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클로즈업] 도지사→총리→당대표, 거침없는 이낙연...마트 가면 삼겹살값부터 묻는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다독가·메모광·엄한 아버지형 리더
김대중 전 대통령 권유로 정계 입문
선 지키다 사라진 '사이다 총리' 이미지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이낙연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마트에 가면 삼겹살 가격부터 묻는다. 이 대표가 식탁 물가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삼겹살이 식탁에 오기까지를 거칠게 요약하면 양돈, 물류와 정육, 마트 등을 거친다. 가격은 생산비, 물류비, 인건비 등이 고려돼 책정된다. 여기에 국제 유가나 대체재 등도 가격 책정의 중요한 요소다.

이 대표는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시절부터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다. 이 대표는 그의 책 '食전쟁'(2009)에서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는 인류의 영원한 기도"라며 "먹는 것은 본능이자 즐거움, 문화이지만 그 바탕은 치열한 싸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총선 선거운동 기간중 마트에 들른 이 대표는 "한돈 삼겹살 100그램에 2000원이 국민 심리 저지선", "진한 노른자는 일본 사람이, 옅은 노른자는 한국 사람이 좋아한다" 등의 먹을거리 상식을 쏟아내기도 했다.

[음성=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대표. 2020.08.11 leehs@newspim.com

이 대표는 보건복지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도 거쳤다. 이 의원은 "노인과 저소득층의 삶 문제는 농수산업과 밀접하다"며 "사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국가재정운용과 예산 편성 단계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상임위 변경 이유를 밝혔다. (이낙연은 넥타이를 전날 밤에 고른다. 2020. 양재원 저)

21대 국회에서는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정됐다. 이 대표는 16대 국회의원 시절인 2000년, 통일외교통상위원회를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이 대표 측은 "북핵해결을 통한 남북의 새로운 관계설정과 평화 통일에 관심이 많다"고 짧게 답했다. 이 대표는 21대 국회 임기 시작 전 하정철 국제 변호사를 비서관으로 채용한 바 있다. 채용 요건은 '국제 관계·통상·경제 상황에 밝은 사람'이었다.

◆'선' 지키는 성격에 사라진 '사이다 총리', "당대표 되면 새로운 이낙연"

이 대표는 '선을 지키는 사람'이다. 5선 국회의원에 전남지사,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장수 국무총리까지 거친 거물이지만 그는 그의 위치에 적합한 메시지만 내려고 애쓴다. 논쟁이 될 만한 질문을 받을 때에는 '엄중히 본다', '논의를 시작했으면 한다' 등으로 빠져 나온다.

대표적인 일화는 '대통령 전용기'다. 이 대표는 총리 시절 '공군 1호기'를 타고 순방, 일왕 즉위식 등을 다녀온 바 있다. 하지만 침대를 쓰지 않고 구석 책상에서 쪽잠을 자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한 방송에서 "그게 지켜야 할 선이라고 생각한다. 뒤쪽에 탁자가 있는데 그 탁자를 기준으로 그 선을 한 번도 넘어간 적 없다"라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자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을 지내며 총선 대승을 이끌었지만 선을 지키는 태도는 여전했다. 이 대표는 "아무 직책도 없는 제가 앞서나가는 것은 안 좋다 싶어 말을 아꼈다. 그것은 직분에 충실하자는 오랜 태도 때문이다"라고 이유를 밝혀왔다.

실제로 이 대표는 총선 기간 중 전략이나 상대당 후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답을 피해왔지만 코로나19와 관련된 질문에는 어떻게든 답을 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사마의' 같은 면이 있다"고 평했다. 사마의는 선을 지키는 한편 하찮은 일이더라도 최선을 다하며 조조의 의심을 잠재웠던 인물이다. 다만 그는 "숙고를 마친 뒤 방향이 정해지면 누구보다 앞장서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후보시절 인터뷰에서 "총리는 정부의 2인자지만 당대표는 정당의 1인자"라며 "당대표가 되면 새로운 이낙연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 선대위원장이 지난 4월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에서 상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4.01 leehs@newspim.com

◆보고가 무서운 '다독가, 메모광', '만기친람형' 우려도

이낙연 대표는 '다독가'로 유명하다. 코로나19 확진자 밀접 접촉으로 격리된 기간에도 자신이 읽은 책 표지를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총리시절이던 2018년 11월, 자신의 SNS에는 "가능하면 단숨에 읽으려 노력한다. '폭독'입니다. 쓴 술을 단숨에 마시는 '폭음'과 같다"고 남기기도 했다.

