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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유럽은 마스크 벗은지 오래, '백신패스'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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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부터 입국까지 첩첩산중, '깐깐한' 코로나 검사에 진땀
유럽 대부분 국가 '노마스크', '위드코로나' 시행·적응중
귀국해서도 2주 걸쳐 2번 PCR검사 '여전한' 코로나 그림자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해외출장의 길은 험난했다.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가 설립한 로테르담과 바르셀로나 유럽 물류센터 체험을 위한 출장은 '고난의 행군'이었다.

출국준비부터 국내로 다시 입국하기까지 코로나19의 검역절차는 각 나라에서 여전히 까다로왔다. 한국도 11월1일부터 '위드코로나'에 들어가지만, 유럽은 대다수 나라가 10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위드코로나'를 실시하고 있었다.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출국전 PCR 영문검사증명서 등 까다로운 준비물

3년만에 비행기를 탄다는 설레임도 잠시. 출국을 위한 여정은 고단했다. 가장 먼저 마련해야 할 서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 증명서와 출국전 PCR검사증명서였다. 

중요한 포인트는 모두 '영문증명서'만 출국에 인정된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백신접종 영문 증명서는 출력이 간단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백신증명서에 필요한 이름과 주소 등을 영문으로 입력한 뒤 뽑으면 끝났다. 단, 모더나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2번에 걸쳐 접종해야하는 백신은 해외 출국일 기준 접종 완료 2주가 지난 영문 증명서만 출국시 인정된다.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 해외출국을 위해 필수적인 영문 코로나백신예방접종완료증명서 2021.11.03 fair77@newspim.com

2차 접종을 '후다닥' 마쳤다고 당장 며칠 뒤 항공기를 타고 해외에 갈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출국전 PCR 검사는 복잡하면서도 인내심을 요구했다. 우선, 해외 현지공항 도착 시간 기준으로 72시간 이내 PCR 검사만 인정된다. 그렇게 하려면, 정밀한 시간계산이 필요하다.

PCR검사는 받은 이후 하루가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 한국이 빠르게 처리한다고는 해도, 검사를 받으면 빨라도 다음날 오전에야 결과를 받을 수 있다.

해외 공항 도착기준 72시간 전 증명서만 인정되기 때문에 최대한 출국시간과 가깝게 증명서를 손에 쥐어야 한다.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영문증명서를 뗄 수 있다 해도, 중간에 공휴일이라도 끼어 있으면 발급해 주는 병원이 드물다.

출발 시각은 10월 25일(월요일) 오전 12시55분. 한국식 표현으로 일요일 밤 비행기였다. 도착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현지시각 10월 25일 오전 5시15분. 72시간 기준으로 시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한국시간으로 10월23일(토요일) 오전에 검사를 받고, 10월24일(일요일) 낮에는 PCR영문증명서를 받아 들어야만 했다.

주말을 끼고 있어 일요일에 PCR영문증명서를 발급해 주는 의료기관이 거의 없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가면 선별진료소별 영문 증명서 발급 의료기관이 나와 있다.

대부분 대학병원이나 상당수 병원에서 검사와 발급을 하기는 했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 발급 기관은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이 '가뭄에 단비'였다. 단, 오전 8시30분부터 PCR검사를 실시하지만, 하루 150명 선착순이다.

토요일 오전 7시 20분쯤에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했다. 벌써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오전 8시30분에 준비를 마친 의료진들이 PCR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를 받는데까지 1시간 30분 넘게 걸렸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PCR검사를 받고 싶을 때 가까운 선별진료소나 임시진료소만 가도 무료로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출국시에는 다르다. '공짜'가 아니다. 검사를 받은 뒤 영문증명서 발급비용까지 포함해 검사비만 15만원 가까운 돈이 든다.

의료기관마다 다르기는 해도, 해외출국용 영문증명서 가격은 10만원은 훌쩍 넘는다. 여기에 반드시 '여권'을 가져가야 한다. 신분증만 갖고 방문했다가 여권을 가지러 급히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검사 이후에도 하루를 더 기다려야 한다. 다음날인 일요일 낮 12시쯤 문자로 통보가 온다. 결과는 '음성'. 일요일은 출국일이다. 늦어도 오후 10시 정도까지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증명서를 찾으러 갈 때도 '여권'을 지참해야 한다. 부리나케 도착한 뒤 증명서를 받기 위해 또다시 줄을 섰다. 30분 이상 기다린 끝에 겨우 영문 PCR증명서를 받아 들수 있었다.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 코로나 19 여파로 여전히 텅빈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의 모습. 2021.11.03 fair77@newspim.com

◆현지 국가 요구 코로나19 검역서 작성 '진땀'

10월24일(일요일) 저녁 9시쯤 도착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은 '적막강산'이었다. 밤이라고는 해도 예전에는 출국을 위한 인파로 북적대던 인천공항이었다. 코로나 위력이 대단하다. 공항에 사람 구경하기가 어려웠다.

공항에서도 검역은 깐깐했다. 탑승을 위해 네덜란드 KLM 항공 카운터에 섰다. 체크인 과정에서 항공사는 영문 백신접종 완료 증명서와 영문 PCR검사 증명서를 요구했다.

