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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시대'가 클래식했다면 '이서현 시대'는 혁신을…'새로운 리움'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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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오랫동안 빗장을 닫았던 리움미술관이 8일부터 관람객을 다시 맞는다. 이제는 이서현 리움 운영위원장(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체제다.

홍라희 전 관장이 이끌던 리움이 격조있고 클래식했다면, 이서현 위원장이 이끄는 리움은 보다 세련되고, 다이나믹해진 것이 특징이다. 한결 과감해졌다. 예전 같으면 미술관 로비에 사선의 천장이라든가, 검고 육중한 기둥과 의자가 가능치 않았을 듯한데 확 달라졌다. 바야흐로 새 시대다.

근래들어 젊은 미술애호가층이 대거 확산된 것에 부응하듯 리움 또한 확실히 젊어졌다. 동시에 첨단화, 디지털화를 더욱 깊고, 실질적으로 추구하기 시작했다. 우아하고 품격 있었던 과거의 리움에서 미래지향적이며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미술관으로 달려가고 있다.

리움은 국내 사립미술관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리더 격의 뮤지엄이다. 그러나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일체의 기획전을 중단해 4년여 만에 기지개를 켜게 됐다. 기업이 세운 사립미술관이라 해도 등록미술관으로써, 공공성과 시대성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지난해 2월부터는 아예 휴관에 돌입해 수준 높은 미술관문화를 향유하려던 미술팬들은 갈증이 컸다. 그런데 1년9개월여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와 개편을 거쳐 대중과 다시 접속한다.

[서울=뉴스핌] 아니카 이, '완두수염진딧물', '점박이 도롱뇽', '푸른 민달팽이'. 2019, 켈프, 아크릴, LED, 기계나방 144.67x55.88x63.50cm,162.56x66.04x66.04cm,154.94x68.58x68.58cm. Courtesy 47 CANAL, New York ⓒAnicka Yi, 2020 [사진=리움]. 2021.10.5 art29@newspim.com

최근 이건희컬렉션이 대중들로부터 큰 화제를 모으고, 이건희컬렉션 기증특별전이 열띤 호응을 얻자 리움은 적잖이 고무된 상태다. 이에 상설전을 전면 개편했다. 10여년 넘게 큰 틀을 유지하던 리움의 컬렉션 전시(상설전)를 대거 개편해, 지금껏 소개하지 않았던 작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절반 이상의 작품이 처음 공개되는 것이어서 리움이 오랜 기간에 걸쳐 수집한 알짜배기 작품들을 두루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상설전은 그 미술관의 목표와 비전, 맥락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파트다.

리움의 '현대미술 상설전'은 3개의 특별한 주제로 재구성됐다. 우리의 삶과 예술에서 가장 진지하고도 풍성하게 변주되는 빛깔인 '블랙'을 탐색한 '검은 공백', 비물질의 세계로 확장된 현대미술을 열린 시각으로 보여주는 '중력의 역방향', 예술의 끝없는 상상력을 성찰케 하는 '이상한 행성' 등의 주제로 총76점이 모였다. 상설전은 2층에서부터 지하로 내려가며 관람하도록 되어 있다. 2층의 '검은 공백'에는 최만린, 최욱경의 검은 조각과 회화를 필두로, 가다 아메르의 자수회화, 에티오피아 출신의 미국 작가 줄리 머레투의 차콜빛 추상연작 등이 내걸려 숭고하고도 장중한 예술세계로 인도한다.

상설전 중 1층의 '중력의 역방향'은 2층과 지하층의 전시를 연결해주는 전환의 공간이다. 동시에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다룬 공간이기도 하다. 유리, 금속, 아크릴로 구성된 출품작들은 재료 본래의 물성을 갖고 있지만 작품의 투명성, 빛이나 움직임으로 인해 매우 초현실적이다. 관객은 마치 무중력 공간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1층 전시실 초입에 위치한 나와 코헤이의 두개의 육면체 작품이 특히 그렇다. 끝없이 뿜어져 나오는 빛들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무한분열하는 세포(cell)들은 공중에 붕붕 떠다니는 듯하다. 여기에 빛의 특성을 활용해 인간의 시지각을 실험하는 로버트 어윈의 '무제', 강철과 유리로 양방향 거울을 만든 뒤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만든 댄 그레이엄의 '슬라이스' 등 관객참여형 작품이 추가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이브 클랭이 1961년 격렬한 퍼포먼스를 통해 제작한 회화 '대격전'. 리움의 기획전 중 '펼쳐진 몸'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리움] 2021.10.5 art29@newspim.com

