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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산의 비극]② 항상 엄마 몫?…아직도 용기 필요한 아빠 육아휴직

기사입력 : 2021년01월12일 07:00

최종수정 : 2021년01월12일 10:16

공무원·공기업 근로자 제외 대기업·중소기업 아빠 육아휴직 불안정
정부·기업·개인 '육아'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 필요

[편집자]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넘어서는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했습니다. 출생은 27만명 역대 최저치인데, 사망자는 30만명이 넘어 인구가 자연 감소한 것이죠. 코로나 사태 여파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저출생 문제는 더 심각해졌습니다. 출산과 육아로 여성의 복직도 쉽지 않아 출생율이 나아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에 정부는 '저출생 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치부되는 육아와 출산의 문제가 성평등 문제와 연결지어지면서 이를 위한 사회문화적인 노력도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올해 2월부터 생후 1년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모두 3개월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월 최대 300만원 지원으로 '아빠 육아휴직' 확대 정책이 도입되는 가운데 남성의 육아휴직이 당연한 권리로 보장되는 사회적 분위기의 초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빠 육아휴직자는 지난 2019년 2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남성 육아휴직이 도입된 1995년 이후 최고 기록이지만, 전체 육아휴직자 중 21.2%에 머무는 수준이다. 육아를 위해 일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여성의 비율은 매해 높아지고 있으나 남성의 경우 법적으로 휴직을 보장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에서 눈치 보기 바빠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가계를 책임지는 남성이 일을 쉬게 되면, 육아에 드는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해 휴직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남성이 육아휴직을 꺼리는 이유는 '소득 감소'(41%)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직장 경쟁력 저하'(19.4%), '동료의 업무 부담'(13.4%), '부정적 시선'(11.5%),' 직장 복귀'(10.1%), '기타'(3.7%)가 뒤를 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에 고용노동부는 육아 기간에도 가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17년 하반기부터 부모 모두 첫 3개월 육아휴직 급여를 기존 100만원에서 150만원, 하한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인상했다.

오는 2월 28일부터는 이보다 더 강화된 육아 지원금이 투입된다. 생후 12개월 내 자녀가 있는 부모 모두 3개월 육아휴직이 가능하고 육아휴직비로 첫 달에는 각각 200만원, 두 번째 달에는 각각 250만원, 세 번째 달에는 각각 300만원이 지원된다. 석달 연속으로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 후 양육에 참여하면 최대 1500만원을 지원받게 돼 한 사람만 육아휴직을 하는 것보다 지원 수준이 대폭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4개월 이후부터는 기존과 같이 급여를 통상임금의 80%, 최대 월 150만원으로 높여 휴직에 따른 소득 감소 완화를 위한 지원이 이어진다.

하지만 '아빠 육아'는 남성 직장인에게 '용기'가 필요한 게 현실이다. 아빠가 육아에 투입돼야 한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권리라는 인식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공기업과 공무원은 상대적으로 일반 기업에 다니는 남성 직장인들보다 남성 육아휴직에 관대한 분위기지만, 여전히 남성 육아휴직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아빠 육아휴직제도'가 시행되면서 정부가 '가족친화기업'으로 선정하는 등 분위기 전환을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남성들은 육아휴직을 쓰면 회사 내 인사 고가와 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올 하반기 출산을 앞둔 40대 '예비 아빠' A씨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남성 육아휴직이 당연한 권리라는 사내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아 추후 아빠 육아휴직을 사용할지 여부를 두고 고민중이다. 정부의 '부모 모두 3개월+3개월 육아휴직' 정책에도 A씨는 회사를 다니는 게 더 이득이라는 생각도 든다.

A씨는 "남자 직원이 많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육아휴직을 쓴 사례는 많지 않다"며 "육아휴직자가 복직할 경우 그 기간만큼 승진에서 뒤쳐지게 되고 따라 연봉도, 상여금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아이의 출산이 예정돼 있지만, 정부의 지원금보다 일하면서 받는 월급으로 생활하는 것이 훨씬 더 삶이 안정될 거라 생각한다"며 "휴직하는 만큼 상여금도 줄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 종사자도 육아 휴직을 사용하기 전 눈치보기가 바쁜 마당에 이보다 작은 규모의 회사에 다니는 남성은 육아휴직을 선뜻 쓰기가 쉽지 않다. 2019년 남성 육아휴직자 중 절반 이상이 '300인 이상 기업' 종사자였고, 300인 미만 기업의 육아휴직자 증가율은 전년 대비 3.3%P에 그쳤다. 이렇듯 남성 육아휴직도 어떤 규모의 기업에 다니느냐에 따라 사용률의 격차가 심화될 수 있고 사회적 양극화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

◆ '아빠 육아' 정부 재정적 지원·기업 휴직 시행·개인 인식 전환 필요

박은정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아빠 육아휴직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의 경제적 지원과 기업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최근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발표됐는데, 여기서 도입된게 3개월 육아휴직 우선지원 대상 기업을 선정해 월 200만원 지원하는 것, 육아휴직자가 복귀 후 1년 이상 고용 유지한 중소기업에 세액 공제를 15~30% 사이로 확대 등이 있다"며 "정부가 이러한 지원책을 내놓더라도 현장에서 이를 얼만큼 수용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의견을 들어보면 정부가 경제적인 몇 개월간 재정적인 지원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 도움은 되지만 인력 공백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보충도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 나아가서는 "육아 휴직으로 인사 고가로 피해보거나 회사 내 괴롭힘 등이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기업에 패널티를 주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기에 이 문제를 놓고 어떻게 가르마를 탈 수 있을지,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돌봄'이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에 대한 전환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 역시 정부와 기업, 개인이 모두 참여해 '돌봄'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박은정 위원은 "남성이 '돌봄'을 여성의 역할로 보는데 '돌봄'은 출생해 죽을 때까지 인간의 생애 주기과정에서 받고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녀가 모두 동참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의 경우 만 3세까지 엄마가 육아해야 한다는 '엄마의 역할'을 강조한 국가였는데, 정부가 금전적인 지원을 하고 만 3세 미만의 보육 시설을 확대하고, 부모가 모두 양육에 참여할 수 있는 인프라를 넓히면서 지금은 아빠 육아 참여가 늘어났고 출생율도 2011년 이후 상승하고 있다"며 "정부의 재정적 지원으로 기업의 실행력이 더해지면 아빠 육아 휴직이 늘어나 성별 육아 역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고,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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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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