확인 이후 항공권 발권이 시작됐다. 짐을 부치고, 출국검사대로 향했다. 예전보다 좋은 점은 출국검사에 걸리는 시간이 '엄청' 짧아졌다는 것. 하지만 코로나19가 덮친 공항의 자화상을 보는 듯 해 서글픈 마음이 앞섰다.

출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 곧바로 스페인 바르셀로나행 항공기를 경유해야 한다. 스페인 입국을 위해서는 온라인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검역 절차를 마쳐야 했다.

KLM 항공 카운터에서는 QR코드가 찍힌 인쇄물 한 장을 건넸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QR코드를 찍으니 환승 이후 기착지인 스페인의 보건당국 홈페이지로 이동했다.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 스페인 입국을 위해 스페인보건당국의 검역절차를 마치고 이메일로 받은 입구검역증명서 2021.11.03 fair77@newspim.com

스페인 입국을 위한 방역 입국신고서가 나왔다. 작성은 간단치 않았다. 한국어는 없다. 영어로 하나하나 질문에 답변하고, 입력해야 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마쳤는지, 스페인에서 머물 호텔은 어딘지, 스페인 어느 지방으로 가는지, 여권번호와 한국 거주지 등 적어 넣을 사항이 단계별로 이어졌다.

하나라도 잘못 입력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 행여 영문 해석을 잘못해 현지에서 입국이 거절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신경이 곤두섰다. 십수년만에 토익 시험을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이다.

겨우 작성을 끝내면 입력한 이메일로 코드가 전송된다. 숫자로 이뤄진 코드를 마지막으로 집어 넣고서야 QR코드를 포함한 허가서가 떴다.

허가서를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 입국심사에서 제시하고, 통과해야만 공항 밖으로 나갈수 있다고 했다.

◆유럽 대부분 국가 길거리 '노마스크'

11시간 넘는 비행에 이어 도착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도착 이후에도 코로나 19에 대한 방역심사가 기다렸다. 영문 코로나19 접종완료 증명서와 한국에서 받은 PCR 영문 증명서는 '필수품'이었다.

입국 심사대에서 이상없음을 확인한 뒤 네덜란드 공항 심사대를 나왔다. 바르셀로나로 향하는 환승 게이트에서 다시 항공기를 갈아탔다.

2시간30분이 더 걸려 발을 내디딘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에서는 '필수품'(영문 코로나19 접종완료 증명서 + PCR 영문 증명서)과 더불어 한국에서 스페인 보건국 사이트에 접속해 작성하고 받은 QR코드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다. QR코드 증명서를 그나마 잘 작성했는지 공항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공항에서 벗어나 숙소로 가는 길에 본 거리 모습은 '노마스크'가 인상적이었다. 이미 스페인은 '위드코로나'를 실시중이었다. 현지에서 만난 교민에 따르면 스페인은 8월말부터 '위드코로나'를 준비했고, 10월 중순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차 접종률이 80%를 넘은 국가는 포르투갈과 아이슬란드, 스페인, 칠레(2021년 10월 24일 기준)의 4개국이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일상 생활을 누리는 듯 했다. 그래도 2년간 몸에 밴 습성은 버리지 못하는 듯 했다. 실외에서는 '노마스크'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조금이라도 몰리는 곳에서는 가방이나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착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만, 실내로 들어갈 때는 제약이 있다고 했다. 유럽 연합이 발급한 백신접종증명서, 즉 EU백신 접종완료증을 휴대전화 등에 QR코드로 넣어두고, 식당 등에 들어갈 때 제시해야 한다고 현지 교민은 말했다. 한국으로 치면, 현재 도입을 논의중인 '백신패스'인 셈이다.

백신패스 발급은 유로국가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교민은 전했다. 그나마 프랑스가 '발급받기 쉬운 편'이라고 했다. 프랑스 보건당국 홈페이지에 접속해 요구하는 내용을 적어 넣고, 비행 후 도착한 뒤 PCR검사를 받고, 백신패스인 '코로나 패스'를 받는 방식이다.

솅겐조약에 가입해 국경 이동이 자유로운 유로 국가 내에서는 하나의 국가에서만 '코로나 패스'를 받으면 식당 등에서 '프리패스'다. 하지만 네덜란드에서 발급받을 경우에는 한국에서 가져온 영문 접종완료증명서를 제출하고, PCR검사를 받고, 하루나 이틀 기다린 뒤 음성이라는 결과를 등록해야만 발급해 준다고 교민은 말했다.

식당에서도 '복불복'이다. 어떤 식당은 한국에서 가져온 영문 접종증명서만 확인하면 입장할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식당에서는 유로에서 인정한 '코로나 패스'가 있어야만 입장가능하다고 했다.

