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표준 진단법인 분자진단을 보완, 대체하기 위해 항체진단키트를 사용하는 방안은 합당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감염 초기 항체를 생성하는 기간 정확한 진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유럽 등 국가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자가격리 해제를 결정할 때 항체진단키트를 활용하고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 부본부장은 10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항체검사와 관련해서는 근본적인 제약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 [사진=질병관리본부] |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체내에 침투한 후 잠복기나 무증상 기간 곳곳에서 복제된다. 방역당국이 항체진단키트 사용이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은 감염 초기 정확한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표준 진단검사법인 실시간 유전자증폭검사(RT-PCR)는 바이러스 복제가 진행되는 시점부터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콧물과 가래 등 검체를 채취해 정제한 후 유전자를 증폭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이 유전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항체진단검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복제를 시작한 후 인체가 생성한 항체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피 한 방울을 키트에 떨어뜨리면 진단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진단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은 항체진단검사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지만, 항체진단검사는 감염 초기 항체가 생성되기 전에는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진단할 수 있다. 잠복기 환자에서 RT-PCR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권 부본부장은 "적어도 5일에서 일주일 정도 흘러야 항체가 생성되기 시작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RT-PCR 검사를 하면 증상이 없더라도 바이러스 복제시점부터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바이러스가 침입해서 복제가 시작되는 순간 찾을 수 있는 검사와 적어도 5일 이상 시간 차이로 놓칠 수 있는 검사 중 유병률이 작은 우리나라에서 어떤 것을 활용하는 것이 합당한지 판단하는 문제라는 설명이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코로나19가 매우 만연해서 조기에 찾을 필요가 없거나 시간적인 여유를 가져도 되는 상황에서는 항체나 다른 검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며 "지금은 PCR의 장점, 높은 정확도 때문에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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