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국제유가가 3월 초 이후 최고치 랠리를 펼치면서 개선된 글로벌 경제 전망과 연료 수요 강화 전망을 반영했다.
미국 원유 선물 가격은 연초 배럴당 60달러를 상회했으나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정점에 이르렀던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가 지난 여름 40달러대를 회복해 수개월 간 이 수준을 유지해왔다.
캐나다 앨버타 캘거리 인근 유전 지대에서 작동하는 오일 펌프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최근 수주 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최종단계 임상시험이 속속 성공적 결과를 내놓자 예상보다 빨리 백신이 상용화돼 여행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국 원유 선물은 45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제 원유 트레이더들은 원유 수요 회복에 따른 유가 반등이 2021년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유 근월물 거래가격이 원월물보다 비싼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유가 상승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내년 여름 만기 미국 원유 선물 가격이 내년 말 만기물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원유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다.
글로벌 시장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24일 배럴당 47달러86센트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대선 결과에 이의가 제기되는 '경쟁 선거'(contested election) 혹은 우편메일 시스템 붕괴 등으로 혼란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뒤엎고 조 바이든 당선인이 깨끗한 승리를 거둔 것도 경제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데 일조했다.
게다가 바이든 당선인이 차기 재무장관으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지명하면서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과 긴밀한 협력 속에 대규모 경기부양도 순조롭게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확산됐다.
이처럼 여러 가지 핵심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경제 성장에 민감한 주식과 상품, 통화 등 자산이 랠리를 펼치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최근 수일 간 에너지주들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의 에너지섹터는 이 달 들어 35% 이상 급등했고, 셰브런(Chevron Corp., NYSE: CVX), 엑손모빌(Exxon Mobil Corp., NYSE: XOM), 다이아몬드백 에너지(Diamondback Energy Inc., NASDAQ: FANG), 옥시덴털 페트롤리움(Occidental Petroleum, NYSE: OXY) 등이 올해 기록한 급락폭을 만회하고 있다.
에너지주의 변동성은 유가보다 더욱 급격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일부 트레이더들은 유가 반등보다 이들 종목의 반등이 상품시장 전망을 개선시키는 더욱 강력한 신호라고 관측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감산 합의체인 OPEC+가 감산 정책을 유지할 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 달 초만 해도 악화되는 팬데믹 상황에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자 OPEC+가 감산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제 상황이 반전돼 감산 규모를 오히려 축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팬데믹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 최근 봉쇄조치를 강화해 올 겨울 단기적으로 석유시장 과잉공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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