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한국에 '좀비 열풍'이 불고 있다. 영화 '부산행'(2016)이 시작해 넷플릭스 '킹덤'이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최근 영화 '#살아있다' '반도' 역시 열풍에 몸을 싣고 순항 중이다. '좀비'라는 소재가 이제는 익숙한 하나의 장르가 됐다.
◆ 영화부터 드라마까지 사로잡다…K-좀비 열풍
국내 콘텐츠 시장에 좀비 열풍을 일으킨 작품이 바로 연상호 감독의 영화 '부산행'이다. 해당 작품은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대한민국 긴급재난경보령이 선포되면서,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이 단 하나의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살아가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사투를 그렸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 '#살아있다'와 '반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NEW] 2020.07.17 alice09@newspim.com |
한국에서는 '좀비'가 생소했던 주제였지만,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로 1000만 관객을 운집했으며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폭발적인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부산행'과 같은 세계관을 가진 시퀄 좀비 액션 영화 '반도'가 지난 15일 개봉하면서 좀비 열풍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렸으며, 전편보다 더 확장된 세계관과 더욱 커진 액션 스케일을 자랑한다. 전작으로 이미 흥행에 성공한 만큼, 이번 작품 역시 개봉 첫날에 27만 7964명을 동원(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상망 기준)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렸다.
좀비가 가득한 도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는 영화는 또 있다. 바로 지난달 24일 개봉한 '#살아있다'이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의 공격에 통제 불능에 빠진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서는 내용을 그려냈다.
'부산행'과 '킹덤'은 사람들이 좀비가 된 이유를 찾아 나섬과 동시에 생존에 집중하다면 '#살아있다'는 오롯이 '생존'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간 공개된 좀비 영화와 조금은 결이 다르다보니 개봉 3주차인 17일 기준 총 관객수 182만명을 기록했다.
지금의 좀비 열풍은 '부산행'이 시작해 김은희 작가가 집필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이 정점을 찍었다.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그린 '킹덤'은 전 세계 공개와 동시에 엄청난 호평이 쏟아졌다.
'킹덤'은 한국의 '사극'에 해외에서 시작된 '좀비'를 접목시키면서 국내외 시청자들을 모두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뉴욕타임스는 '킹덤'에 대해 "한국 사극의 관심을 파괴한 작품"이라고 호평하며 시즌1을 지난해 최고 인터내셔널 TV쇼 톱10에 선정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킹덤2'가 3월 13일 공개된다. [사진=넷플릭스] 2020.02.06 alice09@newspim.com |
◆ 계속되는 K-좀비…넷플릭스·KBS도 합류
'부산행' '킹덤', 그리고 '#살아있다' '반도'로 인해 대한민국은 이제 좀비 열풍이 일고 있다. 해외에서 접목된 좀비라는 주제에 한국의 정서를 녹이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아직 좀비를 한 소재가 대중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네이버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을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 중이다. 해당 작품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매회 평점 9점을 넘기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영화 '완벽한 타인'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윤찬영, 박지후, 조이현, 로몬, 유인수 등 신예로 구성된 출연진이 합류하면서 새로운 루키도 발견될지 벌써부터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KBS 역시 새 드라마로 좀비를 소재로 한 작품을 준비 중에 있다. 바로 부활 2년 차 좀비가 탐정이 되어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좀비 공생 휴먼 코믹 드라마인 '좀비탐정'(가제)가 그 주인공이다. '좀비 탐정'에는 최진혁, 박주현, 임세주, 이중옥, 황보라 등 신예와 실력파 연기자들이 모이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대중들에게는 생소하고, 해외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주로 봤던 좀비가 한국의 색을 입으면서 새롭게 재탄생하고 있다. 이에 한 드라마 관계자는 "대중이 생각하는 좀비는 해외에서 주로 본 지능이 떨어지고 행동이 다소 느린 것이 특징인데, 국내에서 그려진 좀비는 정반대였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행' '킹덤'에서 그려진 좀비는 국내 특성에 맞게 지능도 높고 굉장히 스피드가 있기 때문에 공포심을 더 쉽게 유발할 수 있었다. 여기에 자주 접하는 장소 부산, 그리고 사극이 접목되면서 이질감을 줄이는데 성공한 사례이다. 열풍이 지속되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장르가 입혀진 좀비물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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