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호흡기 병원체 검출시간 줄여주는 광센서 소재를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재료연구소(KIMS)는 표면기술연구본부 정호상 박사 연구팀이 삼성서울병원 이민영 박사 연구팀과 함께 공동연구, 광 신호 증폭 효과로 소량의 병원체 유전자도 검출 가능한 광센서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광 신호 증폭 소재 제작 기술의 유전자 검출 원리와 신속 분자진단 기술 설명. [사진=재료연] 2020.09.24 swiss2pac@newspim.com |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광 신호 증폭 소재 제작 기술이다. 연구팀은 다공성 종이필터 상에 플라즈모닉 현상을 통해 라만 신호를 증폭할 수 있는 은 나노선을 네트워크 구조로 형성시켰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호흡기 병원체 유전자의 존재 유무를 30분 이내에 검출할 수 있다.
기존 유전자 검출에 사용되는 PCR(Polymerase Chain Reaction)법은 타겟 유전자의 수를 늘려주는 방식을 사용한다. 검출 유전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50~90℃의 온도구배(Temperature Gradient)를 반복적으로 가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PCR법은 검출에 2~3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초기 검체 내에 유전자 농도가 낮을수록 검출 시간이 증가하고 신뢰도가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자 검출에 필요한 증폭 시간이 대폭 줄게 됐다. 증폭된 유전자 수는 적지만 소재의 광 신호 증폭 현상을 이용해 검출 민감도의 향상을 이뤄낸 이 연구에서는 병원체 유전자를 종이기반 은 나노선 광센서 상에 용적해 라만산란신호를 측정함으로써 신속 진단에 성공했다.
연구팀이 사용한 은 나노선은 30나노미터의 지름과 수 마이크로미터의 길이를 가진다. 다공성 종이필터 상에 나노 크기의 기공을 가진 은 나노선 네트워크를 형성시키면 은 나노선끼리 맞닿은 곳에서 분자의 라만신호가 수억 배 이상 증폭된다. PCR을 진행한 샘플을 20분 이내에 종이기반 광센서 상에 용적해 이를 휴대용 라만 분광기를 통해 검출함으로써 진단하는 방식이다.
호흡기 감염병과 관련된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 유전자의 경우, 정량보다는 환자가 위치한 현장에서 신속하게 인체 감염 유무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개발된 종이기반 은 나노선 광센서 소재를 현장검사에 활용 가능하도록 래피드 키트(Rapid Kit) 형태로 제작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분자진단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신속한 확진자 구분과 동선파악을 위한 신속 분자진단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유전자 검출용 광센서 소재기술은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의 신속 확진에 활용할 수 있어, 현장현시 검사용으로 개발해 공항과 항만, 공공장소 그리고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긴급 감염 진단에 활용이 가능하다.
연구책임자인 정호상 선임연구원은 "재료연구소는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분자진단, 면역진단과 관련된 의료용 바이오센서 소재기술 개발과 함께 항균·항바이러스 소재, 방역 소재기술 등의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의 생활에 닥친 어려움을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연구소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센서스 앤 액츄에이터 비: 케미칼(Sensors and Actuators B: Chemical)'지에 8월 28일자로 게재됐다.
또한, 재료연구소 표면기술연구본부 나노표면연구실은 이 연구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꿀 연구' 산업기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1단계 사업(연구책임자: 박성규 나노표면연구실장)에 선정됐다. 현재 호기 바이러스 20종을 5분 내에 검출할 수 있는 인공지능 광센서 기술 개발 연구를 활발히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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