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만평서 등 뒤에 靑·與 칼 꽂힌 그림 기억나"
"청와대팀, 첫 면담서 '경제 개혁은 우리가 한다'"
장하성·홍장표·정태호에 직격탄 "왜 아무 말 없나"
[서울=뉴스핌] 채송무 조재완 기자 =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였던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후보는 14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북한과 관련된 정책에 대해 "이번 정부에서는 북한에 대한 분명한 원칙과 강단을 보이지 못했다"며 "외교에 있어서 민주주의, 인권, 자유무역이나 개방, 기후 변화에 대해서는 우리가 가진 확고한 원칙을 국제사회가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대북 문제도 우리가 평화를 중시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도발에 준하는 행위를 했을 때 분명하고 단호하게 입장을 세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라며 "대북이나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일부의 시도 때문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leehs@newspim.com |
김 후보는 경제 정책의 수장이었던 당시 청와대와 여당으로부터 많은 견제를 받아 뜻을 펼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후보는 자신의 등에 청와대와 여당을 상징하는 창과 칼이 꽂힌 당시 일간지 만평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언젠가 모 일간지에서 제 그림을 그린 적이 있다. 제가 장수 옷을 입고 전진하려고 하는데 제 등 뒤에 창 하나와 칼 하나가 꽂혀 있다"라며 "거기에는 깃발이 걸려 있는데 하나는 청와대, 하나는 여당 깃발이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2년 6개월 경제 부총리 시절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저는 여러 차례 의견을 개진했고, 심지어 대통령 면전에서 크게 다툰 적도 있었는데 불과 2년 만에 최저임금을 30% 인상했고, 근로 시간 단축을 경직적으로 운영했으며 법인세 인상을 짧은 시간 내 최저세율로 올렸다"라며 "부동산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이야기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돌이켜 보면 부동산 문제에서 대통령이 몇 차례 사과했고 저도 초기 2년 6개월의 경제 수장으로서 그동안 경제 운영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라며 "그런데 당시 최저임금 인상과 부동산 문제를 포함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분들은 왜 아무 말 없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떤 분은 해외 대사를 갔고 어떤 분은 국정정책연구소에 갔으며 어떤 분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라며 "그분들은 왜 조용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는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장하성 주중대사,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었던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정책기획비서관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들과의 갈등은 취임 첫 자리부터 시작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부총리에 처음 임명돼서 청와대 팀과 첫 만남을 했는데 그들이 '경제 일반적인 운영은 부총리가 책임지고 경제 개혁은 저희가 책임지겠다'고 해서 완강히 거부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운영과 경제 개혁을 떨어뜨릴 수 없다고 했는데 그때부터 생각이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청와대 스태프 중에서는 정해진 방향에 따라 충실한 집행을 기대한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고 저는 완강히 거부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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