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에는 남녀 구분없어"
피부미용 의료기기 발전 가능성 '무한'..트렌드·기술력 개발 집중
[서울=뉴스핌] 오승주 월간ANDA 편집장 =강선영 쉬엔비(SHENB) 대표는 말 그대로 '맨손'이었다. 지금이야 피부미용 의료기기 전문 제조사로 명성을 떨치지만 22년 전 창업의 길에 나섰을 때는 '맨땅에 헤딩'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선영 쉬엔비 대표. 2021.03.23 mironj19@newspim.com |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의료기기에 관심이 생겼다. 젊은 시절 미국에 방문했을 때 의료기기 산업이 날로 성장하는 것을 목격하며 "한국에서도 이런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의료기기에 대한 공부에 몰입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본격적으로 개발과 제작에 나섰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초창기에는 모든 것이 어려웠다.
의료기기는 '뚝딱' 만들어내는 제품이 아니다. '의료'라는 말이 주는 중압감은 크다. 사람을 상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관련 당국의 심사와 허가도 까다롭다.
"만들어낸다 해도 판로 확보가 만만치 않았어요. 전문의 등 의료진이 쓰는 제품이다 보니 나라마다 허가 기준이 다르고 심사가 '산 넘어 산'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도 한번 시작하고 좋아하는 일인데 그만둘 수는 없어 끈질기게 끌고 가자고 마음먹었어요."
처음에는 인지도가 낮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판매했다. '내 제품을 남의 이름으로 팔아야 하는' 한계는 뚜렷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2011년부터 자체 브랜드로 세상과 맞서보자고 판단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으로도 눈을 돌렸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미용에 눈뜨는 시대라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왔다.
쉬엔비 제품은 다양하고 섬세하다. 크게 전문의료용과 뷰티용으로 나뉜다. 전문의료용 제품으로는 비바체(VIVACE)와 오닉스(ONIX)가 대표적이다. 고주파를 활용한 제품들이다. 특허를 받은 특수제작 마이크로니들이 피부에 직접 고주파를 전달해 피부 내 진피층을 파고들며 콜라겐 재생과 탄력을 유도한다. 오닉스는 비바체보다 출력이 세고 강하다.
무엇보다 비바체는 3년이라는 준비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받아 해외 진출의 발판을 다져준 효자다. 미국에서도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탄탄하게 기반을 다져온 결과물이다.
지난해는 쉬엔비 기술력의 집약체로 불리는 '플라듀오(PLADUO)'가 FDA 승인을 받으며 해외시장 공략에 날개를 달았다. 플라듀오는 아르곤과 질소라는 두 가지 플라즈마 에너지를 사용해 한 단계 진화한 제품으로 국내외에서 평가받는다.
전문 의료기기를 넘어 가정에서 손쉽게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뷰티 제품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루미(RUMI)는 개인용 피부관리기다. 기기 하나에 5가지 기능이 담겨 '멀티피부관리'를 할 수 있다. 전기천공법을 이용, 순간적으로 전기적 펄스를 가해 약물이나 화장품 유효성분들을 피부 깊숙이 침투시킬 수 있다.
또 다른 홈뷰티 디바이스인 럭스유(LUXE U)는 멀티기능 필링기다. 간편한 사용과 휴대 편리성까지 갖춘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선영 쉬엔비 대표. 2021.03.23 mironj19@newspim.com |
기업인들에게는 숙명처럼 따라다니는 고민이 있다. '잠깐 긴장을 늦추면 도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강 대표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고민은 제품력이죠. 최신 기술력을 응집한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하려고 노력합니다. 시장을 보면서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해요. 주요 고객이 의사들이니 만큼 의사들을 움직이는 요소와 시장의 트렌드가 무엇인지도 늘 고민합니다.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잠시 주춤하긴 하지만 이전에는 1년에 15개국을 다니면서 해외 의학학회와 흐름도 늘 살폈어요. 의사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좋은 제품으로 의사들과 함께하는 삶도 그리 나쁘지는 않네요."
fair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