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국내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출렁이는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전략으로 방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고배당 50' 지수는 올해 들어 4.2% 올랐다. 같은 기간 'K200 고배당 지수'는 6.2% 상승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KRX 고배당 50 지수가 17.9%, K200 고배당 지수가 19.6% 빠진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코스피 수익률과 비교해봐도 격차는 두드러진다. 지난해 연초 이후 3월 10일까지 코스피는 10.7% 하락했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2.9% 올랐다. 고배당 지수가 올해는 코스피보다 더 올랐고, 작년엔 더 많이 떨어졌다.
대개 배당주 투자는 연말에 집중되다가 해가 바뀌면서 투심이 흩어지는 경향을 보여왔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조정을 받게 되면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기업들이 다소 있다"며 "통신이나 금융 등이 대표적인데, 요즘같은 시기에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KRX 은행 지수 추이 [자료=삼성증권] |
실제 전통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은 업종들이 연초 이후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KRX 은행' 지수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12.3% 상승했다. 'KRX 방송통신'과 'KRX 철강' 또한 같은 시기 각각 8.3%, 8.6% 올랐다.
금리 상승도 한몫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변동성에 더해 금리가 올라가고 있는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변동성 때문에라도 수요가 있겠지만, 금리가 여기서 더 안빠진다고 하면 배당주에 관심이 가게 마련"이라고 했다.
최석원 센터장은 "은행 쪽은 워낙 배당 대비 밸류에이션이 쌌다. 저금리 때문에 주가가 굉장히 낮았다"면서 "당국이 배당을 자제토록 통제했지만 그럼에도 배당 수익률이 4% 이상 된다. 외국인 입장에선 몰라도 국내에선 그 정도 수익이면 큰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과 미국이 일제히 배당 금지령을 내리면서 올해 배당을 자제하라며 압박해 왔으나 시장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진 못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선 운용사 매니저는 "배당 자제령에 대해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설령 자제령으로 인해 배당성향이 좀 낮아졌다고 해도 그보다는 금리 상승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편, 배당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양호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액티브주식배당' 펀드 수익률은 5.20%다. 액티브, 인데스 모두 포함한 국내주식형 펀드의 소유형 가운데 2번째 높은 수익률이다. 액티브주식전체 수익률은 3.81%, 인덱스주식전체 수익률은 2.84%다.
최석원 센터장은 "꼭 배당을 노린 것이라기보단 배당주들이 기본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며 "다만 이는 금리 상승과 조정장세와 관련된 것으로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가 과거 배당성향이 많이 낮았는데 최근엔 대기업들 위주로 안정적인 배당성향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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