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GAM 일반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헝다 모멘트'와 '리먼브라더스'의 기시감

기사입력 : 2021년09월23일 15:32

최종수정 : 2021년09월28일 14:59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월가에서 최근 중국 부동산 대기업 헝다(恒大)그룹의 유동성 위기 사태를 둘러싸고 '에버그란데(Evergrande·헝다) 모멘트'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과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쇼크'로 금융시장의 시스템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리먼 모멘트'에서 비롯된 말이다.

당장 헝다의 유동성 위기는 진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전날 헝다는 기한이 23일인 위안화 표시 채권의 이자(2억3200만위안, 약 424억원)와 관련해 지급 의무를 이행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기한인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8353만달러, 약 988억원) 지급은 언급이 없었지만 관련 채권에는 30일의 유예가 있어 일단 이날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는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헝다발 우려에 휘청했던 미국 주가지수는 간밤 반등했다.

당장의 혼란 회피에는 성공했지만 회사의 자금조달 환경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이날 이후에도 이자지급 기한을 앞둔 헝다의 연내 이자지급액은 달러 채권이 총 6억31000만달러, 위안화 채권이 총 3억5380만위안이다. 내년에는 회사채 76억달러(달러채, 위안채 모두 포함) 상당의 만기가 도래한다. 회사의 내년 만기 채권 유통금리는 320~630% 수준이라 차환 발행이 사실상 어렵다.

헝다 위기는 올해 6월 기업어음(CP) 원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했다고 시인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거액의 부채가 언론을 통해 부각되자 파산 우려가 번지며 사정이 급속하게 악화됐다. 헝다의 총부채는 1조9665억위안으로 중국 명목 국내총생산(GDP, 101조5986억위안)의 2%를 차지한다. 거래처에 지불해야 할 대금이 9629억위안으로 가장 커 총부채의 절반을 차지하고 다음은 회사채 등 차입금이 5717억위안으로 많다.

헝다 사태의 가장 큰 위험은 '전염'이다. 헝다가 파산하면 협력 업체가 공사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연쇄적으로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 또 총부채 가운데 '계약채무(판매는 했지만 인도는 완료하지 않은 주택)'도 상당한(2157억위안) 상황이라 파산 시 계약자가 대금 지불에도 주택을 받지 못하는 등 부동산 시황 자체가 얼어붙을 수 있다. 앞서 중국 건설회사 장쑤난퉁산젠(江蘇南通三建)은 "헝다 의존도가 높다"며 중국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되기도 했다.

헝다 사태의 세계 금융시장으로의 전염 여부를 걱정하던 월가에서는 안도감이 나오고 있다. 애초에 해외 기관투자자의 포지션이 유동성 위기를 일으킬 만큼 크지 않았던 터라 리먼브라더스 사태처럼 시스템 위기로 비화할 가능성은 작다(캐피털제네레이션의 로버트 시어스 최고투자책임자)고 봤다. 또 상황이 심각해지면 중국 중앙정부가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날 이자지급이 기한인 달러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TCW애셋매니지먼트는 전체 자산에서 관련 채권 비중이 1.48%에 불과하다.

아울러 리먼브라더스는 이익을 극대화려고 부동산을 담보로 한 증권화 상품을 판매해 금융시장의 위험 고리를 키운 반면 헝다 사태는 별장지 리조트 개발 외에 축구 클럽 운영, 전기자동차 개발, 생수 판매 등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기업 개별의 채무 증가가 원인이라 시스템 위기와는 결이 다르다는 의견이 많다. 

헝다 사태를 예의 주시 중인 전문가들은 회사의 파산이 몰고 올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헝다는 작년 주택판매 면적 기준 중국 2위 기업이라 파산 시 연쇄 도산 가능성은 물론 부동산 시장 급랭에 따라 중국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세계 경제를 위협할 파급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용평가사 S&P글로벌레이팅스는 다수의 부동산 회사가 파산하면 중국 경제에 시스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염의 징후가 관찰되고 있다. 부채 비율이 높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주가와 회사채 가격이 급락하고 헝다그룹이 자금조달 차원에서 사원이나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자산관리 상품인 '이재(理財)상품'의 상환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개발업체들이 자금 압박을 받아 여러 도시에서 토지 경매가 유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20세기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1985~1972년)는 경험하지 못한 사태로 위험 정도를 계량할 수 없는 상황이야말로 불확실성이라고 했다. 경험칙으로부터 측정할 수 있는 '리스크'와 달리 투자자들의 합리적 판단이 어려워진다. 나이트의 불확실성은 2007~2008년 미국 주택금융 버블 붕괴의 핵심 중 하나였다. 증권화된 상품의 내부 사정이나 관련 상품의 리스크가 계측 불가능해 가격 하락이 새로운 불안감을 일으키는 악순환이 형성됐다.