지하 전시실의 '이상한 행성'전은 이름에서도 유추되듯 관객을 기이한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낯선 풍경이 펼쳐지는 가운데 괴물, 기계생명체같은 존재들이 부유하거나 움직인다. 우주의 이름 모를 행성에 불시착한 듯한 느낌인데, 전시장 초입에 놓인 최우람의 작품부터 심상치 않다. 모래 위에 길게 누워있는 금속의 기이한 해골뼈 위에는 길고 가는 홀씨가 하늘거린다. 최우람이 창안한 '쿠스토스 카붐'이란 기계생명체로, 인간과 기계의 공생이 가능한지를 묻는 키네틱 작품이다. 이어 만나는 아니쉬 카푸어의 곡면 스테인리스스틸 조각 '이중 현기증'은 사물을 왜곡해서 반사하는 작품이다. 자꾸 주변을 맴돌며 조각에 투영된 일그러진 내 모습과 주변 모습을 관찰하며 즐거운 혼돈을 경험할 수 있다. 이승조의 추상화와 볼프강 라이프의 천연밀랍으로 꾸민 작품도 곁들여졌다.

새롭게 추가된 재미 아티스트 아니카 이의 설치미술은 상설전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품이다. 천장에 걸린 노란 고치는 '완두수염진딧물', '점박이 도롱뇽', '푸른 민달팽이'인데, 기계음을 발산하며 안쪽에 로봇곤충이 날아다닌다. 살아있는 기계를 보는 듯한 미래적 작업으로, 유기체와 인공물의 경계를 흐리면서 '기술의 진보가 장차 인간 삶을 어떻게 바꿀가'를 질문해보게 한다.

한편 8일 개막하는 기획전인 '인간, 일곱 개의 질문'은 모든 예술의 뿌리인 '인간'을 천착한 전시이다.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재난의 시기에, 인간 존재는 어떤 의미를 지니며 그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지 가늠해본 인문학적인 특별전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51명 작가의 작품 130여 점이 운집했다. 기획자는 인간 실존에 대한 성찰을 다룬 20세기 중반의 미술을 시작으로, 휴머니즘의 위기 및 포스트휴먼 논의를 거쳐 제작된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본질과 그 가치를 탐구했다.

전시는 모두 7개의 섹션으로 짜여졌다. 인간를 다룬 예술적 성찰을 다각도로 돌아보며, 오늘의 지구촌 인류가 맞닥뜨린 난관과 미래 이슈를 매우 진지하게 짚어봤다. 첫 질문은 '나는 혹은 인간은 스스로를 온전히 파악할 수 있는가'이다. 지난 시기 인간은 '그렇다'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근래 이 신념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 철학자들은 인간 이성은 불완전하고, 주체는 분열돼 있다고 진단한다. 결국 타인을 통해 비로소 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첫 섹션은 '거울보기'로 꾸며졌고, 예술가들의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자화상과 초상이 다채롭게 어우러졌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론 뮤익 '마스크 Ⅱ',2002,혼합재료,77x118x85cm.개인소장. ©Ron Mueck [촬영=한도희, 사진=리움] 2021.10.5. art29@newspim.com  

자신의 얼굴을 가면으로 만들어 덩그러니 눕혀놓은 론 뮤익의 '마스크Ⅱ', 다양한 예술가들의 초상사진 속에 시대를 대변하는 예술가의 역할을 담아낸 주명덕과 육명심의 '예술가 시리즈', 스타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집합한 앤디 워홀의 '마흔 다섯 개의 금빛 마릴린', 중동 민주화운동을 다룬 쉬린 네샤트의 '왕서' 연작 등이 첫 섹션을 장식하고 있다.

두번째 섹션은 몸을 다룬다. '펼쳐진 몸'이란 타이틀로 21세기 인간존재를 이해하는 핵심단어인 몸을 다룬 다채로운 작품들이 모였다. 누구든 몸을 통해 삶을 체험하고, 타인과 소통함을 작품들은 여실히 말해준다. 이 섹션에서는 신체를 '살아있는 붓' 삼아 격렬한 행위의 흔적을 담은 이브 클렝의 회화와 한국행위예술 발전의 기폭제가 된 이건용의 회화가 연달아 내걸렸다. 또 여성주의 퍼포먼스의 선구적 예를 보여준 쿠바계 미국작가 아나 멘디에타, 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다루는 중국 작가 장후안의 작품도 포함됐다.

