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져 있어"
김종인, 與 박용진 출판기념회 참석도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 대표가 전날에 이어 1일 이틀째 당무 거부를 이어가고 있지만 윤 후보는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겠다'며 직접 통화 시도조차 하지 않아 갈등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 인재 영입 및 운영 관련해 윤석열 대선 후보측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1일 국회 국민의힘 사무실 복도에 붙여진 이 대표와 윤 후보의 포스터가 보이고 있다. 2021.12.01 leehs@newspim.com |
같은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를 찾아 "우리가 늘 공정·정의를 유행어처럼 굉장히 많이 얘기하지만 실질적으로 공정·정의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는 정치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며 윤 후보를 우회적으로 저격했다.
공정과 정의는 윤 후보가 내세운 대표적인 비전으로, 선대위 합류를 두고 갈등을 벌여온 윤 후보에 대한 불만을 은연 중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갈등의 가장 큰 이유로 윤 후보의 선대위 구성 문제를 지적한다. 실제 이 대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이 불발되고 후보 측근들로 이뤄지는 선대위 의사 결정 시스템에 공개적인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선대위는 필요성과 상징성 두 가지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필요성은 판을 잘 읽고 전략도 잘 짜고 경험도 많은 정치인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징성이라는 건 이 사람 하나를 내놓으면 그 사람의 존재만으로도 메시지를 주는 게 상징성"이라며 "지금 윤석열 선대위에는 이 두 가지가 다 없다. 그러니 이 대표 입장에서 볼 때는 이번 선거에서 지면 자신의 정치 생명도 끝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뭐라도 해보려고 (잠적하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합류하지 않으면 (이 대표가) 그렇게까지 끌고 갈 가능성은 많지 않다"며 "김 전 위원장이 이번 주말을 지나 들어와도 별 의미가 없다. 지난 총선에서 김 전 위원장이 늦게 합류해서 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들어와서 전면적으로 선대위를 다시 꾸리지 않는다면 최소한 선대위원장은 선거를 다수 지휘하고 겸해본 사람이 해야 하는데 윤 후보가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져 있다"며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 정치를 쉽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당내 기둥 역할을 해 줄 인사가 없다는 것"이라며 "선대위 구성 관련해서 각자의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런 걸 수렴할 노력이 너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어쨌든 대선 결과의 1차적인 책임은 후보 본인에게 있기 때문에 윤 후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 과정이 서로에 대한 승복으로 비춰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혹자들이 얘기하듯 지지율에 심취돼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정권 교체라는 지상 명령을 어떻게 실천해낼 것인가에 대해 서로가 깊은 이해와 사명감을 조금 더 더더욱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의 우려처럼 이 대표가 선대위 당직을 사퇴하는 등 국민의힘이 '친윤(친윤석열)' 대 '비윤(비윤석열)'으로 갈라지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 또한 정권 교체가 안 되면 자신까지 위태로워진다는 걸 알기에 그렇게 분열되는 상황까지 갈 수는 없다"며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굉장히 많이 나거나 더 떨어지면 그럴 수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갈등은 봉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후보를 경선 과정부터 도와온 한 관계자는 "윤 후보가 오늘까지는 충청 일정이기 때문에 지방 일정을 소화할 수 밖에 없다"며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직접 찾아가는 그림이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이 대표와의 갈등 이면에는 김 전 위원장의 영입 문제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 이후 윤 후보의 행보를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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