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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아이러니가 가득한 '펀홈'…감각적 연출·동시대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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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펀홈'이 아이러니한 가족과 관계를 들여다본다.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감각적인 연출, 동시대성을 무기로 관객 앞에 섰다.

뮤지컬 '펀홈'이 현재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백델 테스트(Bechdel test : 영화 산업에 있어서의 성차별, 여성이 적게 나타나는 현상을 지적하기 위해 고안됐다)'를 만든 미국의 레즈비언 작가 앨리슨 백델의 동명의 그래픽 노블이 원작이다. 국내 초연 무대에선 최유하, 방진의, 최재웅, 성두섭, 류수화, 이아름솔, 유주혜, 이지수, 설가은, 유시현 등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이 치열하게 코로나19를 뚫고 고군분투 중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펀홈' 공연 장면 [사진=달컴퍼니] 2020.08.18 jyyang@newspim.com

◆ 아이러니가 가득한 '펀홈'…경계를 오가는 배우들

'펀홈'은 원작자 앨리슨 백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클로짓 게이였던 아버지 브루스를 회상하며 시작된다. 영어 교사이자 장의사였던 아버지와 보낸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앨리슨은 그를 사랑했고, 원망했고, 깊게 영향받았음을 고백한다. 항상 아버지가 집착하듯 지켜온 아름다운 집 '펀홈'은 때로는 편안한 안식처였으나 누군가에겐 지옥같은 공간이기도 했다.

놀랍게도 이 작품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입체적이다. 브루스(최재웅)는 마냥 좋은 아버지이기보다, 그저 하고 싶은 걸 해나가는 인물에 가깝다. 딸 앨리슨은 9세(설가은), 19세(유주혜), 43세(최유하)로 나뉘어 세대별로 다른 배우가 연기한다. 자연히 인물의 변화와 성장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단지 옳음과 그름으로 선을 그을 수 없는 특징들이 모든 캐릭터에 혼재돼있다. 조금은 낯설지만 지극히 현실적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펀홈' 공연 장면 [사진=달컴퍼니] 2020.08.18 jyyang@newspim.com

이 때문에 배우들은 자연스레 경계를 오간다. 브루스 역의 최재웅은 믿음직한 아버지다움과 그렇지 않은 면을 둘 다 표현한다. 딸 앨리슨 역시 그렇다. 설가은과 유주혜, 최유하는 각각 다른 연령대의 앨리슨으로 브루스를 온전히 믿고 사랑하는 어린시절부터 점차 그의 행동에 혼란스러워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면서도 애정을 갈구하고 끈을 놓지 못하는 딸의 내면을 그려냈다.

◆ 타인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가족과 관계를 돌아보다

43세 앨리슨은 유년기, 청소년기를 돌아보며 브루스를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브루스는 그에게 사랑하는 아버지지만, 게이로서 어머니 헬렌에게 상처를 준 증오스러운 대상이다. 남이라면 다시는 안볼 만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가족이라 사랑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아이러니가 반복된다. 어쩌면 가족을 비롯해 모든 관계가 이같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라고 끊임없이 말하는 듯 하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펀홈' 공연 장면 [사진=달컴퍼니] 2020.08.18 jyyang@newspim.com

계속해서 '펀홈'이라고 반복되는 가사도 의미심장하다. 브루스의 직업이 장의사라 'Funeral Home(장례식장)'이지만 줄여서 '펀홈'이라고 지칭한다. 편안하고 안락한 집을 강조하는 가사들은 과연 그 잘 꾸며진 집을 위해 누가 무엇을 포기하고 살아가는지 돌아보게 한다. 누구보다 그 집을 원하고 지키고 싶어했지만, 결국 브루스는 정체성을 숨기고 살다가 죽음에 이르렀다.

앨리슨 백델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만큼, 프레임 안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의도한 신들도 눈에 띈다. 부녀는 비행기놀이를 하며 완벽히 서로를 믿고 평행을 이루는 순간, 비로소 공존할 수 있게 됐다. 굳이 게이나 레즈비언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가족에게 애증의 감정을 느껴본 적은 있을 터. '펀홈'은 바로 그 아이러니를 슬며시 들춘다. 오는 30일까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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