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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부양으로 갈린 중국 정책, 부동산도 '일국양제' <下>

기사입력 : 2021년10월12일 11:15

최종수정 : 2021년10월12일 11:15

베이징 광저우, 산둥성 지난시도 열기 식어
인구 천만도시 하얼빈은 부동산 부양책 발표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한창때 평방미터당 1만 5000위안 까지 치솟았던 아파트가 8000위안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작년과 올해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은 모두 울쌍을 짖고 한숨을 쉬고 있었어요'. 10월 초 중국 허베이성 중소도시에 출장을 다녀온 조선족 박 사장은 11일 기자와 만났을 때 지방 도시의 부동산 시장 실태를 이렇게 전했다.    

1선 대도시는 그나마 투기 열풍과 거품이 시간을 두고 진정되면서 시장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3, 4선 지방 도시들은 시장 분위기가 급랭하면서 점점 더 심각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 급락과 신규 계약 등 거래 급감, 아파트 '가격 파괴' 할인 분양 등 악순환을 초래하면서 부동산 거품 붕괴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헝다 사태가 터지고 10월초 국경절 연휴중 또다른 개발업체 '화양녠'이 디폴트를 낸 것도 지방 부동산 개발사업의 자금회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제2, 제3의 헝다 사태를 야기, 자칫 부동산 발 시스템적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발표한 통계에서 3, 4선 지방 도시 위주로 20개 도시의 신규 분양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또 일부 2선 도시에서는 기존 주택가격이 2015년 부동산이 대세 상승기에 접어든 후 처음으로 보합세(상승률 0.0%)를 나타냈다. 또한 기존주택 가격이 하락하거나 상승세를 멈춘 도시들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지방 도시들은 부동산 붕락을 막기위해 수년간 보기 힘들었던 부동산 부양 정책을 펴고 있고 또 한편에선 1선 도시의 가격 상승 억제와 정반대로 '가격 인하 판매 제한령'까지 시행하고 나섰다. 중국 부동산 중개 체인 롄자(鏈家)에 근무하는 중국인 친구는 많은 지방 도시들이 부동산 거품 붕괴를 막기위해 '무너지는 아파트 가격 떠받치기' 작전에 돌입한 형국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1.10.12 chk@newspim.com

헤이룽장성 성도인 허얼빈시는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2선도시 인데도 집값 급락 조짐이 보이자 '부동산 시장 건강 발전'이라는 문건을 통해 시장 지탱을 위한 부동산 부양에 나섰다. 10일 하얼빈 일보는 하얼빈시가 젊은 인재에 대한 10만 위안 아파트 구입 보조금 지원과 공적금 대출 연령 확대 등 부동산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을 16개 조치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 경기 싸이클로 볼때 이번 아파트 부동산 가격 상승은 2015년 부터 시작됐으며 부동산 개발 업체들은 시장의 투기 광풍을 타고 은행 대출 등으로 레버리지를 키워가며 3, 4선 지방 도시로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를 확대해왔다.

2016년 부터 서서히 시작된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은 2020년 들어 한층 강력해졌다. 부동산 규제정책은 특히 지방도시 부동산 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아파트 공급은 늘어났으나 인구 유출과 노령화 가속화로 인해 분양 매물이 미처 소화되지 못하고 공실률이 높아졌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9월 말 지방도시를 위주로 중국 전역에 빈집이 9000만 채에 달한다고 밝혔다.

결국 지방 도시에서 아파트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부동산 건설사들이 심대한 경영 압박에 처했다. 시장 급랭으로 분양 판매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레버리지가 과도하거나 기초 체력이 약한 영세 부동산 개발 건설 업체들이 중대한 채무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부채 상환에 쫏긴 건설사들은 급전 마련을 위해 투매에 가까운 분양가 후려치기에 나서고 있다. 자금난이 심한 일부 업체들은 본래 분양 예상가의 절반 가까이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던지고 있다. 부도를 목전에 두고 이윤을 따질 겨를이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문제는 건설사들의 이같은 아파트 투매로 인해 거품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지방 정부들은 아파트 투매를 시장 질서 문란 행위로 보고 강력 단속하고 있다. 시장 붕락과 금융위기를 우려해 이른바 '헐값 분양 판매 금지령'을 통해 집값 대폭락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22년 2월 동계 올림픽이 치러지는 베이징 북쪽 도시 장자커우는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아파트를 헐값 분양하는 행위에 대해 판매 가격 인하 제한 명령을 내렸다. 본래 분양 예상가의 85% 이하로 싸게 팔아서는 안된다는 내용이다.

장자커우시의 도심 아파트는 평방미터당 아파트 가격이 최고치 당시 1만 3000위안에서 최근 8000위안 까지 하락했다. 2022년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2021년 하반기 신규 분양 매물이 쏟아진 가운데 업체들이 원가 이하로 투매에 나서면서 붕락위험이 커지자 '헐값 분양 제한령'을 취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선양(沈陽)과 쿤밍(昆明) 등 성도(성의 수도)와 탕산(唐山), 주저우(株洲), 장인(江陰), 허쩌(菏澤), 웨양(嶽陽) 7개 지방 도시가 부동산 기업에 대해 함부로 아파트 가격을 낮춰 분양하지 말라는 '가격 인하 금지 명령(限跌令)'을 내린 바 있다. 요즘 중국엔 이런 도시들이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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