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장애인 혐오부터 작명 논란, 여성 혐오까지 기안84의 반복된 기행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그의 웹툰은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오며 퇴출 위기를 맞았고 불똥이 '나 혼자 산다'로 튀는 형국이다.
◆ '성관계 후 대기업 입사' 묘사…일부 독자들 "명백한 여성혐오"
지난 12일 기안84가 네이버 웹툰을 통해 공개한 '복학왕 303회-광어인간2회'에서는 여자 주인공 봉지은이 회식 자리에서 배 위에 얹은 조개를 깨부수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 장면은 여성 직원이 남성과 성관계를 통해 대기업에 입사했다는 걸 암시하며 일부 독자들의 반발을 불렀다. 실제로 다음 장면에는 남성이 여성과 잠자리를 했다는 식의 농담이 등장한다.
뒤늦게 논란이 되자 네이버 웹툰 측은 입장문을 내고, 해당 장면을 다른 신으로 대체했다고 알렸다. 웹툰에서는 봉지은이 배에 조개 대신 대게를 깨부수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네이버 웹툰은 "작가님들의 창작을 자유를 존중하지만, 네이버웹툰 플랫폼의 파급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대중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며 "이번 계기로 환기해 드리고 작가님들과 작품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홍보대사로 위촉된 웹툰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청년희망 스마트 일자리 프로젝트 선포식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2019.04.12 alwaysame@newspim.com |
하지만 불만은 여전하다. 기안84의 '혐오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기안84는 지난 2017년 '복학왕' 141화 '전설의 디자이너' 편에서 30살이 된 여성에게 "누나는 늙어서 맛없어"라고 말하는 장면을 넣어 여성혐오 논란의 당사자가 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아무리 화장을 해도, 아무리 좋은 걸 발라도 나이를 숨길 수 없었다"고 30대 여성을 묘사하는 우를 범했다.
지난해에는 청각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게 공식 항의를 받기도 했다. 당시 전장연 측은 어눌하고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캐릭터를 지적하며 "이것만으로도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고취시키는데, 이번 연재물에서는 아예 청각장애인을 지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희화화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기안84가 내용을 수정하고, 네이버 웹툰이 사과했지만 비슷한 논란이 수차례 이어지며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이르렀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08.13 jyyang@newspim.com |
◆ 수차례 반복된 논란…불똥 튄 '나 혼자 산다' 게시판 초토화
특히나 기안84가 단순히 웹툰작가가 아니라 지상파 예능인 MBC '나 혼자 산다'에 수년째 출연하는 유명인사라는 점이 더욱 문제로 지적된다. 굵직한 논란 외에도 그는 외국인 노동자 비하, 동물학대 등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연말 시상식이나 몇몇 방송에서는 과도한 행동이나 발언으로 숱하게 하차 요구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 혼자 산다'는 기안84의 출연을 고수하고 있다. 논란 이후 출연한 방송 회차에선 의기소침해하는 기안84를 다른 출연진이 달래주는 장면도 심심찮게 나온다. 작품 논란 때마다 웹툰 플랫폼이 대리 사과를 하고, 방송에서 실수를 해도 본인은 별다른 사과 없이 출연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08.13 jyyang@newspim.com |
급기야 이번 '복학왕' 여혐 사건으로 인해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웹툰 중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말도 안되는 내용을 희화화한 장면을 보게 됐다"면서 "전부터 논란이 꾸준히 있었던 작가이고 이번 회차는 그 논란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하다"고 그의 연재 중단을 주장했다. 이 청원에는 13일 오후 6만8000여명이 동의 서명 진행 중이다.
'나 혼자 산다' 시청자 게시판은 이미 초토화됐다. 처음이 아닌 만큼 시청자들의 발언 수위도 과격하다. 심지어 기안84의 하차를 두고 찬반 세력이 일베, 메갈 등 극단적인 호칭으로 서로를 지칭하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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