스페인 일정을 마치고, 네덜란드로 다시 향하는 공항에서도 '백신검역'은 철저했다. 또다시 한국에서 발급받은 영문 백신접종완료증명서를 제출하고서야 항공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도 스페인에서 네덜란드로 이동할 때, 현지에서 받은 새로운 PCR검사서를 달라고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국가처럼 국경이 운영되는 EU 국가 안에서도 개별 나라마다 72시간 이내 PCR검사서 제출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하니, 유럽에서 여러 국가를 이동할 경우에는 현지 검사소와 검사 금액, 수령받는 법 등을 잘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네덜란드도 스페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위드코로나' '노마스크'였다. 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갔다. 중심지에서는 활력이 넘쳤다.

2년간 마스크를 달고 산 한국인의 시선으로는 '기묘한 풍경'으로 다가왔다.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찾기 힘들었다. 실내에서도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성인 가운데 코로나19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비율은 네덜란드의 경우 79.2%(2021년 10월 21일 기준)다. 위드 코로나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최근 확진자 급증세에 다시 방역의 문턱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대부분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코로나 패스' 사용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코로나 시절'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는 스페인에 비해 식당 등에 들어가는 게 까다롭다. 네덜란드는 코로나19 제한 조치 대부분을 지난 9월 중순부터 단계적으로 완화했다. 다만, 식당과 주점, 문화행사 등 실내로 들어갈 경우 백신 접종 완료증명서인 '코로나 패스'를 제시해야 한다.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 네덜란드 로테르담 시내에서 시민들이 '노마스크'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21.11.03 fair77@newspim.com

◆만만치 않은 귀국 준비물

귀국도 만만치 않았다. 또다시 현지에서 PCR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국 도착 시간을 기준으로 72시간 이내 인정되는 PCR검사에서 'Negative(음성)'라고 찍힌 증명서를 받아야만 한국땅을 밟을 수 있다.

국내 입국 하루전 오전 8시 30분. 네덜란드 숙소에서 차량을 타고 5분 가량 이동했다. 코로나19 검사소가 있었다. 검사에 든 비용은 75유로(10만2540원). 특이한 점은 한국에서는 검사시 '정석대로' 콧구멍 안쪽까지 깊이 찔러넣어 검체를 채취하는데, 네덜란드에서는 찔러넣기는 찔러넣는데, 한국처럼 '싸하고 아프다'고 할 정도로 깊이 면봉을 찔러넣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과 또다른 점은 검사시 제출한 서류에 이메일 주소를 적어두면, 반나절이나 하루 뒤에 결과를 보내준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의료법에 그렇게 규정돼 있는지 몰라도, 검사 한번, 서류 찾으러 한번 등 모두 2번씩이나 검사 의료기관을 찾아가야 한다.

일정을 모두 끝내고,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으로 출발했다.

귀국편도 네덜란드 KLM 항공. 발권 카운터에서 현지에서 받은 PCR 검사 증명서와 한국에서 가져온 영문 백신접종증명서를 제출하고 항공권을 받았다.

공항 검역대 등을 통과한 뒤 항공기 탑승 전에도 KLM항공의 체온체크와 방역서류 작성이 있었다. 이후에야 비행기를 태워 준다.

10시간 넘는 비행을 거쳐 한국에 도착했다. 항공기를 빠져 나오면 곧바로 공항 검역소를 맞닥뜨리게 된다.

한국의 입국 방역은 스페인이나 네덜란드보다 더 깐깐했다. 해외에서 받은 72시간 이내 PCR검사증명서와 한국에서 발급한 영문 백신접종 완료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우주복'을 입은 검역원들은 서류가 미비한 입국자들은 '열외' 시켰다. 검역신고서는 미리 항공기에서 나눠준다. 검역원들은 매의 눈으로 서류를 검사했다. 검사하는 2분 남짓 시간은 매를 피하는 참새의 심정이 됐다. 서류와 검역신고서 등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여권에 'PCR검사완료', '백신접종완료'라는 두 장의 스티커를 여권에 붙여준다. 그러고 나서야 '공항 밖 한국땅'에 들어올 수 있었다.

한국 땅을 밟았다고 해서 '끝난 건 끝난 게' 아니다. 입국 이후 또다시 두 번의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루 안에 거주지 보건소 등 선별진료소에 가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토요일(10월30일) 입국한 뒤 다음날인 일요일(10월31일) 아침 부리나케 보건소 임시선별진료소로 갔다.

하지만 '검사 불가'. 해외 입국자는 임시선별진료소가 아니라, 보건소 등에서 운영하는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구청 보건소 홈페이지를 들어가니 일요일은 오후 1시부터 운영 시작이다. 시간에 맞춰 다시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PCR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때까지 자가격리다.

하루가 지난 뒤 나온 결과는 '음성'. 외출이 가능하지만, 또다시 일주일 뒤인 11월 6일에 2차 PCR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와야만 비로소 기나긴 여정이 마무리된다.

출국부터 체류, 입국까지 PCR 검사만 4번. 그냥 목구멍과 콧구멍은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유럽 등에서 여러 국가를 방문하는 여행객은 현지 국가 방역 기준에 따라 4번 이상 PCR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전세계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해외 출국은 코로나19의 파워가 실감난다. 예전처럼 '검사없는 자유'가 그리웠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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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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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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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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