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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 일단락' 한숨 돌린 농심·팔도, 신뢰성 회복 과제

기사입력 : 2021년08월20일 06:21

최종수정 : 2021년08월20일 06:21

식약처 조사서 '위해성 없음' 결론...전문가도 "위해성 논할 수준 아냐"
'K-라면' 위상에 태클거는 중국...정확한 정보 제공·신뢰성 회복이 관건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유해물질 논란에 휩싸였던 농심과 팔도가 식품당국의 조사 결과로 한숨을 돌렸다.

수출용 라면에서 나온 유해물질 검출량이 인체의 큰 해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이번 유럽발 유해물질 논란으로 'K-라면'의 위상에 제동이 걸린 만큼 향후 신뢰성 회복이 중요한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농심·팔도 라면 유해물질 검출...전문가 "위해성 논할 수준 아냐"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에 수출된 농심 '수출용 해물탕면'과 팔도 '라볶이 미주용'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이 알려졌다. 유럽연합 식품사료신속경보시스템(RASFF)이 지난 1월과 3월에 생산된 해당 제품들에서 유해물질인 2-클로로에탄올(2-CE)이 검출됐다며 판매 중단 및 회수 등 위험 경보를 발령한 것이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럽발 경보에 따라 농심과 팔도 제품을 대상으로 현장·수거 조사에 착수한 결과 일부 제품과 원료에서 2-CE가 검출됐으나 인체 위해 우려는 없는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농심의 수출용 해물탕면에서는 야채믹스에 들어간 원재료 6가지 중 수입산 건파에서 2-CE 0.11ppm(㎎/㎏)이 검출됐고 내수용 모듬해물탕면 야채믹스에서 2.2ppm이 나왔다. 팔도 라볶이 제품에서는 수출용 분말스프에서 2-CE는 12.1ppm이 나왔으며 내수용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2-CE는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에틸렌옥사이드의 대사산물로 알려진다. 다만 가공식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온도나 환경의 영향으로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08.19 romeok@newspim.com

해당 제품들의 2-CE 검출량은 3세 이상의 전 연령에서 '위해우려 없음'으로 평가됐다. 가장 많은 2-CE가 검출된 팔도 라볶이 제품(분말스프 12.1ppm) 1개를 섭취했을 때 노출량을 추정한 결과 1일 허용섭취량 대비 위해도는 전연령(63.09kg)에서 0.3%, 3~6세(20kg)에서 0.8%에 불과했다. 위해도는 100%가 넘었을 때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한국 라면의 검출량이 유럽 관리기준치의 백 배가 넘었다고 하니 놀랄 수 있겠지만 사실상 2-CE는 맹독성 화학물질이 아니고 검출량도 위해성을 논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유럽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서 나타난 착시효과"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럽은 식품에서 EO와 2CE의 합계가 0.02~0.1ppm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안전 기준인 EO 7~50ppm, 2-CE 940ppm 대비 상당히 엄격한 기준이다. 우리나라는 2-CE에 대한 기준은 없었고 EO만 미등록 농약 기준인 0.01ppm 이하로 관리했었다.

이 교수는 "유럽의 경우 EO와 2-CE에 대해 더 엄격하게 신경 써야하는 내부적인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각 나라의 상황별로 고속도로의 속도제한 기준이 다른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식품관리 기술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속한다"며 "유럽처럼 해당 물질(2-CE)을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은 이유는 기술이나 관리 부실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차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2-CE검출 제품에 대한 국내 조치가 유럽과 다른 이유에 대해 "유럽은 2-CE를 농약 등에 들어가는 EO사용에 따른 대사산물로 보고 식품에 잔류된 EO와 2-CE의 검출량을 함께 고려해 기준을 설정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2-CE가 EO 사용은 물론 비의도적으로 오염되거나 자연 생성될 수 있는 물질로 판단하며 이는 미국, 캐나다와 같은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 라면 때리는 중국?...신뢰성 회복이 관건

농심과 팔도 등 한국 라면이 유럽에서 유해물질 검출 논란을 겪자 중국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중국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논조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5일 '농심의 유럽시장 타격으로 중국산 라면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식품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의 최고 인스턴트 라면 제조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식품안보 문제는 중국의 인스턴트 식품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신문방(新闻坊)도 '발암물질 기준치 최대 148배 초과, 유명 한국 라면 업체가 사고를 쳤다'며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실제 한국 라면은 중국 등 경쟁업체에 위협적인 존재다. 세계 시장에 'K-라면' 열풍을 주도하며 매년 수출 신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3억1968만 달러(약 368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늘었다. 이는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상반기 3억 208만 달러(약 3488억원)를 뛰어넘은 성과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수출액이 6813만 달러로 가장 높은 21%를 차지하고 있다. 

월마트 농심 매대. <사진=농심>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식품당국과 라면업체들은 문제가 된 라면 제품의 관리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에서는 30ppm이하, 영유아 섭취대상 식품에서는 10ppm이하의 2-CE 검출을 허용한다는 잠정기준을 마련하고 업체에는 문제된 제품에 대해 국가공인기관에서 검사를 받도록 명령을 내렸다.

농심과 팔도는 자체적인 원인 파악에 나섰다. 보다 강화된 관리 등으로 신뢰 회복에 나선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야채믹스 등을 대상으로 원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야채믹스에 들어가는 1차 원재료만 80종이고 원산지, 종류까지 따지면 수백가지 조합이 나오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최대한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품질 관리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팔도 관계자도 "현재 어떤 경로로 유해물질이 발생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는 단계"라며 "식약처가 지정한 국가공인기관의 검사 등을 통해 안전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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