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문화

속보

더보기

[한국의 중국인Talk!]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중국 시장 담당 '신지애', "중국에 부는 의료 한류의 바람"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전 세계가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의료에도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의료 한류' 열풍 속에 세계적인 의료 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

신지애(辛潔, 중국명·신제)는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중국 시장 담당자다. 그녀는 중국인 의료관광객이 보다 편리하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의료상담을 통한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일정 조율을 돕는다.

뉴스핌·월간 ANDA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활치료센터와 근무지를 오가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신지애를 만나 한국 의료 서비스와 한국 방역 시스템에 대해 느낀 점 등을 전해 들었다.

뉴스핌과 인터뷰 중인 신지애. [사진=뉴스핌]

신지애의 첫 인상은 밝고 쾌활한 이미지였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青島)시에서 태어난 그녀는 2009년 한국 유학 길에 올랐다.

한국 유학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다른 유학생들처럼 한류의 영향이 컸다"고 답했다. 그녀는 "한국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 드라마를 볼 때면 심장이 뛸 정도였다"면서 "연출을 배우겠다는 꿈을 안고 한국에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래 연출을 배우기 위해 동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 입학했지만, 대학원 커리큘럼에는 연출과 관련한 과목이 없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한다. 그녀는 "입학 후 대학원 수업은 대부분 신문방송학 수업이라 연출을 배우려면 대학교 3학년으로 편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로 인해 연출가의 꿈을 잠시 접게 됐다고 설명했다.

졸업 후 그녀는 중소 IT 기업에 취업해 중국 사전을 편집하고 번역하는 일을 하게 됐다. 그는 "사회 초년생으로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2년간 밤낮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일은 늘어가고 몸은 지쳐갔다.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자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하기로 결심했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힘든 나날이었지만 그때의 경험은 내가 한국에서 목표를 향해 더욱 분투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발판이 되었다"고 말했다.

퇴사 후 6개월의 공백 기간에도 의료 상담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며 쉬지 않았다. '노력은 뜻이 있는 자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녀는 2014년 중국 시장 담당자로 서울대학교 병원 강남센터에 입사하게 된다.

신지애가 검진센터에서 직원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뉴스핌]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는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건강검진 전문센터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그 중에서도 중국인 관광객이 해마다 늘고 있으며, 한국 의료 서비스를 체험하고자 하는 외국인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신지애는 "연평균 4만5000명이 센터를 방문하는데 그중 외국인 고객이 3000명에 달한다"며 "미국, 중국, 러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가에서 방문한다"고 소개했다.

해외시장을 겨냥한 특별한 홍보 방법이 있는지 묻자 "서울대학교병원은 민간 의료기관이 아닌 비영리 기관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외부 마케팅을 하는데 제약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센터에서 검진 서비스를 체험한 고객분들이 자발적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해 주신 덕분에 잘 홍보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강남센터에는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와 산둥성, 둥베이(東北)성 등지에서 온 VIP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의 건강검진 비용은 90분에 최소 100만 원에서 최대 600만 원에 이른다. 신지애는 "다른 건강검진 센터보다 비싼 가격이지만 의료기기와 서비스의 품질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2018년 심폐소생술 강사 교육에 참여한 신지애. [사진=뉴스핌]

그녀는 서울대학교병원 건강검진센터의 장점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서울대학교병원 교수 53명이 상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 교수진은 환자의 초음파, 위내시경 검사 등을 직접 진행한다.

다음으로, 섬세한 진단과 판독을 제공한다. 검진 후 담당의가 결과에 대한 1차 판독을 마치고 다른 전문의가 판독 결과를 취합해 환자에게 1:1로 알린다.

마지막으로, 빠르고 원활한 검진이 가능하다. 조직 검사를 제외한 일반검사의 결과를 빠르면 3일 안에 받을 수 있어 외국인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신지애는 센터에서 예약 상담, 한국 검진 일정 조율, 검진 항목 추천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그녀는 먼저 검진이 필요한 항목과 가족력 등을 상담하고 필요에 따라 검진 프로그램을 추천하여 고객의 예약을 돕는다.

고객의 한국행 검진이 확정되면 호텔 예약, 렌터카, 통역 등 필요한 서비스 제공을 돕는다. 고객이 원하면 검진 후 제주도 관광 일정도 안내한다. 검진 결과 추후 치료가 필요하다면 본원 혹은 환자가 희망하는 의료기관과 연계하여 신속히 치료받을 수 있게 조율한다.

