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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컬렉터들은 왜 조지 콘도의 기괴한 그림에 꽂힐까

기사입력 : 2021년01월21일 08:52

최종수정 : 2021년01월21일 08:52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이 화가의 인물화는 기괴하고 뒤틀려 있다. 피카소의 큐비즘을 연상케 하지만 그 것과는 또다른 '무엇'이 있다. 신 입체파, 또는 심리적 입체주의의 기수로 불리는 작가,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조지 콘도(George Condo·64)다.

조지 콘도는 요즘 전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뜨거운 작가다. 작품의 예술적 평가도 그렇고, 아트마켓에서의 호응도 미국 아티스트 중 단연 정상급이다. 이런 성가 때문에 조지 콘도는 지난해 1월 스위스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적 명문화랑 하우저&워스(Hauser & Wirth)에 전격 발탁됐다. 그동안에도 유수의 화랑들이 그의 작품을 취급하고, 전시를 열어왔지만 최고의 메이저 화랑이 전속작가로 영입한 것이다. 하우저&워스 갤러리는 작년 봄 조지 콘도의 드로잉작업을 선보이는 온라인 특별전을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고, 가을에는 뉴욕의 분점에서 신작을 중심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이 전시는 작품 전체가 완판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조지 콘도의 자화상 'Red and Green and Purple Portrait', 2019년. 203.2x213.4cm. [사진=더페이지 갤러리] 2021.1.20 art29@newspim.com

지구촌 미술계의 스타작가 조지 콘도의 오리지날 페인팅과 조각이 서울에 왔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의 더페이지 갤러리(대표 성지은)는 조지 콘도의 3m이상의 대형 회화작품 다수를 비롯해 회화, 청동조각 등 20여점을 모아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다. 4년 전부터 작가와 컨택해 성사된 이번 전시는 콘도의 본격적인 페인팅과 주요 작업이 고루 포함돼 그가 어째서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지 가늠케 한다. 즉 수십년간 뒤틀리고 분해된 인간, 익숙한 듯하지만 엉키고 빛바랜 캐릭터로 특유의 초상작업을 구가해온 콘도의 독자성이 드러난 작업을 한자리에 모아 그 예술세계를 음미해볼 수 있다.

콘도는 일그러진 인물초상과 조각을 통해 인간 내면의 불안과 덧없음, 그리고 끝없이 갈등하는 번민을 담아내고 있다. 그의 괴물같은 형상은 현대인의 불안과 분열을 통렬하면서도 위트있게 투영한 것이다. 밝음과 희열이 있는가 하면 우울함과 초조함이 수시로 교차하는 인간심리를 여러 결로 드러내기에 작가는 자신의 화풍을 '심리적 입체주의'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즉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외형을 한 화면에 구현한 피카소와는 달리, 자신은 인간의 복잡한 심리적 요소들을 한 화면에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조지 콘도는 단단한 철학적, 미술사적 토대 위에,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회화적 완성도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예술계에서 전시제의, 콜라보레이션 제안 등이 줄을 잇고 있다.

조지 콘도는 국내에도 마니아층이 제법 형성돼 있다.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이 그의 작품을 소장 중이고 여러 컬렉터들이 콘도의 회화를 보유 중이다. 물론 세계적으로 내로라 하는 슈퍼컬렉터들 또한 콘도의 작품을 수집했다. 미국 LA의 억만장자이자 브로드뮤지엄 설립자인 엘리 브로드를 비롯해 월가의 금융거물 스티븐 코언, 뉴욕의 부동산그룹 RFR홀딩의 애비 로젠(2년 전 뉴욕 크라이슬러빌딩도 매입했다), 미국 최초의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의 창업주 에릭 레프코프스키 등이 그의 작품을 컬렉션했다.

콘도는 작품값도 수직상승 중이다. 지난해 7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조지 콘도의 '포스 필드'(2010)가 600만달러(약 66억원)에 낙찰되며 작가 최고경매가를 기록했다. 또 4월 소더비 온라인경매에서는 '무의식의 재회'(2005)가 130만달러(약 14억원)에 낙찰되며 온라인 경매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조지 콘도 'Choo Choo'. 2009년. Acrylic on canvas. 304x213.3cm [사진=더페이지 갤러리] 2021.1.20 art29@newspim.com

한편 지난 2019년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입구에는 트럼프와 김정은을 연상케하는 두명의 광인이 미사일을 껴안은채 병째 술을 들이키는 모습을 그린 대형회화 '더블 앨비스'가 내걸려 큰 화제를 모았다. 젊은 시절 앤디 워홀의 팩토리(스튜디오)에서 조수로 일했던 콘도는 워홀의 대표작 '더블 앨비스'에 오마주를 바치면서, 또다른 맥락으로 자신만의 회화언어를 전세계 미술전문가들에게 드러낸 것.