2007년 초 당시 월가에서는 주택금융 위기와 관련 위험도가 높은 대출 규모는 크지 않다며 상황이 악화하면 재정이나 통화부양 조치로 대응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을 뒤집듯 리먼브라더스는 2008년 9월 파산을 신청했고 그 뒤 세계 경제는 현재까지도 리먼 쇼크발 글로벌 금융 위기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번 헝다 사태가 전문가 다수의 비유처럼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위기의 초입에서 자칫 경험칙에 근거한 낙관론이 파멸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은 역사가 예증한다. 이번 헝다의 유동성 위기를 두고 리먼 사태의 기시감이 드는 이유다.

bernard020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정부, 123개 국정과제 공식 확정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정부가 향후 5년간 국정 운영의 핵심 로드맵이 될 123대 국정과제를 본격 추진한다. 정부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국정과제를 포함한 국정과제 관리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123대 국정과제는 지난달 13일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제안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을 정부 차원의 검토 및 조정·보완을 거쳐 확정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오전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KTV] 최종 확정된 국정과제 체계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비전 아래 5대 국정목표, 23대 추진전략, 123대 과제로 구성됐다. 5대 국정목표는 ▲국민이 하나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다. 우선 정부는 국민주권 실현 및 대통령 책임 강화를 위한 개헌을 추진한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 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도입 등이 개헌안에 담길 전망이다. 권력기관 개혁을 통한 민주주의 확립, 독자 인공지능(AI) 생태계 및 AI고속도로 구축, 5극3특 중심 혁신·일자리 거점 조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 산재 감축 등의 내용도 국정과제에 담겼다. 또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완료하는 강군 육성 방안도 포함됐다. 행정수도 세종 완성과 2차 공공기관 이전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오전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가균형발전 관련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다. [사진=KTV]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범정부 추진체계도 구축한다. 온라인 국정관리시스템과 오프라인 범부처 협의체를 운영, 국정과제 추진상황을 지속 관리한다. 입법성과 조기 창출을 위해 법제처에 국정입법상황실을 두고, 국정과제 입법 전주기를 밀착 관리한다. 국정과제 중 입법조치가 필요한 사항은 법률 751건, 하위법령 215건 등 총 966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법률안 110건은 연내 국회 제출하고, 하위법령 66건 올해 제·개정한다는 계획이다. 국정과제 추진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성과를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 온라인 소통창구인 '국정과제 소통광장'을 마련, 국민이 제기한 의견을 정부가 신속히 답하는 쌍방향 소통채널을 만든다. 국민만족도 조사는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민생 관련 중요 국정과제는 민관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국정과제 추진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정부업무평가 기본계획('25~'27)' 및 '2025년도 정부업무평가 시행계획 수정안'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확정됐다. 올해는 미래 전략산업 육성 등 각 부처가 역점 추진하는 정책과제, 신산업 등 규제 합리화, AI 활용 일하는 방식 혁신, 디지털 소통·홍보 노력 강화 등을 중점 평가할 예정이다. 국민주권정부에 걸맞게 평가 과정에 국민 참여를 확대하고, 국민 만족도 조사 결과도 비중 있게 반영한다. 국무조정실은 "향후 국정과제 추진과정에서 국민의견을 수시로 청취하고 소통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국민요구와 정책여건 변화를 반영해 이행계획도 지속 보완하며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9-16 14:04
사진
코어위브, 엔비디아와 8조원대 계약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인 코어위브(종목코드: CRWV)는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와 63억 달러(8조7160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번 계약을 통해 2032년 4월 13일 까지 코어위브가 고객에게 판매하지 않은 모든 클라우드 용량을 구매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와 수주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진 후 코어위브 주가는 뉴욕 정규장 거래에서 8% 상승했다. 지난 3월 상장 이후 이 회사 주가는 3배 뛰었다. 코어위브는 미국과 유럽에서 엔비디아의 GPU 칩을 탑재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이를 임대하거나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코어위브는 엔비디아의 핵심 클라우드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AI 컴퓨팅 용량 수요 감소 가능성에 대한 완충장치를 마련하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평가했다. 코어위브는 일찌감치 엔비디아의 눈도장을 받아 2023년 투자를 받았다. 엔비디아는 코어위브 지분을 6% 넘게 보유하고 있다. 코어위브는 지난 3월 공모가 40달러에 뉴욕 증시에 상장한 후 AI 열풍에 따른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급증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이번 계약은 최종 고객과 상관없이 용량이 활용될 것을 보장함으로써 코어위브의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며 "투자자들은 코어위브가 최대 고객사 2곳(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외에 데이터센터 용량을 채울 수 있을지 우려해왔는데, 이번 계약으로 이런 우려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코어위브 로고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9.16 kongsikpark@newspim.com 코어위브는 지난 3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119억 달러 규모의 5년 계약에 합의하며,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을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오픈AI는 2029년 4월까지 40억 달러까지 지급하기로 약속하는 추가 협정을 맺었다. kongsikpark@newspim.com 2025-09-16 13:0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