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웰 "대북채널 있는 국정원에 뉴욕채널 필요 없어"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국정원장)이 26일(현지시각) 미국 동부 뉴욕 케네디국제공항(JFK)에 도착해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그가 방문한 목적은 북한 측과의 접촉보다는 지난주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 등을 세부적으로 조율하기 위해서일 것으로 분석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공항에 도착한 박 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박 원장의 공식적인 일정과 관련해 공개된 사항은 없지만, 그는 뉴욕에서 워싱턴DC로 이동해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비롯한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1.03.29 leehs@newspim.com |
일각에서는 박 원장이 성 김 국무부 신임 대북특별대표와 만나거나,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측과 접촉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날 RFA에 한국 관리들이 미국과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와의 외교 소통창구인 이른바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 관리를 만나려고 하는 어떠한 징후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박 원장이 굳이 뉴욕에서 북한 당국자들을 만날 필요가 없다며 "국정원은 북한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외교통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관리들이 주로 사용하는 '뉴욕채널'을 이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특히 한국 정부가 굳이 '뉴욕채널'을 사용해야 했다면, 유엔 주재 한국 대사가 이미 북한 대사와 접촉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의 방미는 한미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고, 한미동맹 협력 관계를 더 강화하기 위한 성격이 크다며 한미 간 정보 공유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경제연구소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할 때 '뉴욕채널'은 북한과의 모든 비핵화 회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박 원장이 뉴욕에 있는 동안 북한 관리들을 만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박 원장의 뉴욕 방문은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미국과 유엔 내 같은 생각을 가진 다른 우호 국가들과와의 조율을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국민일보는 같은 날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박 원장이 북한 측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산 코로나19 백신 지원 등 깜짝카드를 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중앙정보국은 박 원장의 방미 일정 및 대북접촉 가능성 등과 관련한 RFA 논평요청에 이날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도 박 원장과 접촉할 지 여부에 대해 같은 시간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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