된다. 또한 기본적인 국내 산업의 영역을 떠나 세계적 시장에서의 확장과 경쟁으로 국가경제의 수준과 국격을 높여주는 활동으로의 에너지 전환은 요원한가?

공정위의 서슬퍼런 칼날에 카카오는 30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 마련등 안을 내놓았지만 그 보다는 그 돈을 내일에 배팅할 수 있는 근성은 없을까? 그것은 ESG를 떠나서 철학의 문제 아닌가? 왜 사업을 하는가? 돈을 벌기 위해서? 너무 많은 돈이 벌어지면? 누구를 위해서? 이러한 시대의 역할과 물음에 답을 할 차례이다. 이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재벌의 문어발을 공격하던 그 많은 비판의 목소리와 감시의 시선은 어디 있는가? 시스템화 되어 가는 산업생태계 약탈을 막아내야 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혁신기업이라는 기대감으로 성장했는데, 지금과 같은 형태라면 결국 정부의 규제를 피할 수 없다. '규제위주'를 벗어나려면 '상생위주'로 가야 한다. 그리고 국내에서 눈을 돌려 국제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국내 시장에 이런 식으로 들어오면 안된다. 이미 국내시장은 이런 경험을 대기업에 많이 당했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하면 그 둘이 창업주가 기업가 정신이 많이 쇠퇴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답답하다. 기업 역사에 회자 될 때 어떤 인물로 남게 될지.

이근면 교수는 삼성그룹에서 37년 동안 인사조직의 최일선을 지휘했던 인사전문가다.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1년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11월 초대 인사혁신처장으로 임명돼 공직사회 혁신을 진두지휘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사처장으로 재직할 당시 성과주의를 공무원 사회에 도입했으며, KTX 이용시 일반실을 타는 장관급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사진
조은석 내란특검 "사초 쓰는 자세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3대 특검(특별검사)' 중 내란 특검을 맡게 된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13일 "수사에 진력해 온 경찰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검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팀 구성과 업무공간이 준비되면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조 특검은 현재 퇴직 후 별도 근무 중인 변호사 사무실이 없고 재택근무 중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전남 장성 출신인 조 특검은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검 공판송무과장, 대검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청주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뒤 문재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한 뒤 검찰을 떠났다. 2011~2025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조 특검은 임기 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거는 등 윤석열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저녁 내란 특검에 조 특검,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했다. 조 특검과 민 특검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 특검은 조국혁신당 추천이다. 각 특검은 최장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치게 되며, 내달 초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특검은 최대 60명, 김건희 특검은 40명, 채해병 특검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예정이다. hyun9@newspim.com 2025-06-13 07:4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