김종심 동아일보 전 출판국장은 이낙연 칼럼집 '세상이야기'(2000) 추천사에서 "백인수 화백은 책을 좋아하는 기자는 많이 봤지만 일본의 옛날 역사서적인 고지키(古事記)와 고대 가요집 만요슈(萬葉集)를 읽는 사람은 권오기 전 통일부총리와 이낙연 기자 둘뿐이라고 회고했다"며 "내가 봐 온 이낙연 기자는 잠시라도 책에서 손을 떼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이 대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기자시절 습관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메모장을 항상 바지 뒷주머니에 놓고 다니다가 골반이 틀어질 정도다.

다독과 메모로 무장한 만큼 이 대표의 지식은 방대하다. '보고하기 무섭다'는 곡소리(?)가 나올 정도다. 전남지사 시절에는 일선 공무원처럼 일한다 하여 '이 주사'로 불렸다. 총리 시절에는 '이테일(이낙연+디테일)'이란 별명을 얻었다.

당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체제 시절, 이낙연 사무총장은 '보고서에 비를 뿌리는' 인물이었다. 글자 하나하나, 문구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피며 수정이 필요할 때는 가차 없이 파란펜을 그었다.

신입 보좌진에게는 수습기자 교육시키듯 했다. 이낙연 의원실을 거친 한 보좌진은 "질의서를 작성할 때, '적당히'가 없었다. 한 주제를 가지고 몇날 며칠을 고민하고 매달리게 했다"면서도 "그렇게 하다 보니 나중에 질의서를 쓸 때 주제를 잡기 용이해졌다"고 전했다.

그만큼 '만기친람(萬機親覽)'식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는 "일일이 챙기는 면이 있지만 한번 믿고 쓰는 사람을 계속 쓴다"며 "총리 시절 이미 '적소적재' 인사 배치, 업무 조정 능력은 증명됐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4·15 총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에서 아침 인사를 하던 중 주민의 얘기를 메모장에 적고 있다 . [사진=이낙연 캠프] 2020.02.20 photo@newspim.com

◆이낙연 대표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952년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면 용덕리에서 태어났다.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지난 16대부터 19대 국회까지 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에서 4선 의원을 지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라남도 지사에 당선됐다. 21대 총선에서는 종로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압도적으로 꺾으며 5선에 올랐다.

2017년 도지사 재임 중 문재인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내정됐다. 958일간 총리직을 역임하며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장기간 총리가 됐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복귀했고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다. 총선 기간 중에는 이해찬 대표와 함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민주당 대승을 이끌어냈다.

법대를 졸업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사법고시 준비는 하지 못했다. 첫 사회생활은 1978년 한국투자신탁에서 시작했고 1979년 동아일보 기자가 됐다. 동아일보에서는 정치부 기자·도쿄 특파원·국제부장·논설위원 등을 거쳤다.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 공천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사이가 각별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이 대표는 "마치 아버지와의 이별을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처럼, 나는 DJ의 서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위대한 시대가 끝났다, 내 작은 청춘도 끝났다"라고 추모하기도 했다.

새천년민주당·노무현 캠프·대통합민주신당 등에서 대변인을 지냈고 2010년 손학규 대표체제였던 민주당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총선과 지방선거 등 출마한 선거에서 패한 적이 없는 선거의 달인이기도 하다. 다만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14표를 얻는데 그치며 최하위를 기록한 아픈 기억도 있다.

여권 내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힌다. 호남 출신·국무총리·계파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안정감·신뢰감으로 '호남 대통령론'의 주인공이다. 

알아주는 '막걸리 사랑꾼'이다. 총리시절 6000통이 넘는 막걸리를 마셨다. 특히 총리실을 찾는 손님의 고향을 파악, 해당 지역에서 생산한 막걸리를 대접한 것으로 유명하다. 별달리 운동을 하진 않지만 타고난 강골로 알려졌다.

with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사진
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