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설강화' 역사왜곡 논란…'조선구마사' 전철 피해갈까

기사입력 : 2021년12월19일 09:24

최종수정 : 2021년12월19일 09:24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JTBC 드라마 '설강화'가 방영 전부터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K콘텐츠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초기 기획 단계부터 불거진 뼈아픈 논란이 방송 후에는 잦아들 수 있을까.

JTBC 주말드라마 '설강화'는 18일 첫 방송을 앞둔 기대작이다. 주연으로 배우 정해인과 세계적인 K팝 스타 블랙핑크 지수가 출연한다. 유인나, 장승조, 윤세아, 김혜윤 등 탄탄한 라인업을 갖춘데다 JTBC 최고의 흥행 드라마 '스카이 캐슬' 제작진이 합류하며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로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라는 작품 소개 문구를 접한 예비 시청자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JTBC 홈페이지]2021.12.17 jyyang@newspim.com

설상가상으로 '설강화'의 주인공인 수호가 명문대상으로 위장한 남파공작원이라는 설정도 유출되면서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의 역사왜곡 의혹이 불거졌다. 실제로 당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이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는 등의 일이 벌어졌고, 현대사의 아픈 역사로 남아있기 때문. 자연스럽게 이는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으로 번졌다.

JTBC는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급기야 지난 3월에 SBS 퓨전사극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드라마 폐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설강화'를 향한 비판의 화살도 거세졌다. 급기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설강화' 촬영 중단 청원이 제기됐고, 22만 명의 동의를 받아 청와대에서 직접 답변을 하기에 이르렀다.

청와대는 '설강화' 제작 중단 요청에 "'방송법' 제4조는 방송사의 편성과 관련해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있으며 법률에 의하지 않은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특히 창작물에 대한 정부의 직접 개입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내용에 대해 창작자, 제작자, 수용자 등 민간에서 이뤄지는 자정 노력 및 자율적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지나친 역사 왜곡 등 방송의 공적 책임을 저해하거나 심의 규정을 위반하는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거센 비판 여론에도 '설강화' 측은 드라마 제작을 지속했고 18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조현탁 감독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역사왜곡 논란을 의식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창작자들이 작품에 임할 때 최선을 다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만든다"며 "그 부분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방송 전부터 (논란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게 창작자에게 고통이고 압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설강화'는 1987년을 배경으로 하지만 군부정권이라는 것 외에 모두 가상의 인물, 가상의 배경"이라며 "청춘 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기 위한 설정이고, 그 안에서 저희들만의 리얼리티와 이야기를 소신껏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분단의 엄혹한 현실 속에서 원치 않는 운명에 휩쓸렸으나, 끝내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준 두 청춘의 뜨거운 사랑 이야기임을 강조했다.

'학생운동하는 간첩' 설정 외에도 국가정보원의 전신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소속 인물들을 주요 배역으로 설정하며 '안기부 미화' 논란에도 시달렸다. 배우 장승조가 맡은 안기부 1팀장 이강무 역은 언제나 절도 있게, 뒤로 물러나는 법 없이 임무를 수행해온 원칙주의자이자 대쪽 같은 인물로 소개됐다. 지수가 맡은 여주인공 이름이 '영초'라는 것도 민주화 운동가 천영초 씨를 모티브로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조 감독은 "초기에 문구 몇개가 유출됐고, 자기들끼리 조합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말들이 퍼지고,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하면서 여러가지를 느꼈다"며 "(시놉시스) 관리에 소홀했던 제작진의 잘못이라 생각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책임감을 갖고 작품을 만든 만큼 직접 드라마를 보고 판단해 달라는 요청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트위터 캡처] 2021.12.17 jyyang@newspim.com

시청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여전히 온라인 게시판과 SNS 상에는 "아니라더니 남파 공작원 설정이 맞다" "시대배경만 가상으로 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는 등의 비판 여론이 팽배하고 다수의 공감을 얻고 있다. 주인공 수호의 소개글을 캡처해 비슷한 비판을 제기한 트위터 이용자의 의견은 1만3384회가 넘게 리트윗 됐고 2286회의 마음에 들어요(공감)를 받았다. '설강화'에 출연한 배우, 제작진은 물론이고 OTT 독점 계약을 맺은 디즈니+를 향해 불매 운동을 언급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번 '설강화' 역사왜곡 논란에 위근우 칼럼니스트도 "시대배경이라는 건 무슨 벽지 데코 같은 게 아니다. 이미 그 안에 수많은 누적된 맥락이 엮여있다. 군부정권과 민주화 운동이 배경이라면 거기엔 이미 부당한 권력과 반공 이데올로기라는 지배 메커니즘이 깔려 있는데 거기서 안기부가 어떻게 시대배경과 독립되어 드려질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취중진담' 전람회 출신 서동욱 사망…향년 50세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1990년대 인기 듀오 '전람회' 출신인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가 18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 서동욱은 휘문고와 연세대 동창인 싱어송라이터 김동률과 전람회를 결성해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꿈속에서'로 대상을 받으며 등장했다.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 [사진=모건스탠리 홈페이지] 전람회는 1994년 1집으로 정식 데뷔한 이후 1997년 해체할 때까지 세 장의 앨범을 냈다. 서동욱은 김동률과 전람회로 기억의 습작, 취중진담, 졸업 등의 히트곡을 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실 1호에 마련됐고, 발인은 20일 오전 11시 40분,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y2kid@newspim.com 2024-12-18 21:50
사진
달러/원 환율 1,450원 돌파...15년래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도 돌파하며 1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내년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9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00%p를 기대한 것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예상대로면 연준은 내년 0.25%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낮추게 된다. 매파적인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에 이날 미 달러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9일 오전 6시 50분 기준 1453원으로 1450원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koinwon@newspim.com 2024-12-19 06: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