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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가격 통제 속도 내는 당정...표준임대료 도입 '초읽기'

기사입력 : 2020년08월21일 07:08

최종수정 : 2020년08월21일 08:25

임대차3법·전월세전환율 후속조치에 '표준임대료' 거론
文 대통령·국토부, 표준임대료 도입 가능성 시사
시장에선 재산권침해·매물잠김 심화 등 우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임대차 시장 가격 통제에 속도를 내면서 '표준임대료'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전월세전환율 하향조정에 이은 후속조치로 이 제도 도입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과도한 임대료 상승을 차단하겠다는 제도 취지에도, 시장에선 연이은 규제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결정해야할 가격을 정부에서 강제하는 것은 시장경제원리에 반하는 것으로 재산권 침해뿐만 아니라 매물 품귀현상 등 부작용이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주임법)이 지난달 31일 공식 공포된 후 첫 주말인 지난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이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으로 비어있다. 2020.08.20 dlsgur9757@newspim.com

◆ 임대차 3법 도입·전월세전환율 인하에 표준임대료 '예고'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전월세전환율을 현행 4.0%에서 2.5%로 하향조정하기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 지난달 31일 전세계약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을 시행한지 3주도 안 돼 추가 규제를 내놓은 것이다.

이번 규제로 집주인들은 전세에서 월세 전환시 임대료 산정에 제한을 받게 된다. 다만 전월세전환율은 기존 전세계약을 월세계약으로 변경하는 갱신계약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즉,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와 신규계약을 맺을 때는 전월세전환율과 상관없이 월세를 올려 받을 수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와 여당이 후속조치로 표준임대료 도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제도는 지자체별로 지역 물가와 경제사정을 고려해 기준이 되는 임대료를 고시하는 제도다. 집주인은 신규계약을 맺더라도 이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임대료를 마음대로 올리지 못한다. 전월세전환율에 이어 표준임대료가 도입되면 임대차 갱신계약과 신규계약 전반의 가격 상승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의미다.

주택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표준임대료 도입과 관련해 해외 선진사례 등을 참고해 도입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뉴욕시는 주택의 부동산세, 건물 유지비 등을 고려해 2년마다 임대료를 개정하고, 임대료 가이드라인 위원회가 매년 고시한 인상률 이내로 임대료 상승을 제한한다는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주요 도시들에는 표준임대료나 공정임대료 제도 등을 통해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며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회에는 이미 표준임대료 도입을 골자로 한 법안이 올라와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택 표준임대료를 공시하고, 임대료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거기본법 및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표준임대료, 소급적용을 강제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조항 [자료=윤호중 의원실]

◆ 임대차 겹규제로 매물축소·가격상승 '현실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주택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표준임대료 도입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임대료는 매물의 입지뿐만 아니라 면적, 층수, 조망, 구비 물품 등 다양한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를 표준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러한 요인을 배제하고 지자체별 물가나 경제사정으로 표준임대료를 정한다면 시장에서 정해진 시세와 큰 격차를 보일 우려가 크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표준임대료는 현재 시장에서 고려하는 다양한 가격요인들을 담아내기 어려워 시세와 괴리가 클 것"이라며 "국가나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정한 가격을 집주인과 세입자에게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은 시장경제에 반할 뿐만 아니라 재산권 침해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임대료를 두고 집주인과 세입자간 갈등만 커질 것이란 설명이다.

임대차 시장에 대한 정부의 겹겹이 규제로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를 것이란 우려도 크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20일 기준 서울 전세매물은 임대차법 시행 이후 최대 53%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5개 자치구 중에선 중랑구(-52.7%)가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동작구(-50.2%), 양천구(-49.7%), 은평구(-49.5%), 강북구(-45.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셋값도 계속 뛰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셋째주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지난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올라 60주 연속 상승했다. 감정원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매물 감소하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는 결국 임대차 시장에 머물고 있는 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란 지적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최근 임대차 3법과 전월세전환율 인하,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화 등 집주인에 대한 규제가 늘면서 임대주택 공급 축소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당장은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들이 임대수익 감소에 따라 매물에 대한 수리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주거 환경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며 "주거취약 계층을 위한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면서 수요자 중심의 시장을 조성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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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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