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발전전람회' 애국가 지휘자 복장 포착
"김정은, 정상국가 표방...친근함 강조"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이 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복장이 등장해 이목이 집중된다.
최고존엄의 얼굴이 그려진 복장이 등장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북한이 열병식 대신 전람회를 개최하고 '김정은 얼굴 티셔츠'까지 등장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이 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가 등장했다. [사진 = 조선중앙TV 캡쳐] 2021.10.13 oneway@newspim.com |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2일 보도한 국방발전전람회 행사 영상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연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등장한 지휘자가 입은 티셔츠에는 김 위원장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최고지도자를 신격화하는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사진이나 물건이 훼손되는 것이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으로 여겨진다.
북한은 화재나 수해같은 사고가 발생한 현장에서 최고존엄의 초상화를 몸 던져 건졌다는 일화를 대대적으로 선전해오기도 했다.
이러한 북한 사회에서 김 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옷을 입는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티셔츠의 경우 세척이나 보관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얼굴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더욱 이례적이다.
이 장면이 등장한 곳은 북한에서 처음 열리는 '국방발전전람회' 현장이다. 북한이 열병식 대신 무기전람회 형식을 택한 것을 두고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현장에선 김 위원장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등 주요 간부들과 원형 테이블에서 함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최고존엄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 역시 정상국가를 표방하는 김 위원장이 인민들에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애민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자신이 인민을 위한 지도자라고 하는 것을 다양한 방식을 통해 보여줘왔다"면서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센터장은 "북한은 지속적으로 정상국가를 표방하고 있다. 열병식이 아닌 전람회를 개최한 것 역시 자신들이 정상적인 국가임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며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는 것을 허용했다는 건 결국 북한의 사회가 이렇게 열려있고 자신은 애민지도자라는 것을 알리려 하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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