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민 우리 영해 침범 늘어날까 우려
국내 꽃게값에도 영향 미칠지 예의주시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꽃게 어업이 30년 래 최대의 흉어기를 맞고 있고 수산시장의 꽃게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왕이(網易)포탈 등 중국 매체들이 최근 보도했다. 사상최악의 홍수로 바닷물 염도가 낮아져 꽃게 어획량에 차질이 새겼다는 분석이다.
왕이 포탈은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 8월은 통상 꽃게 어획량이 늘어나는 때인데 올해의 경우 꽃게 어획량이 평년의 절반 또는 그 이하로 뚝 떨어졌으며 주요 어판장들이 모두 텅텅 빈 모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꽃게가 잡히지 않다보니 어판장과 주요 수산 시장에서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중국 꽃게 값은 25킬로그램 한 광주리에 대략 1600위안까지 치솟았다. 예년의 몇배나 되는 가격이다.
예년 같으면 8월 중하순 부터 두어달 동안 꽃게 성어기로 어판장에 물기가 마를 새가 없지만 요즘 어판장 경기는 벌써 한겨울이다. 왕이 포탈은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의 한 어판장 점포는 이맘때면 1만 5000근 분량의 꽃게 어항이 가득 찼지만 지금은 2000근도 안된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꽃게 집산지인 저우산 국제 수산센터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어판장 판매량은 2만 6000톤으로 전년 동기비 27.5%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수산 당국은 저장(浙江)성 전체적으로도 8월 1일 이후 부터 9월 말까지 꽃게 어획량은 전년동기에 비해 30%~4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꽃게잡이 선박들은 항구에 정박해 있고 어판장에는 폐점하는 점포들도 속출하고 있다. 선원들의 월급은 한창때 1만5000위안에서 1만1000위안까지 떨어졌다. 어판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의 일당도 작년 절반 수준으로 깍였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꽃게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크게 치솟고 있다. [사진=바이두]. 2020.10.02 chk@newspim.com |
중국 꽃게잡이 어업 종사자들에 따르면 한해 걸러 해갈이를 하는 꽃게 잡이 어업의 특성상 원래 올해는 대풍을 이루는 풍어기인데 거꾸로 30년래 최악의 흉어기를 맞고 있다.
작년만해도 꽃게는 라이브 생방송 전자상거래 판매의 최고 인기 상품이었지만 물건 반입도 힘들고 무엇보다 가격이 작년의 두배정도나 뛰다보니 어판장 경기와 마찬기지로 판매 열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특히 최근들어 생방송 온라인을 통한 꽃게 판매는 스마트폰 안의 어시장이라 불릴 만큼 호황을 보이며 매년 60%의 판매 증가세를 보였으나 꽃게 어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왕홍을 동원한 생방 판매 영업도 시들해지고 있다.
일부 어민들 사이에서는 당국이 꽃게 치어를 제대로 방류하지 않아 꽃게 개체수가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하지만 수산 전문가들은 꽃게가 잡히지 않는 더 큰 요인에 대해 1998년 이후 최악의 홍수로 장강과 첸탄(錢塘)강 유역의 강물이 바다로 대량 유입되면서 해수 염도가 낮아져 꽃게 생장과 서식에 타격을 줬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수산 관련 일을 해온 한국 교민 사업자는 중국의 꽃게 어획량 감소가 우리나라 꽃게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힌 뒤 특히 중국 어민들의 우리 서해안 영해 침범 어로활동이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