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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헝다 모멘트'와 '리먼브라더스'의 기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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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월가에서 최근 중국 부동산 대기업 헝다(恒大)그룹의 유동성 위기 사태를 둘러싸고 '에버그란데(Evergrande·헝다) 모멘트'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과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쇼크'로 금융시장의 시스템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리먼 모멘트'에서 비롯된 말이다.

당장 헝다의 유동성 위기는 진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전날 헝다는 기한이 23일인 위안화 표시 채권의 이자(2억3200만위안, 약 424억원)와 관련해 지급 의무를 이행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기한인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8353만달러, 약 988억원) 지급은 언급이 없었지만 관련 채권에는 30일의 유예가 있어 일단 이날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는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헝다발 우려에 휘청했던 미국 주가지수는 간밤 반등했다.

당장의 혼란 회피에는 성공했지만 회사의 자금조달 환경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이날 이후에도 이자지급 기한을 앞둔 헝다의 연내 이자지급액은 달러 채권이 총 6억31000만달러, 위안화 채권이 총 3억5380만위안이다. 내년에는 회사채 76억달러(달러채, 위안채 모두 포함) 상당의 만기가 도래한다. 회사의 내년 만기 채권 유통금리는 320~630% 수준이라 차환 발행이 사실상 어렵다.

헝다 위기는 올해 6월 기업어음(CP) 원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했다고 시인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거액의 부채가 언론을 통해 부각되자 파산 우려가 번지며 사정이 급속하게 악화됐다. 헝다의 총부채는 1조9665억위안으로 중국 명목 국내총생산(GDP, 101조5986억위안)의 2%를 차지한다. 거래처에 지불해야 할 대금이 9629억위안으로 가장 커 총부채의 절반을 차지하고 다음은 회사채 등 차입금이 5717억위안으로 많다.

헝다 사태의 가장 큰 위험은 '전염'이다. 헝다가 파산하면 협력 업체가 공사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연쇄적으로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 또 총부채 가운데 '계약채무(판매는 했지만 인도는 완료하지 않은 주택)'도 상당한(2157억위안) 상황이라 파산 시 계약자가 대금 지불에도 주택을 받지 못하는 등 부동산 시황 자체가 얼어붙을 수 있다. 앞서 중국 건설회사 장쑤난퉁산젠(江蘇南通三建)은 "헝다 의존도가 높다"며 중국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되기도 했다.

헝다 사태의 세계 금융시장으로의 전염 여부를 걱정하던 월가에서는 안도감이 나오고 있다. 애초에 해외 기관투자자의 포지션이 유동성 위기를 일으킬 만큼 크지 않았던 터라 리먼브라더스 사태처럼 시스템 위기로 비화할 가능성은 작다(캐피털제네레이션의 로버트 시어스 최고투자책임자)고 봤다. 또 상황이 심각해지면 중국 중앙정부가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날 이자지급이 기한인 달러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TCW애셋매니지먼트는 전체 자산에서 관련 채권 비중이 1.48%에 불과하다.

아울러 리먼브라더스는 이익을 극대화려고 부동산을 담보로 한 증권화 상품을 판매해 금융시장의 위험 고리를 키운 반면 헝다 사태는 별장지 리조트 개발 외에 축구 클럽 운영, 전기자동차 개발, 생수 판매 등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기업 개별의 채무 증가가 원인이라 시스템 위기와는 결이 다르다는 의견이 많다. 

헝다 사태를 예의 주시 중인 전문가들은 회사의 파산이 몰고 올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헝다는 작년 주택판매 면적 기준 중국 2위 기업이라 파산 시 연쇄 도산 가능성은 물론 부동산 시장 급랭에 따라 중국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세계 경제를 위협할 파급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용평가사 S&P글로벌레이팅스는 다수의 부동산 회사가 파산하면 중국 경제에 시스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염의 징후가 관찰되고 있다. 부채 비율이 높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주가와 회사채 가격이 급락하고 헝다그룹이 자금조달 차원에서 사원이나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자산관리 상품인 '이재(理財)상품'의 상환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개발업체들이 자금 압박을 받아 여러 도시에서 토지 경매가 유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20세기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1985~1972년)는 경험하지 못한 사태로 위험 정도를 계량할 수 없는 상황이야말로 불확실성이라고 했다. 경험칙으로부터 측정할 수 있는 '리스크'와 달리 투자자들의 합리적 판단이 어려워진다. 나이트의 불확실성은 2007~2008년 미국 주택금융 버블 붕괴의 핵심 중 하나였다. 증권화된 상품의 내부 사정이나 관련 상품의 리스크가 계측 불가능해 가격 하락이 새로운 불안감을 일으키는 악순환이 형성됐다.

2007년 초 당시 월가에서는 주택금융 위기와 관련 위험도가 높은 대출 규모는 크지 않다며 상황이 악화하면 재정이나 통화부양 조치로 대응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을 뒤집듯 리먼브라더스는 2008년 9월 파산을 신청했고 그 뒤 세계 경제는 현재까지도 리먼 쇼크발 글로벌 금융 위기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번 헝다 사태가 전문가 다수의 비유처럼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위기의 초입에서 자칫 경험칙에 근거한 낙관론이 파멸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은 역사가 예증한다. 이번 헝다의 유동성 위기를 두고 리먼 사태의 기시감이 드는 이유다.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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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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