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인체방어기작 강화 작용기전 규명
[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곤충이 탈피 또는 성장할 때 급증하는 호르몬이 파킨슨병 운동장애를 개선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은 한약자원연구센터 박건혁 박사 연구팀이 곤충 탈피 호르몬으로 알려진 20-하이드록시엑디손(곤충호르몬)의 파킨슨병 개선효능과 그 작용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곤충호르몬의 Nrf2 활성을 통한 항파킨슨병 효과 개선 모식도[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2020.09.03 memory4444444@newspim.com |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들이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이 병을 앓는 환자는 몸을 떨거나 경직되고 걷기나 움직임이 느리며 자세가 불안정한 증상을 보인다.
한의학연은 동의보감에 쓰여진 곤충과 애벌레 등 충부 약재 효능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수행해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곤충이 탈피하거나 성장할 때 급증하는 곤충호르몬이 항파킨슨에 효과가 있는지 주목했다.
연구팀은 우선 곤충호르몬을 투여한 실험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을 대상으로 행동평가를 진행해 운동장애 개선정도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곤충호르몬을 투여한 실험군에서만 떨림 증상 등 행동장애가 감소했고 운동기능은 2배 이상 늘었다.
또 실험동물 뇌의 도파민 변화를 살펴보니 파킨슨병 유발로 증가한 도파민 세포 사멸량은 억제됐으며 도파민 발생량은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7배까지 증가했다.
이 밖에도 연구팀은 곤충호르몬이 도파민 세포 속 마이토콘드리아의 막전위와 Bcl-2 family 단백체를 정상화시켜 도파민 세포 사멸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Bcl-2 family 단백체는 마이토콘드리아의 내·외막에서 신경세포 사멸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또 곤충호르몬 효능의 작용기전을 확인하기 위해 곤충호르몬을 투여한 실험군에서 발현된 물질과 그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곤충호르몬이 Nrf2를 활성하고 이로 인해 증가한 항산화물질이 파킨슨병을 개선한다는 기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논문 주저자인 한약자원센터 임혜선 박사는 "곤충호르몬이 뇌신경질환 치료에 중요한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하는 효능을 가지는 다는 사실을 밝힌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과제 총괄책임자 문병철 박사는 "곤충은 동의보감 내 충부편에 기록돼 있는 한약자원으로서 잠재적 가치가 매우 크다"며 "앞으로도 곤충 유래 생리활성물질의 과학화를 통해 산업적 활용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한의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SCI 국제학술지 '활성산소 생물학 및 의학(Free Radical Biology and Medicine)'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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