이번 서울 전시에 출품된 작가의 자화상 'Red and Green and Purple Portrait'(2019)는 커다란 눈동자에 두 개의 턱을 지닌 괴물 형상을 띄고 있다. 겉으로 보여지는 생김새가 아니라, 내면의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형상을 해체하고 비틀었다. 가로 세로 2m가 넘는 강렬한 붉은 색 바탕은 기쁨과 절망같은 양극단의 정서를 표출하며, 그 배경 속 인간 또한 환희와 공포, 친근함과 이질감을 동시에 드러내며 보는 이에게 강펀치를 선사한다.

그런가 하면 친근하면서도 재기발랄한 회화도 여럿 만날 수 있다. 이름하여 '만화 추상' 시리즈로 3m가 넘는 거대한 캔버스에 회화적 방식으로 그려진 만화 캐릭터는 기존 유럽미술의 초상화 전통에 미국의 대중문화가 결합되며 새로운 조형언어를 구축했다. 낯익은 만화 캐릭터이지만 콘도는 새의 부리를 두개로 표현하는가 하면 등에서 입이 자라나는 등 특유의 엉뚱하고 음울한 요소를 슬쩍슬쩍 이입했다.

미술 외에도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메사추세스대학에서 미술사와 음악이론을 전공하고, 밴드활동도 했던 조지 콘도는 한때 미국 남부 멤피스에 머무르며 다수의 회화를 제작했다. 블루스의 고장 특유의 느릿한 정서를 따라가며 2005년에 그린 사각형의 유화에는 자신이 다녔던 레스토랑, 식료품점, 공연장이 마치 일기처럼 담겼다. 이번 더페이지 갤러리 전시에는 바비큐를 먹었던 멤피스의 보조(Bozo)식당의 주인장을 어릿광대처럼 그린 'Bozo's Bar-B-Q', 맥주를 마셨던 바를 묘사한 '그린 비틀', 전설적인 재즈뮤지션 알 그린의 앨범표지인 '알 그린' 등 9점의 멤피스 연작이 나왔다.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쉽게 보기 어려운 콘도의 청동 조각도 함께 나왔다. 전시장에 일렬로 늘어선 넉점의 검은색 청동두상(2002)은 얼핏 보면 클래식한 그리스로마 조각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지치고 찡그린 기색의 현대인의 모습이다. 콘도는 조각에서도 유머감각과 풍자를 놓치지 않으며 동시대인들의 피로와 불안을 형상화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조각, 회화, 오브제, 가구가 어우러진 공간 기획전 'Everywhere & Here…' 중 스티븐 해링턴의 작품. [사진=더페이지 갤러리] 2021.1.20 art29@newspim.com

한편 더페이지 갤러리는 조지 콘도 전시와 함께 '에브리웨어 앤 히어(Everywhere and Here…)'전도 개최 중이다. 전시장을 4개의 독립된 방으로 나누고, 각기 다른 컨셉으로 꾸민 뒤 국내외 작가 20명의 작품을 배치했다. 첫 전시실인 '방 안의 방'에는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장 프루베가 1944년 전쟁유랑민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조립식 주택이 설치됐다. 70년이 훌쩍 지난 이동형 주택임에도 완벽한 비례감이 멋스럽다. 주택 내부에는 화가 김춘수의 푸른색 드로잉이 내걸렸고, 옆으로 나오면 웬델 캐슬의 비정형의 블랙테이블이 관람객을 맞는다. 거대한 테이블 위 천정에는 백남준의 비디오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고, 벽면에는 로버트 인디애나의 대형 프린트가 시선을 붙든다.

두 번째 방의 컨셉은 '소프트 초현실'이다. 미국 작가 미샤 칸이 유럽의 초현실주의 작가 달리와 미로의 작업을 패러디해 기이한 형태의 거울과 벽장을 제작했고, 독일의 마르텐 바스는 점토로 빚은 듯한 울룩불룩한 탁자와 의자를 만들었다. 방 전체가 초현실적 아우라를 뿜어내며 마치 동화 속 마녀의 집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다. 다음 방은 '새로운 미니멀리스트'가 주제다. 단순함의 미학을 구현한 방으로 명상에 빠져봄직한 공간이다. 단색화 작가 최명영의 검은 회화와 20세기 미니멀리즘의 거장 도널드 저드의 간결한 입체작업이 어우러졌다.

네 번째 방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좋아할 '키덜트 판타지'의 방이다. '캘리포니아 사이키델릭 팝'의 리더인 스티븐 해링턴의 밝고 발랄한 회화, 조각, 애니메이션, 벽면 드로잉은 코로나19로 지친 현대인에게 유쾌함을 선사한다. 차기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의 로고디자이너로 선정된 스티븐 해링턴의 미니 개인전이라 불러도 손색 없을정도로 다채로운 작품이 망라됐다. 여기에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카우스의 회화, 브라질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 캄파나 형제의 동물인형 소파 등이 유머러스한 무드를 더해준다. 현대미술의 거장과 신예들의 작품을 4개의 테마 아래 구성한 이번 전시는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친 관객들에게 잠시나마 밝은 기운을 접하게 한다. 관람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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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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