섹션3는 'distortion 일그러진 몸'이다. 문명화된 인간사회 이면에 또아리를 틀어온 악의 본성, 폭력성, 야만성을 다룬 동서양의 다양한 작품들이 이 섹션에서 선보여지고 있다.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정상과 비정상을 두부모처럼 잘라 구분하려는 사회 관습에 저항하는 비판적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여성 신체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는 루이즈 부르주아의 '유방', 신디 셔먼의 '부서진 인형' 연작, 로버트 롱고의 인간과 좀비, 폐기된 로봇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 나왔다.

네번째 섹션은 강한 듯 하지만 유리처럼 연약한 인간의 내면을 다루고 있다. 'fragility 다치기 쉬운 우리'로 명명된 이 섹션에서는 초연결시대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분리불안과 고독에 시달리는 오늘의 인류를 포착한 작품들이 나왔다. 진짜와 가짜, 현실과 가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현대인의 불안정성을 다룬 요안나 라이코프스카, 김옥선, 니키 S. 리, 김상길, 정연두의 작업을 만날 수 있다.

섹션5는 'equivalence 모두의 방'이다. 걸핏하면 창궐하는 극단주의와 인종주의, 불평등을 타파하고, 다양성의 기치를 환기시키려는 예술가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섹션이다. 야스마사 모리무라, 엘름그린&드라그셋. 최하늘, 정은영의 영상 조각 설치미술 등이 한데 모였다. 여섯번째 섹션은 'avidness 초월 열망'이다.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덕분에 인간의 욕망은 날로 가속화되지만 브레이크 없는 열망은 적잖이 위태롭다. 인간과 기계의 상생적 관계를 모색한 백남준의 '로봇 K-456', 기계를 통한 신체의 확장과 인간향상을 꿈꾸는 스텔락의 퍼포먼스, 기술만능주의를 비튼 이형구의 사진 연작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섹션 7은 'cohabitation 낯선 공생'으로 인간중심주의가 초래한 작금의 전지구적 위기를 일깨운 작품들이 나왔다. 생명공학과 공상과학의 상상력을 접목한 데이비드 알트메즈의 독특한 조각, 동물과 자연의 지혜를 빌어 탈-인간중심적 삶을 모색하는 염지혜와 김아영의 작업이 이 섹션에 포함됐다. 막스 후퍼 슈나이더와 피에르 위그의 작품은 '낯선 미래를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는가'라고 묻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재개관에 맞춰 새롭게 리뉴얼된 리움의 로비 [사진=리움] 2021.10.5 art29@newspim.com

이번에 리움은 미술관 심볼과 서체도 바꿨다. 새로운 비전을 목표로, 둥글게 회전하는 미술관 MI를 개발했다. 서체 또한 볼드하게 재편했다. 로비 공간은 동시대 감성에 맞게 로툰다를 중심으로 리뉴얼했고, 뮤지엄샵도 대대적으로 바꿨다. 이 작업은 제일모직, 삼성물산에서 이서현 위원장과 호흡을 맞췄던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총괄했다. 오랫동안 로툰다에 드리워졌던 최정화의 '연금술' 대신 김수자의 '호흡'이 빛을 발하고 있고, 숯의 화가 이배의 대형작품이 로비에 설치됐다. 미디어아트를 상영하는 '미디어 월'은 화질 5천만화소 이상, 가로 11.3m 높이 3.2m(462인치)의 초대형 디스플레이로 보강돼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찬란하고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또 디지털 가이드와 리움 DID 등 디지털 서비스도 업그레이드돼 눈으로 보기 힘든 작품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음미하는 등 보다 입체적이면서 생생한 감상이 되도록 했다. 리움미술관은 지난 9월1일 신임 부관장에 괄목할만한 기획전을 큐레이팅해온 미술비평가이자 교육자인 김성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한편 호암미술관은 '야금_위대한 지혜'라는 타이틀로 전통미술에서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금속공예를 통해 한국미술의 역사를 짚어보는 융합형 전시를 준비했다. '야금(冶金)'은 광석의 채굴부터 불로 금속을 다루는 과정과 결과물을 통칭하는 말이다. 선사 청동기시대부터 고대 장신구와 무속도구, 불교미술 등 전통 금속공예와 국가무형문화재, 현대작가들의 공예, 조각, 영상을 아우르는 이 전시 또한 파격적인 연출로 과거와 다른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혁신적으로 달라진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 관람은 웹사이트를 통한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연말까지 무료입장.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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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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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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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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