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민·관·경찰 외면 않고 서로 도우려다 참변…의로운 죽음"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끝난 뒤 의암호 선박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종우 경감 유족에게 다가가 "사고 소식을 접하고 매우 안타까웠다"면서 "안타까움 속에서도 오늘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생각해 볼 기회가 됐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각별한 위로의 배경에는 의암호 선박사고의 의미가 그간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는 현재 이 경감에 대한 순직절차를 밝고 있다.
의암호 선박사고는 지난 8월 6일 발생했다. 당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고 댐 방류가 한 창인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경감과 고 이영기 춘천시청 주무관, 기간제 근로자들은 '인공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관리 업체의 연락을 받고 의암호에서 수초섬 결박 작업에 참여했고, 결국 선박 세 척이 전복되며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전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사진은 행사 종료 후 문 대통령이 의암호 순직 고(故) 이종우 경감 가족을 위로하고 있는 모습.[사진=청와대] 20.10.21 noh@newspim.com |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당시 거센 물살을 뚫고 경찰 순찰정이 마지막까지 업체 보트를 구조하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며 "이 경감과 춘천시청 주무관이 탄 경찰 순찰정이 뒤집히자 그쪽으로 업체 고무보트와 시청 환경감시선이 이동하는 장면도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안타깝게 두 척 모두 순식간에 전복되고 말았다"며 "긴박한 순간, 서로를 구조하려다 함께 사고에 휘말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수초섬을 건져보려고 민·관·경찰이 힘을 모아 애쓰다가 절박한 상황이 닥치자, 외면하지 않고 도우려다 함께 참변을 당한 것"이라며 "바로 이번 의암호 선박사고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경감 등의 죽음을 '의로운 죽음'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이날 경찰의 날 행사 종료 직후 유가족들에게 다가가 "다시 한 번 의미를 생각한다"고 언급한 이유다.
한편 이날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사독재정권의 '유혈진압' 지시를 거부하고 시민의 생명을 지킨 고 이준규 총경과 한강 투신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고 유재국 경위가 '올해의 경찰영웅' 현양(顯揚)됐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진실과 정의는 세월이 파묻지 못하는 법"이라며 이 총경을 추모했다. 유 경위에 대해서는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절명의 순간, 국민 안전을 먼저 생각했던 이 경감을 함께 언급했다"며 "이 분들이야말로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강조한 '민주·인권·민생경찰'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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