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현대차 27조·기아 16조 예상
리콜 비용 작년 4분기 반영..1분기 실적 리스크 '최소화'
신차 2분기 본격 출고..반도체 수급난에 '불안'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1분기 판매 증가에 따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지 주목된다. 수익이 높은 현대차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등 내수 판매가 부쩍 늘어났고 미국 등 주요국에서 SUV 판매 실적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와 기아 준대형 세단 K8이 2분기부터 본격 출고되는 만큼 1분기 호실적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생산 감소 및 국내 및 해외 공장의 감산 등은 실적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현대기아차] |
◆ '고수익성' 제네시스+SUV, 내수·해외 판매 증가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현대차는 내수 18만5413대, 해외 81만2469대 등 총 99만788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율을 보였다.
내수 증가율은 16.6%로, 제네시스와 투싼 등 SUV의 고공행진 덕이다. 제네시스는 1분기에만 3만2884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165.3% 늘었다. 제네시스 대표 모델인 G80은 무려 426.5% 급증해 1만3616대가 팔려나갔다. 지난해 말 선보인 투싼도 같은 기간 1만7587대를 기록하며 197.5%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는 7만5403대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15% 늘었다. 이를 포함한 HMA의 1분기 실적 증가율은 30%에 달한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은 27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상승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환율 여건 악화에도 수익성이 높은 내수 중심의 도매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이오닉5 출시에 따른 전기차 시장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며 "더불어 제품의 다양화 및 질적 개선 등 제품 믹스 개선으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아는 1분기 내수 13만75대, 해외 55만8334대 등 총 68만8409대를 판매, 6.1% 증가했다. 내수는 11.4%, 해외는 5.0% 각각 늘었다. 현대차 판매량과 합하면 168만6291대다.
내수 시장에서 기아는 카니발과 쏘렌토 등 RV가 실적을 견인했다. 1분기 카니발은 2만371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2.3% 증가했고, 쏘렌토도 169.8% 늘어난 2만782대 팔렸다. 기아 역시 미국 시장에서 1분기에만 약 16만대를 판매해 25% 성장율을 나타냈다.
이 같은 판매 증가에 대해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판매량 증가 주요 원인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공장 생산 차질 및 판매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왼쪽부터) 정세균 국무총리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아이오닉5를 타고 있다 [사진=현대차] |
◆ 코나 리콜 비용 작년 4분기 반영...1분기 실적 리스크 최소화
현대차·기아는 제네시스를 비롯해 SUV와 RV 등 고수익 차종 판매가 증가한 만큼 영업이익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현대차는 지난달 코나 전기차 화재에 따른 리콜 충당금 3866억원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하기로 해 1분기 실적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분기에도 세타2 엔진 리콜 비용을 현대차 2조1000억원, 기아 1조2600억원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1분기 큰 폭의 실적 상승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현대차는 매출 27조3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76.5% 증가한 1조5248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기아는 매출 16조2516억원으로 11.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조1043억원으로 148.4% 늘어날 전망이다. 기아의 영업이익 증가 예상치가 현대차 보다 높은 이유는 지난해 리콜 충당금이 현대차 보다 적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2분기 실적에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불거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대비해 지난해말부터 부품 재고 확충에 나섰으나, 일부 차종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소진되면서 이달 들어 가동 중단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급이 중단된 현대차 아산공장은 지난 12~13일 가동을 멈췄다가 14일 생산을 재개했다. 이달에만 현대차 울산1공장과 아산공장 등 국내 공장은 물론 미국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인해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코로나19 탓에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전 세계 완성차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한 33만3848대로 집계됐다.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가 반도체 수급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단적으로 한국지엠(GM)은 2월 초부터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절반으로 줄여 가동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1분기 판매 증가에 이어 코나 화재 리콜에 따른 충당금 등을 지난해 실적에 반영하면서 올해 재무건전성을 크게 개선시킬 것"이라면서도 "2분기 이후 현대차·기아 실적의 최대 변수는 반도체 수급난"이라고 내다봤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