신지애는 "중국인 고객은 암 검진을 목적으로 센터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는 대부분 중국에서 받는다"고 전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고 생활이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녀는 "다년간 센터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고객을 상대했다"며 "친구가 된 고객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로 고객에게 건강한 삶을 제공하는 것이 일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의료봉사에 참석한 신지애. [사진=뉴스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생활치료센터와 강남센터를 오가며 근무 중이라는 신지애는 9월 8일 경기도 성남시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 개소한 생활치료센터에 파견됐다. 성남 생활치료센터는 의료진, 서울시 정부에서 파견한 지원팀, 급식지원 및 생활 서비스팀을 위한 사무실이 각각 마련되어 있다. 그녀는 이곳에서 의료진 출퇴근 기록과 확진자의 입원 및 퇴원 상황을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외국인으로서 한국 의료현장에서 근무하며 느낀 점이 많았다는 신지애는 "집에 어린아이가 있어서 처음 현장에 출근했을 때는 방호복을 입고 소독약을 뿌려도 아이에게 바이러스가 전달되진 않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꼼꼼한 방역 시스템을 경험한 뒤로는 안심하고 업무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는 그녀는 "그들은 방역의 최전선에서 긴 시간을 버티며 고강도의 일을 해내고 있는 데다 가족과도 떨어져 지내고 있다"며 "코로나로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외국인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들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간호사들을 '코로나 전사'라 칭하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가 종식되면 가장 보고 싶은 사람으로 할머니를 꼽았다. "2019년 한국에서 딸을 출산하고 중국으로 가려던 찰나에 코로나가 터져 몇 년 동안 할머니를 뵙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가 끝나고 가족들과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gu1218@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위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거스타의 신은 로리 매킬로이의 역사적인 마스터스 2연패를 허락했다. 매킬로이는 수많은 골프 명인들조차 커리어 내내 한 번 입기도 벅찼던 그린 재킷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역대 마스터스 2연패의 주인공은 단 세 명뿐. 잭 니클라우스(1965·1966), 닉 팔도(1989·1990), 타이거 우즈(2001·2002). 우즈 이후 20년 넘게 끊겼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마스터스 역사상 네 번째 레전드에 이름을 새겼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원)다. 2년 연속 우승자가 같아 이날에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이 옷을 입혀주는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오른쪽) 회장이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매킬로이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그린 재킷 하나를 받기까지 17년을 기다렸는데…. 연속으로 받게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말한 매킬로이는 "골프는 모든 스포츠 중 멘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이다. 4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다"며 "경기 중 부모님 생각이 몇 번 났지만 '아직은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난해 부모님이 현장에 오시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내가 우승했다고 믿으시더라. 겨우 설득해 부모님을 모시고 왔는데,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파4) 파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췄을 때 그린 뒤에 있던 가족이 보였다"며 "'또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보다 격한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았지만, 더 큰 기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 티샷을 친 뒤 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2라운드까지 2위와 6타 차 앞서며 대회 2연패에 근접했던 매킬로이는 무빙데이에서 1오버파를 치며 세계 3위 캐머런 영(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 우승 향방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이날 최종일의 승부는 세계 톱랭커들이 다투는 명승부가 연출되며 패트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해 연장패로 눈물을 삼켰던 세계 9위 저스틴 로즈와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 세계 1위 셰플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홀 첫 버디로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4번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며 곧바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한 홀 만에 2타를 잃으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승부는 결국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1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홀 왼쪽 2m 남짓에 붙인 티샷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어 13번홀(파5)에선 그린 뒤 러프에서 과감히 퍼터를 꺼내 세 번째 샷을 3m 안쪽에 세웠다. 이 버디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2타 차로 달아났다. 3라운드에서 아멘 코너에서만 3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악몽을 최종일 같은 구간에서 만회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였다.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2언더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11·12번홀 연속 보기로 다시 2타를 잃으면서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다시 버디 사냥에 나섰지만 벌어진 간격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셰플러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압박했지만 리더보드 맨 위 이름을 뒤집기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저스틴 로즈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며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셰플러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운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마지막까지 긴장은 이어졌다. 2타 차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은 오른쪽 나무 아래 거칠게 빨려 들어갔다. 숲을 통과해야 하는 난감한 라이였지만 그는 8번 아이언을 쥐고 과감하게 그린을 향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 4m 지점에 올린 뒤 침착하게 투 퍼트 파로 마무리했다. 우승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 오거스타를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로리'를 연호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패트론을 향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지난해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를 처음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년 전 18번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그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한 번 우승하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던 그의 말은 아멘 코너를 넘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그는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내주지 않아 2020년 더스틴 존슨 이후 6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했다. 영과 러셀 헨리(미국), 로즈, 티럴 해턴(이상 잉글랜드)은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3위, 콜린 모리카와, 샘 번스(이상 미국)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7위, 맥스 호마,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는 8언더파 280타로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이날 버디 1개,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를 합해 5오버파 77타로 부진해 최종 합계 3오버파 291타로 46위에 그쳤다. 김시우는 버디 5개, 보기 5개로 이븐파 72타를 치면서 최종 합계 4오버파 292타로 47위를 기록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13 08:11
사진
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